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장점 접목한 목조주택 짓는다
한옥 장점 접목한 목조주택 짓는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6.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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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협동조합 장남경 이사장

[나무신문] 2013년 설립, 종합문화재수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고, 한옥전문건설업체로 등록돼 있는 한옥협동조합은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한옥 문화의 보존과 현대적 한옥의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고객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모델의 한옥을 짓고 있다. 또한 한옥이 미래주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옥협동조합 장남경 이사장으로부터 동 조합의 운영현황과 국내 한옥시장의 최근 동향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올해 건축경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한옥시장은 어떤가?
전체적인 한옥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옥 시장도 좀 주춤한 것 같다. 다행히 우리는 대형 수주를 해놓은 것이 있어서 아직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물량 면에서는 다소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증가하는 속도가 좀 줄었을 뿐이지 한옥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한옥협동조합을 만들게 된 동기는?
문화재 유지보수를 위해 지방 현장에 자주 가곤했다. 하지만 지방 현장에서 기술자, 인력을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그 지역에 대해서도 잘 모르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에서 기술자를 데리고 가면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뿐더러 지방현장에 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기술자들을 모아 연결할 수 있는 조직망을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협동조합 결성의 계기가 됐다.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거리가 있어야 했고, 이를 문화재 면허를 받을 수 있는 자본금과 기술능력 등을 확보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시공면허를 받았다. 문화재 보수 유지와 한옥 건축 등의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사업내용을 설명해 준다면?
우리의 사업은 크게 문화재·전통사찰·재실의 건축, 전통한옥 신축 및 대수선, 한옥인테리어, 전통건축 설계, 한옥교실 운영 등이다.

문화재 수리보수 및 단청, 전통사찰, 재실(齋室) 신축 및 설계 등 전통문화에 현대기술을 가미해 품격 있고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시공한다. 주심포·다포·익공 등 다양한 양식으로 건축할 수 있다.
전통문화재 수리업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한옥의 보존 및 진흥을 위해 현장에서 터득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한옥 신축 및 대수선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강원도 원주시에 원목 확보 및 치목공장 운영으로 효율적인 시공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옥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도록 아파트·근린생활시설 등 일반 건축물의 내부를 한옥 인테리어로 바꿔주는 일도 한다. 전통사찰과 재실 설계는 물론 한옥 신축과 한옥 인테리어를 설계하고 있다. 또, 한옥협동조합 교육관에서는 한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한옥 모형 체험교육과 디지털로 배우는 한옥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여느 조합과 달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조합이 아닌, 사회에 폭넓게 기여하면서 전통문화의 활발한 보급을 위해 2015년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았고,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아 한옥시공과 관련한 지역주민 무료상담 및 계동길 마을축제 주최, 한옥철거자재 재활용 은행 운영과 한옥 무료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18곳의 문화재청 소속 사회적 기업들의 협의회를 구성해 전통주, 택견, 한옥민박업, 발굴업체, 고싸움보존업체 등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대학생들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귀 조합의 조직구성은?
이사장과 상주직원 1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조합원은 80명이다. 우리 조합의 조합원은 풍부하고 오랜 현장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또 그런 사람들을 우대한다. 문화재 시공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한옥 또는 건축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자격증이 필수조건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 조합은 전국 각지에 지점 혹은 지사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는 강원도에만 설치돼 있지만 점차 시군단위까지 지사망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조합에서 지은 한옥은 몇 채 정도인가?
왕릉, 산성, 불교문화 등 문화재 유지보수 관련한 성과와는 별개로 한옥만 200여 채 정도 지었고, 올해 현재 시공 중인 한옥은 약 30여 채다.

그동안 주목할 만한 성과를 소개한다면?
한옥을 규격화시키는 일에 앞장서 왔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규격을 완성했다. 기계설계기사, 건축기사, 한옥목수 등과 같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평균 치수를 조사하고 체계화 시켜 설계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산림조합중앙회 중부유통센터에서 표준화 규격으로 목재를 가공, 조립해 한옥을 만들었다. 한옥의 표준화, 규격화는 도편수들의 머릿속에서 그려지던 한옥을 좀 더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도편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지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추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통방식이 아니고, 지역 특색이나 거주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지어져야 하는 것, 최소의 금액으로 짓다 보니 변형되는 부분이 많은 것, 대량생산 하지 않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등등 다양한 이유로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방법을 목조주택에 접목시켜 생활한옥, 현대한옥, 목조한옥 등의 이름으로 짓고 있다.

30평 기준 전통 한옥 한 채 건축비용은 대략 얼마 정도인가?
보통형의 경우 평당 900만원에서 1200만원 선이다. 고급형 한옥은 1200에서 1500만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 건축 기간은 5개월 정도 소요된다.

한옥교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대상은?
한옥에 관심 있는 학생, 일반인, 예비건축주, 한옥 거주자 등이다. 한옥 건축가 육성 차원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참가자의 나이 제한은 없다. 현재 한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집을 스스로 고쳐가며 살기 위해 한옥 기술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3개월 코스로 1년에 2회, 4년 운영했으니까 약 240명 정도가 교육에 참가했으며,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직업으로 얼마큼 연결되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조합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이익에 대한 분배랄까, 이익구조에 대한 문제점 때문에 고생했다. 목수, 와공, 칠, 창호, 구들, 한지 등 업무분야가 다른 조합원 간의 의견 차이와 힘겨루기 등을 조율하면서 격려하고, 화합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일들이 힘들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조합원들 스스로 화합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옥은 잘 지었는지 못 지었는지 단박에 표가 난다. 또 한옥협동조합에서 지은 집이 형편없다고 욕먹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꾸준한 기술개발이 필요하고, 기술팀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목수, 와공, 창호, 칠, 구들 등 각 분야의 한 사람씩이 한 팀이 되어 현장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해야 한다. 물리적 또는 물질적인 양보가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화합과 공생, 윈윈의 길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국내 한옥 시공업체는 몇 군데나 되나?
문화재 유지보수를 하는 팀들은 전국적으로 150군데가 있다. 그 외 한옥만 짓는 업체는 500~600업체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의 사업목표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한옥 규격화 노력 및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한옥의 장점과 목조주택의 장점을 접목한 고유의 목조주택 모델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담양에 시공하고 있는 40채의 목조주택 프로젝트는 이런 계획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해 주요 사업계획 중의 하나가 한옥클러스터 조성의 기반을 다지는 일로, 우리 조합의 가장 큰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강원도 원주에 5000평의 부지를 조성해서 한옥학교, 자재백화점, 한옥생산 작업터인 그룹별 치목장, 목수, 조각가, 칠, 한지 등 한옥을 지을 때 필요한 종목들의 작업터를 한군데 모아서 서로 연구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간과 전시장 등을 만드는 일을 추진해서 내년까지 완공하고자 한다.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조합은 담양에 목조주택 40채를 수주해서 시공하고 있다. 또 안동 선성현 문화마을 조성공사에 한옥 36채를 짓고 있다. 한옥을 전문으로 짓는 협동조합에서 목조주택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조금은 걱정된다. 하지만 우리가 짓는 주택은 한옥의 장점을 목조주택에 결합시켜서 한옥스러운 목조주택을 만드는 것, 이것을 목표로 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또, 이미 지어진 아파트는 어쩔 수 없지만 아파트 내부라도 한옥스타일로 인테리어 하는 것도 우리의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목조주택과 영역이 겹치더라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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