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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각도와 측면에서 소나무를 바라보며 대화하기

관송헌(觀松軒) 황인수 기자l승인2018.04.26l수정2018.04.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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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신문] 소나무숲을 마주하는 집, 관송헌의 건축주는 광주에서 아동 관련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8년 전, 유치원신축설계를 의뢰하면서 인연을 맺은 후 버클리유치원과 아동교육시설인 키즈캠퍼스 그리고 이번의 단독주택 설계를 연이어 맡게 됐다.

건축주는 무엇보다 소나무를 좋아했다. 대지에 인접하나 소나무 숲과의 관계를 중요시 했고, 신혼인 딸 내외와 같이 살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원했다.

또한 집 근처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집, 키즈캠퍼스 등 전체 건물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는 캠퍼스의 중심적인 건물을 원했다.

▲ 남측 외관.
▲ 사랑채 아래 피로티주차장.

건축정보                                        
대지위치(주소) :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 801-28 외 2필지
대지면적
 : 1200㎡
건물규모
 : 지상2층
건축면적
 : 232㎡
연면적
 : 366.32㎡ (1층 : 179.28㎡ / 2층 :  187.04㎡)
건폐율
 : 19.33% (법정: 20%이하)
용적률
 : 30.53% (법정: 60%이하)
주차대수
 : 지상3대
최고높이
 : 8.6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철근콘크리트 
설계
 : 단아건축사사무소
구조설계(내진)
 : 다우구조연구소   
시공
 : 이산건설(주)

자재정보                                    
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90㎜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50㎜
외부마감재
 : STO 외단열시스템  / 지붕 - 티타늄징크 
담장재
 : 두라스택 큐블록
창호재
 : 이건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석
 : 현무암 판석  
조경
 : 문경진
전기설비
 : 신한이엔씨
기계설비
 : 유원이엔지

▲ 툇마루에서 소나무숲을 바라봄

다섯 세대 대식구가 모일 수 있는 집
건축주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 가끔 자연을 벗하며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정자 같은 작은 건물을 원했다. 그런데 정자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생활공간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는 첫째, 조만간 막내딸이 결혼하고 사위와 딸이 같이 키즈캠퍼스에서 일하니, 1층에 딸집을 마련해주면 건축주도 적적하지 않아 좋고, 딸 내외는 직장이 가까워서 좋을 거라는 점 둘째, 아파트라는 답답하고 획일적인 공간보다는 자연과 맞닿아 있는 개성 있는 열린 공간이 창의적이며 활력 있는 생활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유치원, 키즈캠퍼스 등에서 일하고 있는 네 명의 딸이 모두 결혼해서 손주들을 낳으면 대식구가 되는데 다 같이 모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었다. 그래서 지상 2층, 연면적 110평 정도 규모의 집을 짓게 되었다 .

▲ 식탁에서 거실쪽으로 바라본 모습.

근·중·원경이 주택과 관계 맺는 배치
관송헌이 들어선 대지의 남쪽에는 소나무 숲이 있다. 북측은 작은 전원주택단지가 있고, 동측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키즈캠퍼스 등이 소나무숲 둘레로 위치하고 있다. 서측은 논밭과 멀리 공동주택단지 모습이 보이는 곳으로 자연과 도시의 중간에 위치하는 대지라고 할 수 있다. 방향에 따라 대지가 접하는 풍경과 성격이 너무 다르다 보니, 건물을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할지가 배치의 관건이었다.

하지만 주택은 주변 환경과 반응하는 반응체이며, 그 배치 또한 주변맥락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근경인 소나무숲을 파노라마적으로 관조할 수 있게 긴 장방형 매스를 소나무숲과 평행하게 배치했고, 매스의 양 끝단은 각각 중경인 캠퍼스 내 건물들과 원경인 논밭쪽으로 향하도록 배치함으로써 근경, 중경, 원경 모두가 주택과 관계 맺도록 했다.

또한 평면적이며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박스형태의 매스지만 진입로를 사선방향으로 만듦으로써 진입 시 입체적이며 다이나믹하게 보이도록 했다.

▲ 주방 및 식당.

다양한 시선으로 나누는 무언의 대화
건축주는 소나무를 매우 좋아해 소나무숲 둘레의 땅들을 차례차례 구입해 유치원, 키즈캠퍼스 등을 지었으며, 이번 주택도 소나무숲과 어우러진 공간이 되길 원했다. ‘소나무숲과 건축주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 이것이 설계의 주요 콘셉트가 됐다.

그래서 소나무숲과 관계 맺는 방식을 ‘소나무숲과 거주자와의 무언의 대화’라는 관점으로 풀어 보려 했다. 무언의 대화는 서로의 시선으로 가능하다고 봤다. 그냥 무심한 일방향 시선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와 측면에서 서로 바라보는 시선의 주고받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침실에서는 아침에 침대 옆 작은 창으로 안개가 소나무의 밑둥을 간지럽히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일어날 수 있도록 했고, 거실 발코니에서는 소나무의 솔향을 맡으며 시선 가득 담긴 소나무의 의젓한 기상을 매일 느끼게 해주었다. 건축주가 주로 기거하는 사랑방에서는 커다란 창을 디자인해 소나무 숲을 중심으로 둘러싼 건축주 소유 여러 건물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우리 전통건축의 자경(自景) 기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축
지금까지는 건물에서 소나무숲을 향한 시선이었다면 소나무숲에서 건물을 향한 시선 또한 서로의 대화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멀리 소나무숲 사이에서 바라보는 건물은 소나무에 의해 분절되어 건물의 형태가 어렴풋하지만 조금 더 다가가면 가로로 길게 흐르는 완결된 형태를 만나게 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킴으로 호감 있는 대화를 유도하고자 했다. 또한 검고 구불구불하게 하늘을 향해 기어오르는 듯한 소나무 줄기와 대조되게 하얗게 빛나는 기하학적인 매스가 땅과 함께 수평으로 깔리는 집의 모습은 숲과 건물을 서로 돋보이게 하는 배려라 할 수 있다. 서로의 배려는 대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자연과의 대화를 중요시한 전통건축도 자연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건축이다.

▲ 거실과 사랑채공간사이 계단실

사랑채와 안채를 재해석한 공간 콘셉트
전통건축을 재해석해 건물에 적용한 공간적인 내용은 ‘부부간의 프라이버시 보호’다. 건축주처럼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한 중년부부들에게는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관점으로  전통주거에서의 사랑채와 안채공간을 하나의 건물로 묶은 후 공간적으로 분리하고 거실공간이 안채공간과 사랑채 공간을 서로 연결하도록 설계했다. 

‘사랑채 공간’은 건축주가 주로 기거하는 공간으로, 캠퍼스 내 다른 건물과 소나무숲이 바라보이는 위치에서 손님도 맞이하고 사업구상도 할 수 있는 사랑방, 침실, 욕실로 구성되어 있다. 침실은 크고 열린 사랑방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작고 닫힌 공간인데, 그 이유는 퇴계선생이 기거했던 도산서당 침실과 같이 아늑하고 소박한 은거의 공간 또한 필요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 사랑채.

‘안채 공간’은 주로 건축주 부인이 기거하는 공간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그 공간을 깊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입구가 거실에 직접 면하는 것이 아닌 긴 복도를 통해 꺾어져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물론 긴 복도가 생김으로 공간의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자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긴 복도 공간 또한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접어  드는데 한숨 돌릴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채와 안채의 중간에 있는 거실공간은 두 공간을 이어주는 공간으로 전통건축의 대청마루와 같은 성격을 갖도록 했다. 대식구가 한 곳에 모여 식사 할 수 있는 크기로 안채와 사랑채와는 구별되게 계단실에 바로 면하여 세미 퍼블릭한 성격을 갖도록 했다. 

▲ 안방

‘따로 같이’… 별채 공간
1층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딸 내외가 사는 ‘별채 공간’으로 부모인 건축주와 같이 살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출입구도 분리하고 계단을 통한 층간연결도 안 되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툇마루를 공유하며 출입구를 서로 마주보도록 계획함으로써 같이 산다는 느낌만은 유지하고 싶었다. 

▲ 1층 딸 집.

서로 돋보이도록 대비적 칼라 사용
외벽은 스토(STO) 외단열시스템이 사용되었는데 최종 마감재인 로투산 페인트가 내오염성이 좋아 선택하게 됐고 소나무숲의 어두운 칼라와의 강한 대비를 위해 화이트를 선택했다.

일반적으로 주변 환경과 조화를 꾀한다면 그와 유사한 칼라를 선택하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돋보이게 하며 서로의 정체성을 드러내도록 하기 위해 대비적인 칼라를 사용한 것이다.

주요 내장재로 벽과 천정은 석고보드 위 페인트를 사용했는데 벽과 천정을 끊어짐 없이 연결시켰고 화이트한 도장으로 무심한 듯 만듦으로 공간감을 최대화 했다. 

건축가 소개
조민석  단아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가

홍익대학교 건축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단아건축사사무소를 개소, 예로우프로덕션 사옥으로 서울시건축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광주광역시 건축상, 강남구 아름다운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또한 설계경기에서 수십 차례 최우수작으로 당선됐고,대한민국 건축대전 초대작가전 등의 전시회에 출품한 바 있다.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시 강남구청과 강동구청의 건축심의위원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14년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위촉되어 활동하기도 했다. 건축학자인 부친과 함께 ‘실내건축재료(2012)’ ‘건축재료학(2014)’ 등의 관련 서적도 출판했다.


황인수 기자  openvic@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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