우리 체질에 맞는 ‘중목구조’에 도전한다
우리 체질에 맞는 ‘중목구조’에 도전한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8.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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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빌종합건설 전승희 대표

[나무신문] 마을조성, 주택단지건설, 단독주택 및 상가주택 건축, 근린생활시설·빌딩·공장건축,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디자인, 자재유통 및 맞춤가구 제작 등 다양한 건축과 건축자재, 인테리어 가구 등을 제작하는 회사. 시공능력은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건축문화제에 출품해 이름을 알리고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성장한 위빌종합건설. 최근 종합건설면허를 취득하고 소형주택 시장에 전념하고 있는 전승희 대표로부터 목조건축 업계 동향과 회사 현황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회사 설립 전 어떤 일을 했고, 회사를 설립하게 된 동기는?
1993년도에 종합건설사에 입사하여 15년간 20여년 수백, 수천억 원대의 대형 프로젝트 현장시공 및 관리를 했다. 이후 회사를 설립했고, 7년 전부터는 건축소규모 건축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단독주택 위주의 시공회사가 참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시공은 동네업자들의 몫이었다. 이를 변화시키고 싶었다. 소형주택 위주의 시공회사가 많이 생겨야 집다운 집이 문화가 되고,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립 이후 성장과정을 소개해 준다면?
전원주택 회사들은 대개 설계와 병행하여 저렴하게 시공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도 시공만 하고 있다. 나는 집짓기를 돈벌이로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돈 보다는 좀 난이도가 있는 주택들을 지을 때 보람과 흥미를 느끼는 편이다. 이런 마인드와 함께 우리회사는 10년 이상의 경륜을 가진 현장 소장들과 즐겁게 일하며 성장해 왔다. 물리적인 성장을 추구하기 보다는 일에 대한 성취감 쪽의 비중이 아주 조금 더 높은 것 같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부문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철골(공장), 경량목구조, 황토집을 지어 왔지만 작년부터 중목구조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일본을 두 번 다녀왔다. 일본에서 질 좋은 목재를 제공하겠다는 목재상을 만났고, 우리 회사를 방문하여 많은 조언도 해 주었다.  어느 정도 시스템을 갖췄으니 가을부터는 중목구조 주택들도 선보일 계획이다. 

귀사는 기존의 건축회사와 어떤 점이 다른가?
첫째, 지금까지 우리는 제대로 된 광고를 해 본 적이 없다. 2년 전 딱 한번 광고를 해봤다. 그런데 건축문의가 많이 들어왔다. 현장소장의 수와 활동 범위는 한정돼 있어 업무량을 소화할 수 없었다. 그래서 광고를 그만둔 적이 있다. 수주를 많이 하여 아는 사람들에게 일괄하청을 주는 방식도 생각해봤지만, 그것은 나를 믿고 맡겼던 건축주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 두었다. 실력 있는 소장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더 오랫동안 일하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다. 

둘째, 설계도서가 나오면 그 도면이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에 설계자에게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하고, 역제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제안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 현장은 정중히 거절했다. 왜냐하면 설계대로 시공했을 경우 하자가 생길 것이 뻔히 보이는데 그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분명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 모두에게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목조주택과 철근 콘크리트 주택 중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주택은?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주택을 의뢰할 때 구조를 정하지 않고 오는 건축주들도 많다. 내부 인테리어는 거의 같지만 구조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생각하는 건축주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선택하고, 건강을 생각하는 건축주는 목조 주택을 선택한다. 목조주택이든 철근콘크리트 주택이든 그 재료의 장점을 살린 집이 좋은 집이라고 생각한다. 

귀사만의 공법이 있나?(설계 및 시공 상의 노하우 등)
남들과 비슷한 시공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한참 매스컴을 통해 ‘라돈’이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왔을 땐 라돈을 절감할 수 있는 시공을 적용했고, 콘크리트가 물을 흡수하는 모세관 현상을 보며 이를 방지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경주 포항에서 지진이 있었을 때는 내진에 대한 보강공법을 선보인 적도 있다. 모든 것을 전부 적용한다면 꽤 많은 시공비가 나올 것이다. 건축주와의 미팅은 그분들이 뭘 원하는지 상담하고 그에 대한 시공법을 알려주고 공사에 착수한다.  아직까지 평당 단가표를 만들지 않았다. 크든 작든 수량 산출하고 단가를 기입하여 내역서를 제출했다. 공사비가 높으면 사양을 낮춰 제안을 했고, 건축주의 자금한도 내에서 공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귀사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도 소형주택을 전문으로 잘 짓는 회사가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 종합건설회사들이 조금만 여유가 있으면 아파트로, 오피스텔로 옮겨간다. 소형주택은 돈이 안 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건축가의 생각을 반영하는 좋은 집들을 많이 짓고 싶다.

건축 또는 주택에 대한 각별한 생각, 철학이 있다면?
견적서를 올리면 맨 앞장의 총액만 보지 말고 왜 이렇게 시공비가 나왔는지 한번쯤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부가세 때문에 동네업자한테 시공을 맡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건 축구에서 심판 없이 경기하는 것과 같다. 제대로 된 판을 위해 건축가들도 시공사도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까지 운영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나?
매년 겨울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든 같이 가는 성격이라 일이 없다고 월급을 안 주지는 않는다. 목조주택이야 건식이라 어느 정도 돌아가지만 영하 15도 이상 되는 곳에서 철콘구조물을 만든다는 건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일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어느 시공회사든 한 현장 끝나면 곧바로 현장이 생기지 않는다. 견적하고 계약하기까지 두세 달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일이 없는 기간에 지출되는 이런 보이지 않는 간접비가 운영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어서 자랑도 못했지만, 재작년 한 건축주가 아토피가 아주 심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아토피가 치유되는 주택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내 나름대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없는 자재와 공기질을 생각해 주택을 지어 드렸는데 6개월 후 아토피가 나았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찾아가 그 아이를 안아봤을 때 보람을 느꼈다. 

올해 건축경기가 별로 좋지 않다. 귀사의 사업현황은?
우리나라에서 경기가 좋았던 적은 별로 없었다. 전원주택회사들도 앞으로 3년 이내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서울 경기권을 돌아다니다 보면 온통 아파트, 오피스텔 천지다. 충청권만 내려가도 미분양이 대단히 많다. 이런 개발도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각 도마다 단독주택 단지들이 있는데 그곳의 경쟁률은 상당히 심하다. 사업 확장보다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업체들끼리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대한 대책은?
전원주택회사들이 주로 목구조주택을 짓는 데 공기단축만이 이 바닥에서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경우 소장들 모두가 기존 종합건설회사에서 몸담다 온 사람들이라 목구조도 좋고 철콘, 철골구조물 등 어느 구조물도 자신 있다. 소장 각자가 자신 있어 하는 구조물이 있으면 그 구조물만 시공케 하고 있다.  

업체들과의 경쟁은 어느 곳에서나 있는 일이다. 좀 아쉬운 게 있다면 과거 경험상 어느 정도 시공비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내역서를 제출해 보지만 이해되지 않는 시공비로 치고 들어오는 업체들이 더러 있다. 시공사도 자선단체는 아니기에 어느 정도의 이윤은 있어야 사무실도 돌아간다. 설계비는 3~4천만원 들여 멋지게 설계를 하면서 시공비는 동네업자 수준의 최저가를 찾아다니는 그런 행위는 근절됐으면 좋겠다.

하반기 그리고 내년 주택 시장을 전망한다면?
갈수록 자재비가 오르고 있다. 시공 중에도 철근값이 10% 올라가는 상황이다. 누구도 내년 주택경기를 좋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목조주택도 한풀 꺾인 것 같다. 대기업에서 아파트 위주의 시공을 하는 이유는 그것보다 더 돈 되는 장사가 없기 때문 아닐까. 아파트는 사두면 돈이 된다는 인식. 이런 생각들이 없어져야 주택시장이 활성화 될 텐데 그게 내년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3년 전부터 일본 중목을 계속 봐왔다. 저렴하게 짓는 방법도 알았다. 일본은 중목은 건식구조다. 우리는 난방배관을 해야 하는 습식이어야 한다. 일본주택을 그대로 옮겨놓고 싶지는 않다. 비록 나무는 수입이지만 우리나라 체질에 맞는 중목을 제대로 지어 보려 한다. 설계 할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일본건축가도 생각해 봤지만 일본풍은 왠지 마음에 와 닿지 않아 일본문화와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고 사람이 필요했고, 적임자를 찾았다. 중목구조도 제대로 짓는 회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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