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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산림청, 김재현 청장이 먼저다?

산업계 민원에는 “그게 뭐가 잘못이냐?”…산림청장 합성 사진에는 “삭제하지 않으면 제소할 것” 서범석 기자l승인2018.04.13l수정2018.04.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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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신문] ‘사람이 먼저다’는 국정철학으로 전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문재인정부. 하지만 산림청은 민원인보다는 김재현 청장이 우선인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지난해 신설돼 올해 5월 시행예정인 목재법(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 제19조 2항의 시행령안 입법예고를 놓고 큰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19조 2항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의 장은 국제협정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미만의 목재 또는 목재제품에 관한 조달계약을 체결하려는 때에는 국산목재 또는 국산목재제품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비율 이상으로 우선 구매하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산림청이 시행령을 만들면서 “법에(목재법 제19조 2항)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이 법의 취지는 국내 목재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국산 원목을 사용해 만든 목재제품이 이에 해당한다”면서 ‘국산목재제품’의 범위를 ‘국산원목을 이용해 만든 국산목재제품’으로 한정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은 별도의 외부회의를 개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과장과 사무관, 임업주사 등 단 3명이서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회의록과 같은 회의자료도 없다고 산림청은 밝혔다.

이에 따라 목재산업계에서는, 이는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시행령을 만들겠다는 당초 약속을 산림청이 어긴 것이며, 특히 법에 명시돼 있지도 않은 취지를 시행령안에 운운하는 것에 대해 “공무원은 궁예가 아니다”며 “목재법에 명시된 대로 개정안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나무신문은 이와 같은 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산업계, “공무원은 궁예가 아니다…법대로 하자”_산림청,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법 취지는 목재자급률 높이기”…3명이 검토해 ‘입법예고’>라는 기사를 508호 3면에 실었다. 

이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김재현 산림청장과 궁예의 얼굴을 합성한 일러스트를 함께 게재한 것. 그만큼 업계의 목소리가 절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이러한 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보다는 궁예와 합성된 김재현 청장의 얼굴 사진 없애는 것에만 골몰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시간 동안 산림청장 사진만 들여다봤나?

신문이 나가고 4월11일 오후 2시30분 경 전화한 산림청 관계자는 대뜸 “신문 봤는데, 이것은, 사진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말로 운을 뗀 후, 산림청장의 초상권까지 들먹이며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정작 산업계의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 입법예고 기간이고, 의견을 주면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는데 뭐가 잘못된 것이냐”면서 “그런데 여기(신문기사)에 (산림청장과 합성한) 궁예사진이나 올리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다시 한 번 핏대를 올렸다.

아울러 단 3명이서 회의록도 안 남기고 시행령안을 만들어 입법예고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러니까 의견을 받는 것이다”며 “의견을 받아서 부처의견조회 하기 전에 (검토)한다는 것 아니냐”고, 마치 입법예고 기간의 의견청취를 특별한 일인양 강조했다.

그는 또 두 시간 여가 지난 4시30분 경 <나무신문 보도사항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팩스 ‘공문’을 신문사에 보내왔다. 

요청 내용은 “나무신문 508호 제3면에 게재된 보도기사의 중앙부에 위치한 산림청장 사진은 개정안 개정과 관련하여 의견조회 등 충분히 의견수렴 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재자의 상징인 궁예를 비유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금일 20시까지 기사를 삭제하여 주시기 바라며, 만일 이행하지 않을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계획”이라는 것.

궁예와 합성된 산림청장 사진이 적절치 않으니 신문지면과 함께 공개된 인터넷 상의 기사를 삭제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최초 전화통화가 있은 지 두 시간이 지나도록 산림청은 민원인의 목소리 보다는 산림청장의 사진에만 눈길을 주고 있었다는 지적이 일어나는 대목이다.

또 ‘충분히 의견수렴 중’이라는 산림청의 장담과는 달리, 법 시행을 늦추는 한이 있어도 간담회나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을 더 거쳐야 한다는 게 지금 산업계 일반의 목소리다.

▲ (좌) 이번에 기사삭제를 요청하며 목재산업과에서 보낸 팩스. 과장 사인이 있으므로 ‘정식 공문’이라는 게 산림청의 설명이다. (우) 산림청의 일반적인 공문 양식.

믿기 힘든 21세기 산림청의 ‘정식공문’ 수준

기사 삭제를 요청하는 ‘정식 공문’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21세기 대한민국 정부에서 보낸 공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팩스로 보내온 공문은 수신자와 발신자가 표시돼 있고, 제목과 내용, 그리고 마지막에 발신자가 한 번 더 크게 표시돼 있으며, 그 옆에 자필 사인이 있을 뿐이다. 이는 산림청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공문양식과 크게 달랐다. <사진 참조>

그래서 나무신문은 팩스 도착과 함께 전화를 걸어온 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것인지, (산림청) 목재산업과에서 정식으로 보낸 것인지”부터 확인했다. 이에 대해 담당자는 “정식으로 보낸 것, 정식으로”라고 답했다.

나무신문은 다시 한 번 “관에서 공문이 이렇게 온 것은 처음이다. 이것이 산림청 목재산업과의 공문양식이냐”고 물었고, 담당자는 “과장의 사인이 있지 않느냐. (사인이 있으면) 정식 공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또 “그럼 이게 (정식공문이므로 개인의견이 아닌) 산림청의 공식입장인 것”이냐는 나무신문의 확인요청에 대해서도 “(목재산업)과의 입장이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기사를 삭제할 의사가 없다는 나무신문의 답변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다.

시행일 연기해야…특정업체 특혜 우려는 기우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등 산업계의 시행령안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몇몇 단체들을 중심으로 간담회나 공청회 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목재협회(회장 강현규)는 검토의견을 통해 “관계 협단체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보다 적극적이고 신중한 시행이 절대 필수적”이라며 “‘시행일 5월29일’을 협의 보완 조정을 거친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협회는 또 “국내에서 생산된 원목 및 그 가공제품에 한하는 것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며 “해외에서 수입된 원목 또는 목재제품일지라도 국내 가공을 거쳐 생산된 제품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다만 국내 가공공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일정비율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한 제품으로 규정하는 등 합당한 제도마련이 필요할 것”이라며 “목재법 15개 품목 및 원목 등 각 목재제품별로 국내 자급도를 비롯한 처해진 상황이 상이함으로 일률적인 비율 적용 및 이행 계획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못 할 것이며, (입법예고된 시행령안) 강행 시 국내 목재시장을 일시에 혼란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사단법인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회장 신두식)는 나무신문의 관련 보도 중 <‘국산목재제품’을 ‘국산 원목으로 만든 제품’으로 국한할 경우, 목질보드류 산업계에 큰 피해를 주고 특정 펠릿 생산업체에 특혜가 될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협회는 해명자료에서 “국내 원목에 REC 가중치 부여를 반대한다면 합판보드업계에 특혜를 지속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전국 210만 산주와 임업인, 원목생산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소비자에서 공급자 위주의 원목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원목에 REC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서 협회는 “국내 목재펠릿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50만톤 정도이나, 신규 사업 추진 중인 대단위 제조시설들의 용량을 합하면 140만톤 정도까지 상승한다”면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성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전체적인 수집비용 하락과 풍부한 원재료로 제품생산이 가능해지므로, 원재료 경합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또 “REC 때문에 목질보드류 생산업계의 원재료 확보 경쟁력이 낮은 것은 아니다”며 “사업 다각화와 진출 다국화를 모색하지 않고 여타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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