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 식물원
터키 이스탄불 식물원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8.08.08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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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61)
▲ 언덕에 계단식으로 만든 이스탄불 식물원.

[나무신문] 동서양을 연결하는 중요한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고대로부터 여러 제국의 침략 목표가 되었던 비잔티움(콘스탄티노플)은 4세기부터 15세기까지 지중해 연안의 방대한 지역을 갖고 있던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었다. 그후 1453년, 오스만터키의 술탄 메흐메드 2세는 콘스탄티노플을 포위 공격하여 함락시켜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키고 도시의 이름을 이스탄불로 변경하였다. 오늘날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거의 소피아 사원, 블루 모스크, 톱카피 궁전 등만 방문하고 보스포로스 해협에서 유람선을 한번 타 보는 것으로서 이스탄불 관광을 끝내는 것이 보통이다.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서 전개되어 있고 유럽쪽 이스탄불은 금각(金角:Golden Horn)만(灣)을 사이에 두고 소피아 사원, 블루 모스크 등이 있는 파티(Fatih)지역과 갈라타(Galata) 언덕이 있는 갈라타 지역으로 나누어진다. 이스탄불 식물원은 파티 지역의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현지인들조차 이 식물원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식물원 바로 옆에 있는 술레이만 모스크 위치를 물어보면 이 식물원을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현대 터키의 국부(國父) 아타투르크(Mustafa Kemal Ataturk)는 터키를 현대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식물원을 만들기로 계획하고 유대계 독일인 하일브론(Alfred Heilbronn)박사를 초청하여 식물원 건립을 부탁하였다. 이에 하일브론 박사는 현재 식물원이 있는 언덕에 계단식으로 식물원을 만들어 1935년에 터키 최초의 식물원을 개원하였다. 그러므로 이 식물원은 알프레드 하일브론 식물원이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다. 

▲ 식물원에서 내려 본 금각만. 사진 오른편(보스포러스 해협쪽) 끝에 갈라타 타워가 보인다.

식물원으로서는 크지 않은 4500평 면적에 5천여종의 꽃, 관목 그리고 400여종의 수목을 갖고 있는 이 식물원 안에는 난(蘭), 양치류 등 열대, 아열대 식물로 가득 찬 온실 7개와 마치 병원을 연상케하는 큰 연구동을 갖고 있다. 물론 유럽의 다른 식물원들과 마찬가지로 이 식물원 역시 터키의 명문 3대 대학 가운데 하나인 이스탄불 국립대학교 소속이다. 아네모네, 히야신스 등 터키의 중동부 아나토리아 고원에서 식생하는 꽃들을 비롯하여 멀리 남아메리카의 콜롬비아에서 온 커피 나무(Rubiaceae Coffea arabica)도 보인다. 그러나 수십년을 목재산업에서 보낸 필자의 눈길은 아무래도 수목으로 향한다. 터키 전역(특히 남부)에서 식생하는 터키 소나무(Pinaceae Pinus pinea), 아나토리아 고원이 원산지인 벚나무 등 터키 수종을 비롯하여 외국에서 가져 온 참나무 등 활엽수 그리고 침엽수인 Podocar-paceae과(科) 수종들도 눈에 들어온다. 상당히 수령(樹齡)이 많은 동북 아시아 원산의 은행나무와 남태평양과 동남아시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카수아리나(Casuarina: 木麻黃)는 식물원 바로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아주고 있다. 

계단식으로 만든 경내를 따라서 걷다보니 “바위 정원(Rock Garden)”이라고 이름 붙이고 각종 조그만 크기의 꽃들을 식재해 놓은 곳에 이르렀다. 꽃도 꽃이지만 바로 이곳에서 금각만과 보스포로스 해협이 길게 늘어진 나무 가지 밑에 전개되어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경이롭다. 금각만을 건너 갈라타 언덕위에 세워진 갈라타 타워도 선명하게 보인다. 콘스탄티노플을 방어하기 위해 비잔틴 제국은 금각만 입구에 적선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쇠사슬을 쳐 놓았으므로 메흐메드 2세는 휘하 함선들을 코끼리, 말, 병사들을 이용하여 갈라타 언덕에 끌어 올린 뒤 쇠사슬을 우회하여 금각만 안쪽에 함선들을 다시 띄웠다. 메흐메드 2세의 이러한 희한한 전법으로 오스만터키군은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하여 함락시켰다. 이 식물원 안에서 이러한 역사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었다. 식물원 방문이 주는 보너스 가운데 하나다.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18개월  배낭여행 60개국 포함, 126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현재 남태평양 연구소장,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외래교수.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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