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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에일랏 식물원

연재 |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역사 (58) 김오윤 기자l승인2018.04.18l수정2018.04.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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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일랏 식물원안에 있는 이스라엘 원산의 아카시아(현지의 일반명 Shita) 수목과 필자.

[나무신문 | 권주혁 박사] 이스라엘 최대의 도시 텔아비브(Tel Aviv)의 시외버스 터미널을 오전 11시에 출발한 버스는 태고(太古)의 모래와 바위로 된 사막 속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린다. 가끔 야자나무가 줄을 지어 식재된 사막속의 조그만 오아시스도 보인다. 이를 제외하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황량한 사막의 모습뿐이다. 사막이라고 하여 평평한 모래 평지만은 아니다. 여행자가 느낄 수 있는 여행의 단조로움을 쫓아 주려는 듯이 바위로 된 거대한 계곡이 갑자기 나타나 계곡 밑을 지나기도 하고 멀리 지평선이 보이는 높은 모래 바위 언덕이 나타나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대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도 해 준다. 텔아비브를 떠난 지 4시간 20분이 지나자 멀리 도시의 스카이 라인이 보인다. 이스라엘 최남단의 도시 에일랏(Eilat)이다. 버스는 오후 3시 40분, 드디어 시내의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인구 5만 명의 에일랏은 홍해(紅海)바다에 면한 이스라엘의 유일한 항구 도시이며 휴양도시이다. 이곳에 휴양을 온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보이는데 특이한 것은 러시아 관광객이 많아서 시내 곳곳에 러시아어 간판이 제법 보인다.  

도시가 크지 않으므로 걸어서도 도시 전체를 어렵지 않게 답사할 수 있다. 도시 외곽에는 식물학에 관심있는 동호인들이 토지(사막)를 구입한 뒤 1999년부터 식물원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2011년에 오픈한 면적 8천평 크기의 식물원이 있다. 이스라엘 정부(농림부)에서는 식물학자들을 파견하여 이 지역은 비가 오지 않는 사막이므로 식물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하였으나 식물원 소유자들은 계획을 강행하여 드디어 성공하였다. 이곳에 있는 식물들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특히 아라비아 지역), 유럽, 중앙 아메리카, 남북 아메리카, 대양주(호주) 등지에서 가져 온 수목, 관목, 꽃 등이다. 식물원내 지하수를 이용하여 미니 사이즈의 열대우림(熱帶雨林)도 만들었다. 에일랏은 동쪽으로는 요르단의 아카바(Aqaba)항구와 마주하고 서쪽으로는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요한 전략요충지이므로 식물원 안에는 이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주려는 듯이 1948년 독립전쟁 이후 4차례의 중동 전쟁중 이스라엘 육군이 만들어 놓은 참호, 교통호, 관측소의 흔적을 제거하지 않고 잘 보존하고 있다. 옛 관측소 위치에서는 요르단의 에돔(Edom)산과 그 밑의 아카바 항구가 아주 가까이 보인다.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와 솔로몬 군도에서 생육하는 바이텍스(Vitex) 수목도 있고, 브라질에서 온 후추나무, 아프리카와 남태평양에서 볼 수 있는 대경목 터미날리아(Terminalia)도 보인다. 멕시코를 포함한 세계 여러 곳에서 온 각종 선인장도 자태를 뽐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1250년된 대추야자 나무의 씨앗을 이곳에 심어 키운 대추야자 나무이다. 그 불사조 같은 생명력도 놀랍지만 이스라엘의 기초과학 지식과 기술 역시 만만치 않음을 보게 된다. 

필자는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에 가서 성경에 나오는 유향(Frankincense)과 몰약(Myrrh) 나무를 찾아보려고 하였는데 뜻밖에 이 식물원 안에서 이 두 나무를 발견함으로써 시나이 반도의 광야에서 이 두 나무를 찾아 헤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또한 이 식물원에서 얻은 다른 하나의 소득은 구약 성경(출애굽기 25장 10절)에 나오는 “조각목” 나무를 직접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아름답고 단단한 조각목을 가지고 이스라엘인들은 성전의 내부도 꾸미고 법궤를 만들었는데, 이번에 조사해 보니 조각목은 이스라엘이 원산지로서  콩科(Leguminosae)에 속한 아카시아屬 톨틸리스種(Acacia tortillis)이다. 이스라엘인들이 시타(Shita)라고 부르는 조각목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아카시아와는 수형(樹型)과 목질(木質)이 완전히 다르다. 학명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은 진짜 아카시아가 아니고 Psedo-Acacia 屬(가짜 아카시아)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카시아 톨틸리스의 잎은 필자가 여태까지 본 어떤 나무의 잎보다도 작은 크기임에 놀랐다. 

작은 크기의 개인 식물원이지만 이런 황량한 사막에 식물원을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큰 찬사를 보낸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이 식물원에도 러시아인들이 많이 오는지 식물원 안내서는 히브리어, 영어, 러시아어로 인쇄되어 있다. 입장료는 약 9천원이나 지하수를 퍼 올려 수시로 물을 분무하면서 열대우림을 포함한 여러 식물들을 보존하려는 노력에 비하면 비싼 금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막 속에 만든 식물원으로서는 아마도 이 식물원이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18개월  배낭여행 60개국 포함, 126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현재 남태평양 연구소장, 전북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외래교수.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16권


김오윤 기자  ekzm82@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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