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를 가진 풍차 배치 구조의 주택
작은 가게를 가진 풍차 배치 구조의 주택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7.25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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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롱
▲ 정면과 좌측면 사이에서 본 뷰

[나무신문] 건축주와 만나게 된 것은 건축주의 회사 지인 때문이었다. 건축주는 다음 카카오에 근무하며 제주 정착의 꿈을 키워 왔다. 회사 지인이 유타건축에 설계를 의뢰해 집을 지었는데, 이 집을 직접 보고 집짓기를 결심, 설계를 의뢰해 왔다. 건축주가 처음 설계를 의뢰하면서 요구한 사항은 작은 가게를 가진 보금자리였고, 그것이 아내의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 부부의 눈높이 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주를 이루는 주택을 원했다. 여러 번의 미팅과 대화를 통해 건축주는 건물의 외관보다는 내부에 좀 더 많은 설계와 비용을 투자하고자 하였다.

▲ 밥차롱 정면뷰.

건축개요                                                 
대지위치(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2059-1
대지면적 : 386.00 ㎡
건물규모 : 지상2층
건축면적 : 132.84 ㎡
지상1층 : 근생 32.35㎡, 단독주택 65.76㎡ [합계 : 98.11㎡]
지상2층 : 단독주택 57.10㎡ [다락 : 7.94㎡]
다락층 : 다락 7.84㎡
전체연면적 : 155.21㎡ [각층다락면적 제외]
건폐율 : 34.41%
용적률 : 40.21%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 단열재[각부위별 열관류율 준수] 
외부마감재      노출콘크리트[유로폼마감]                  
지붕 ?         컬러강판+콘크리트위 도막 방수
창호재         이건창호 알루미늄창호 3중로이유리
에너지원          LPG 가스보일러
조경석            현무암 홑담
조경              한빛분재원
전기·기계          코담기술단
설비              코담기술단
토목              인고래
구조설계(내진)     하이구조
시공              인고래
설계              유타건축
총공사비           3억7000원(조경 및 토목 공사포함)

▲ 배면(남측면)
▲ 우측면도와 배면도 사이에서 본 건물뷰

자재사양                                     
내부마감재        벽- kcc페인트 친환경페인트
                    바닥- 2층-이건강화마루, 1층-호인우드 원목마루 주방-포세린
욕실 및 주방 타일   윤앤정-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텐다드
주방가구           싱크대-한샘, 아일랜드-현장제작, 후드-엘리카 그레이스 아일랜드후드
조명              노만코펜하겐, 필립스 휴 램프, 간접-필립스 휴 스트립 플러스
계단재, 난간        오크 집성목, 평철난간
현관문              이건창호 현관문
중문                한샘 프리미엄 슬라이딩도어
방문                예림도어
붙박이장            삼나무 집성목(현장제작)
데크재              없음

▲ 거실 위 옥상에서 다락외관 및 옥상
▲ 다락에서 남자아이 방향은 중정, 딸아이는 옥상 나가는 문

중정을 가진 열십자 형태의 주택
건축주가 요구한 면적은 약 100㎡(30평)이다. 각각의 성격에 맞게 작은 식당과 주거의 면적을 분할하였다. 처음 시작한 일은 ‘사각형 대지 위에 건물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였다. 늘 그렇듯이 주택에서 배치는 그 집의 특징을 가장 크게 부여하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가게와 주거를 분리하며 접근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건축주의 의견 및 다양한 대안과 스터디를 통해 대지 가운데의 열십자 형태(풍차배치)를 가진 주택을 설계하였고 각각 덩어리에는 식당, 공용, 아이, 부부를 위한 특징들을 부여했다. 그리고 덩어리로 생기는 각각의 외부공간에 진입마당, 주차마당, 그늘마당 등의 테마를 채우기 시작 하였다. 

각각의 공간에는 그 나름의 의미와 성격이 존재하지만 딱 하나의 공간으로 정의하기보다는 서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였고 그 고민의 끝은 중정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바닥레벨의 변화를 가진 동선의 설정이었다. 

▲ 가족실에서 중정 및 거실 뷰
▲ 거실에서 중정, 가족실 뷰
▲ 거실에서 식당쪽 뷰

레벨 차로 인한 8번의 슬래브 타설
2층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의 골조공사는 기본적으로 기초부터 각층 바닥 타설 시기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이 주택은 콘크리트구조 자체와 유로품 거푸집 흔적이 노출되어 마감되고, 약 1m씩 8번 정도의 레벨 차이가 있는 슬래브를 타설하는 쉽지 않은 공사였다.

위와 같은 문제로 골조 공정의 과정은 시공사와 협의하여 단계적으로 나누었고, 계획상에서 설정한 유로폼(거푸집)의 설치 위치와 창호의 위치 등을 구현하기 위해 일반 주택의 골조 공사보다는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이루어 졌다.

▲ 주방 싱크에서 식당 뷰
▲ 주방 싱크에서 식당 뷰
▲ 거실 전창
▲ 아이들 방 및 각방 다락

가게와 주거의 주방 일직선 배치
중정을 중심으로 빛이 충만하며 아이들처럼 변화무상한 집으로 단계적 변화가 있는 레벨은 아이들에게 재미를 부여하고 중정을 중심으로 한 계단, 미끄럼틀은 집안의 동선을 끊이지 않게 만든다. 거실의 전면 창은 주변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봄으로써 제주의 풍경을 집안에서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작은 가게 주방과 주거의 주방을 일직선상에 배치함으로써 동선의 간결함을 도모했다. 또한 그늘마당에 앉아 주변 풍경을 느낄 수 있고, 옥상으로 올라가 저 멀리 보이는 곽지해변의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는 외부공간은 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일 것이다.

▲ 거실 위 옥상에서 다락외관 및 옥상

밥차롱+풍차 배치=풍차롱
건축주는 자신의 꿈이 담긴 번개상점(가게)의 이름을 ‘밥차롱’이라고 지었다. 이는 제주지방 고유명사로 대나무 도시락을 의미한다. 

이 이름과 풍차배치(열십자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건물 이름을 ‘풍차롱’으로 정했다.

풍차롱은 유로폼 거푸집 문양을 그대로 노출 시켜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어떤 외장재료 보다도 솔직하고 건물의 구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재료 그 자체의 주택이다. 제주라는 장소적 특성에서 주변의 경관들 사이에서 튀지 않으면서 자신의 색을 묵직하고 겸손하게 표현 하고자 하였다.

▲ 밥차롱(가게) 주방에서 건물 진입구 방향 뷰.

외부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건축주의 꿈을 간직한 번개 상점인 밥차롱으로 통하는 길과 잔디밭 마당을 지나 보이는 주택의 현관으로 가는 길이다. 마당을 따라 현관에 들어서 중문을 열면 번개상점까지 일직선의 통로가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 서서 남쪽을 바라보면 레벨의 변화로 이루어지는 식당, 거실로 연결되고 그 끝에는 주변 제주의 풍경을 한 프레임에 담은 거실창과 마주하게 된다. 거기서 다시 뒤를 돌아보면 높은 고창과 함께 변하는 식당과 주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거실에서 중정을 품고 서쪽으로 몇 단을 올라서면 아이들을 위한 작은 가족실과 각자의 다락을 가진 두 아이의 방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북쪽을 향해 시야를 돌리면 아래쪽 식당과 연결되는 미끄럼틀과 부부를 위한 작은 서재 그리고, 안방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나오며 그 계단 끝에는 다시 다락과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위치해 있다. 다락위에 올라 문을 통해 옥상으로 나가면 주변의 푸른 밭들과 저 멀리 곽지 해변이 그리고 한라산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들어온다.

▲ 거실에서 식당, 중정, 가족실 뷰
▲ 거실에서 식당
▲ 가족실에서 중정 창 및 거실 내려가는 통로 및 남쪽 창
▲ 가족실 창에서 중정넘어 식당

이처럼 풍차롱은 제주의 바람과 빛이 통하는 작은 중정을 품은 열십자 형태의 주택이다. 그 중정 중심으로 1m 미만으로 상승하는 동선을 가지며, 그 길의 여정에는 주변풍경을 집 내부에서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창이 있다. 동시에 내부 레벨의 변화는 천장고를 변화시켜 이를 통해 풍성한 공간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식당에서 바라본 미끄럼틀 (윗쪽은 가족실)
▲ 2층 안방앞 서재에서 다락 올라가는 계단 및 가족실 전경.

 

건축가 소개 | 김창균 유타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197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다양한 곳에서 여러 작업에 참여하며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9년 UTAA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였다 (한국건축사).
현재 (주)유타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로,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젊은 건축가 상’을 2011년 수상한 바 있다. 
일상의 중·소규모 건축물을 바탕으로 하는 손에 닿는 건축과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안에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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