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흙의 생명을 불어넣는 사나이
벽에 흙의 생명을 불어넣는 사나이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7.2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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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주)토로라이프 김승일 대표

[나무신문] 흙을 소재로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를 개발하는 (주)토로라이프는 2009년 "토로"라는 이름으로 출발, 2012년 2월 법인으로 전환하고 흙 마감재의 시공 방법에 대한 특허와 디자인을 접목시켜 건축 마감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한 김승일 대표는 다양한 색상과 질감으로 인테리어 공간 연출이 가능한 흙이 지닌 탈취·보온·향균 효과 등 긍정적인 에너지에 주목했다. 김 대표로부터 회사 성장과정과 연구개발 현황, 향후 사업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200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의 성장과정은.
친환경 마감재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유통이 어려운 액상 흙 마감재에서 분말형으로 방부재 없이 유통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성공, 다양한 디자인과 천연의 컬러로 자연이 담고 있는 디자인을 연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회화와 디자인을 전공한 직원들과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새로운 패턴 개발과 시공에 노력을 기울여왔고, 보다 친숙하고 편안한 시공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힘써 왔다. 그 노력의 결정체인 토로 ‘T-보드’, 물만 타서 사용하는, 허브 약재를 통째로 갈아 넣은 허브소일 분말 페인트, 편백나무와 흙을 혼합한 편백나무 미장재인 ‘카올리나’, 천연 흙색으로 흙 각각의 기능성을 극대화 시킨 분말형 흙페인트 ‘클레인트’ 등등, 다양한 상품 개발과 함께 DIY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해외 지사 설립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5년에 중국 지사 설립 이후, 미국, 캐나다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토로’라는 이름 속에 많은 의미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자세히 소개해 준다면?
토(土)는 흙, 로(露)는 이슬, 흙과 이슬로 만들어진 마감재를 뜻하며 또한 ‘마음을 드러내다’란 뜻도 있는 토로는 ‘자연의 마음을 드러내어 사람의 공간을 자연의 에너지로 가득 차게 만들자’는 의지와 희망을 담고 있다.

토로 오리진을 비롯해 보나토, 카올리나 등 브랜드 별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해 준다면?
토로오리진은 흙과 허브, 편백, 쪽, 옥, 숯 등 천연의 원료로 만든 고품격 인테리어 마감재다. 흙의 천연기능을 바탕으로 콘크리트 건축 환경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정서와 건강에 유용한 기능으로 사람의 감성을 촉진해 정서가 부드러워지고 지친 심신에 치유 효과가 있다.

보나토는 라임이 주성분으로 입체감 있는 시공이 가능한 친환경 벽면 마감재다. 콘크리트면, 미장몰탈면, 건축미장면, 석고보드면 등의 평활한 면과 기둥에 시공 가능하며, 시공방법에 따라 굴곡진 면에 양각 및 음각과 같은 입체감 있는 디자인의 시공이 가능하다. 탁월한 내후성 및 내오염성이 장점이며, 고급스럽고 수려한 외관을 추구하는 건축물에 적합하다.

카올리나는 흙과 편백나무 분말로 이루어진 미장재다. 편백나무는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강화, 아토피 예방, 공기 정화, 쾌적한 환경과 건강의 결정체인 피톤치드를 분출 한다. 고급 벽지와 페인트, 그 어떤 마감재로도 따라올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담고 있다.

클레인트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흙 제품으로 새집증후군이 없는 분말형 흙 페인트다. 화장품의 원료로 쓰는 아주 고운(2000mesh)입자의 백토·분홍토·노랑토·카키토·황토·머드 등 16여 가지의 순수한 흙에 자연의 원리를 이용한 자연 그대로의 분말형 흙 제품으로 공기정화, VOCs, 탈취 등 유해물질을 분해하고, 물을 타서 쓰는 분말형 흙 페인트로 새집증후군 등 인체에 무해하다.

허브소일은 흙의 다양한 기능과 허브·약재를 통째로 갈아 넣은 힐링 페인트로 유기화합물이 가득한 액상 페인트에 반기를 든 꿈의 페인트다. 실내 공기질 정화, 새집증후군, 아토피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천연 소재 각각의 효능을 살린 자연 그대로의 선물로 아픈 집을 치유하고 아로마테라피 효과의 공간을 경험하는 분말형 허브페인트다.

주력 생산 제품은?
토로오리진이 지금까지 주력 상품이다. 허브소일을 지난 경향하우징 페어에서 런칭했는데 대단한 반응이 있었다. 아마 추후에는 허브소일이 대중에게 편하게 다가설 수 있을 듯하다.

흙이라는 소재를 고급스러운 건축재료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이다.
대부분 사람들의 첫마디는 “이게 흙이에요?”였다. 거의 모든 분들이 흙 하면 어두운 색의 흙과 황토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형과 지질에 따라 같은 황토도 각자 다른 흙색을 띠고 있다. 토로 제품들을 보고 시골길이나 산을 가다보면 흙이 저마다 색을 가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천연의 컬러로 토로의 제품들은 계속 만들어 질 것이다.

주요 수요처는?
처음에는 고급빌라나 치유를 목적으로 지은 건축물, 전원주택 위주로 시공이 이뤄졌다. 그 후론 디자인 패턴 개발과 새로운 상품 개발로 병원, 상업공간, 펜션, 호텔, 아파트 등 다양한 공간에 천연소재와 모던한 디자인, 그리고 건강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찾기 시작했다. 실례로 12년 전 아버지의 대장암 3기 판정 후 여러 번의 절제수술과 약물 치료 후 치유를 위해 숲에서 요양을 권하였지만 아파트 생활을 고집하셨다. 그래서 아파트 내부 전체를 토로로 시공했다. 그 효과 때문인지 몰라도 이후 건강을 회복하셨다. 아버지는 지금도 토로로 시공한 흙집 아파트에 살고 계신다.

디자인, 기술개발 및 특허관련 부분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흙 마감재 및 그 시공방법’ ‘흙 마감재 제조방법 및 그 시공방법’ 등 흙의 제조방법특허와 시공방법, 연구 개발된 토로만의 패턴과 다양한 디자인등록이 되어 있어 토로패턴 디자인을 도용하기도 어렵지만 문제될 수 있는 부분은 철저히 방어하고 있다. 또한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진출에도 문제 없는 국제특허도 가지고 있으며 국내와 해외의 친환경 인증도 갖추고 있다.

요즘 국내 건설업계 경기가 좋지 못하다. 귀사의 현황은?
건설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대중은 늘 좋은 제품을 외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허브소일 런칭도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신제품 개발과 늘 새로운 패턴으로 어려운 시장상황을 극복하고 있고 해외시장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생각으로 전 직원이 힘을 합쳐 극복하고 있다.

국내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은?
회사 영업팀을 비롯해 국내에 3개 총판 및 7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박람회를 통해 홍보, 서비스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다각도로 홍보하고 있으며 추후 홈쇼핑을 통한 홍보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떻게 극복했나?
모든 회사가 그렇듯 사업초기에 가장 힘든 건 자금부족이 아닐까 생각한다. 토로 또한 사업 초기에는 극심한 자금 압박과 경영난으로 어려웠지만 산학연이나 정부과제 수행 그리고 좋은 투자자를 만나 극복했다.

물론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토로는 없었을 것이다. 고객이 토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원하던 때에도 안 된다고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고객의 니즈에 맞는 시공과 제품개선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건축, 또는 흙에 대한 대표님만의 특별한 생각, 철학이 있다면?
건축, 철학. 내겐 너무 큰 학문이다. 하지만 건축가분들과 자주 소통한다. 집에 대한 이야기, 사람의 마음이 담긴 공간, 함께 생각하며 숨 쉬는 공간, 그 모든 이야기 안에서의 세워진 벽들이 나의 과제가 된다. 거창하게 표현될지는 모르나 행복한 숨을 쉬는 벽, 마음을 기댈 수 있는 벽, 그 벽들에 흙의 생명을 불어넣고 싶다.

경영철학은?
전문경영인이 아닌 흙이 좋아 흙으로 그림을 그렸고 내가 그린 그림을 직원들과 소통하여 인테리어에 적용하고 있다. 마음이 하나인 회사를 만드는 게 경영윤리이며 철학이라 생각한다.

국내 건축자재 업계의 문제점은? 그리고 발전 방안을 제시한다면?
새집이나 신축건물을 가보면 화려하고 보기 좋으나 오래 있으면 머리 아프고 눈이 따가울 때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 좋지 않은 제품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이제 좋은 제품을 찾는다면 모든 기업도 좋은 제품을 만들 것이다.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 

올해의 사업계획은?
흙을 이용한 특별한 디자인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는데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해보고 싶어 하고 쉬운 시공을 원한다. 허브소일과 토로 T보드를 상용화하여 DIY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향후, 패시브 하우스와 미래교통 수단의 내장재에 우리가 개발한 제품들을 접목하여 더 많은 공간에서 토로의 향기를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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