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줄여 주는 건강한 집
에너지 소비 줄여 주는 건강한 집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8.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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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름동 ‘빛이 흐르는 집’

[나무신문] 세종특별자치시 아름동에 위치한 ‘빛이 흐르는 집’은 벽은 철근콘크리트, 지붕은 구조목을 이용해 지은 2층집이다. 대전 하기동에 설계한 패시브 하우스를 보고 건축주가 연락해 와 짓게 됐다. 패시브 하우스는 건축주 처남의 집이었다.

건축정보                                 
대지위치(주소)  세종특별자치시 아름동 951
대지면적       310.4㎡
건물규모       지상2층, 다락
건축면적       102.06㎡
연면적         147.03㎡(1층 : 99.54㎡/2층 : 47.49㎡/다락 : 27.44㎡)
건폐율         32.88%
용적률         47.37%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2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2x12 구조목 
단열재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30mm, 압출법단열재 특호 180mm, 그라스울 24K 220mm
외부마감재     외벽 - 적벽돌, 콘크리트 디자인블럭 위 발수코팅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살로만더 47mm 양면로이삼중유리 PVC 창호 
에너지원        도시가스 
구조설계(내진)   명구조(내진설계)
시공            제이티건설설계             엘앤씨건축사사무소 
사진            한용만 사진작가

자재정보                                                       
내부마감재      벽 - 신한 실크벽지 / 바닥 - 한솔 강마루,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국산 및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 
주방 가구         에넥스
조명            비츠조명  
계단재, 난간      자작나무+평철난간 
현관문            살라만더 현관문
중문              현장제작 행거도어, 금속자재+도장마감+망입유리 
방문              우딘숲몰딩도어, ABS + 필름지 부착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쉼표 같은 집
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남동측으로 도로가 있고, 북서측에는 놀이터로 연결되는 보행통로가 있으며, 동서측에는 빈 대지가 있는 약간 경사진 곳이었다.

건축주는 ‘집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쉼표 같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 긴 마루에 걸터앉아 하늘을 쳐다보고, 하굣길에 자주 우체통을 열어보았던 집. 언제든지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들을 수 있는 집. 가족 모두 북적이며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그런 집을 얘기했다. 또한, 식사시간이 3시간이 될 만큼 대화가 많다고도 했다. 건축주의 이와 같은 요구사항을 생각하며 설계를 시작했다.

식당과 주방에서 마당으로 자유롭게
보통 단독주택을 지으면서 마당이 있는 집을 꿈꾸지만, 정작 외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활용하지 못하고, 내부에서 바라만 보는 소극적인 공간이 되는 것이 평소 아쉬웠다. 진짜 마당은 직접 나갈 수 있고 가꿀 수 있는, 그래서 단지 바라볼 때도 그냥 풍경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로 느껴지는 공간이다.

그러기 위해서 도로로부터의 시선을 막는 형태로 부부공간과 거실, 현관을 남쪽에 배치하고, 북쪽은 가벽과 조경으로 마당을 감싸 안게 해 가족의 중심 공간인 식당과 주방에서 마당으로 자유롭게 관계를 맺도록 하였다.

한편, 도로에 면하게 된 거실과 안방은 콘크리트 블록을 열려 쌓기 함으로써 사생활을 보호하고, 충분한 채광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개방된 형태의 큰 공간으로 구성
건축주와 군복무중인 큰 아들, 그리고 중학생인 작은 아들로 구성된 가족으로 구성원의 특성과 생활패턴을 고려할 때 아기자기한 작은 공간보다는 개방된 형태의 큰 공간으로 구성하여 크지 않은 면적의 집이지만 넓게 느껴지도록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1층은 마당을 마주한 식당을 중심으로 주방과 거실을 배치하고, 식당을 복층으로 구성하고, 계단은 철골구조로 하여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다용도실과 이어진 뒷공간은 재활용품 분리 등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했다.

2층은 아이들 방과 각각 테라스와 발코니를 두어 각자만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부족한 수납공간은 외부 창고와 다락으로 해결했다.

복층인 식당은 큰 창을 통해서 넓은 시야와 풍부한 햇빛이 들어오지만, 여름철 과도한 일사로 인한 열적 불쾌감과 냉방 에너지 소비가 많아질 수 있다. 그래서 적벽돌 영롱 쌓기를 통해서 일사량을 줄이면서 충분한 햇빛과 시간별로 다채로운 빛을 벽면에 비추게 함으로써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게 했다.

디자인 블록 시공으로 다양한 표정 연출
건축주와의 원활한 소통으로 설계 과정에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으나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디자인 블록의 수평, 수직 줄눈을 맞추는 작업이 다소 어려웠고, 적벽돌 영롱 쌓기와 창호 및 유리 설치 간 공정이 복잡해 조율하는 데 신경을 써야 했다. 특히 열교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열재를 밀실하게 설치하는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외관은 건축주의 다정하고 진솔한 성품을 닮은 단순한 형태로 절제미를 표현하고 했다. 세월이 흘러도 재료의 물성을 유지하는 적벽돌과 열려 쌓기를 통해서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외관에 세련된 변화를 줄 수 있는 디자인 블록으로 시공했다. 밤에는 외벽 재료의 틈사이로 내부의 빛이 바깥으로 나오면서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내부 빛에 따라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시공 기간은 약 7개월이 소요됐다.

단열 및 기밀시공 저에너지형 주택
완공 후 지인들은 ‘집이 건축주를 닮았다’고 말했다는 건축주의 말을 전해 들었다. 건축가로서 이보다 더 기분 좋고 뿌듯한 말이 또 있을까. 건축주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계 과정과 결과물로써 확인한 멋진 작업이었고, 또한, 좋은 인연을 만난 소중한 프로젝트였다.

건축주 또한 평소 즐겨듣는 음악을 틀어놓고 주방에서 음식을 준비하며 식탁에 앉은 가족들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식당 위로 들어오는 빛 그림자가 시시각각 변하며 다채롭게 벽면을 장식하는 하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부족한 예산으로 패시브하우스와 같은 저에너지형 주택을 지을 수는 없었으나, 법정 단열재보다 두꺼운 단열재를 사용하고, 결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단열 및 기밀시공을 했다. 고성능 창뿐만 아니라 현관문도 단열성을 가진 제품을 사용했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철 냉방에너지 절감을 위해 차양 및 벽돌 영롱 쌓기를 했고, 열손실이 많은 북측창을 최소화하는 등 여러 가지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는 건강한 집으로 설계했다. 

건축가 소개 | 엘앤씨건축사사무소 이후성 대표
마이건축, 범건축 등에서 실무를 쌓고 2013년 엘앤씨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해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의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LEED AP(미국 친환경 전문가) 자격증 소지자로 친환경 건축물, 패시브하우스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화려함보다는 절제되고 실용적인 건축을 추구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대전 하기동 패시브하우스, 청담동 고센 레스토랑, 비산동 근린생활 시설, 구미시 이룸프라자3차 근린생활 시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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