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재, 더글라스퍼 산지가격 “심상치 않다”
한옥재, 더글라스퍼 산지가격 “심상치 않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8.04.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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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현지, 연초대비 20%까지 상승…국내, 4월 말부터 제재목 가격에도 반영할 것

[나무신문] 국내 한옥시장의 절대적 목재 공급처인 북미 더글라스퍼(Douglas fir) 원목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연초대비 3월 국내 입고 분 기준으로 15%~20%까지 산지가격이 상승했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가격 강세 시장이 길게는 2년 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원목 수입사들은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10% 정도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제재소에 공급하고 있다. 4월 말에는 나머지 상승분까지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제재소들 또한 4월말 원목가격 상승과 보폭을 같이해 제품가격을 올린다는 생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더글라스퍼 원목 캐나다 산지가격은 말구 30~40㎝(스탠다드급) 17%, 50~60㎝급 15%, 20~28㎝급 18%가 각각 올라간 상황이다. 이들 원목이 우리나라 한옥 시장에서 기둥과 보, 굴도리 등 부자재에 가장 많이 쓰이는 크기의 원목이다.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주택시장 활황에서 찾아지고 있으며, 특히 일본은 지금과 같은 주택시장 활황이 2년은 지속될 것으로 산지는 내다보고 있다. 주로 조경용 방부목 생산에 많이 쓰이는 햄록(Hemrock)은 5% 정도 올랐다.

북미산 원목 전문 수입업체 동우종합목재 이훈종 이사는 “25년 간 캐나다와 미국에서 원목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한 번에 큰 폭으로 산지가격이 올라간 것은 처음”이라며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산지의 가격인상에 대한 요구가 강력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또 “산지에서는 가격 상승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수요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일본의 수요 증가 피크점은 2년 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까지 있다”면서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원목 수입사에서는 충격을 완충시키기 위해 10% 정도 가격 반영을 한 상태이지만 더 이상 버티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4월 말 중으로는 나머지 산지가격 인상분을 국내 시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글라스퍼를 이용한 한옥 및 사찰재 전문 제재업체 신대림제재소 이명옥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 10% 올라간 원목가격을 제재목 가격에 반영하진 않은 상태이지만, 나머지 상승분도 마저 오르면 제재소도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아마도 2차 원목가격 상승이 있으면, 1,2차를 합산해 제재목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은 더글라스퍼의 시장 점유율에 대해 “국산 소나무를 선호하는 사찰이나 문화재 등 시장은 국산재가 20~30% 정도 차지하고 있고, 한옥과 같은 일반 가정집 공사는 더글라스퍼 비중이 90% 이상으로 보인다”면서 “한옥 시장에서 더글라스퍼를 대체할 원목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구조재를 수입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캐나다 제재소들이 돈을 찍어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목재산업 경기가 좋으며, 그 요인으로는 지난해 한국 면적보다 넓은 캐나다 산림이 불탄 것과 미국 주택경기 호황 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무엇 하나 ‘명확한 요인’으로 지목되지는 못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러나 확실한 현상은 캐나다에 의존하던 미국 수입사들이 유럽까지 진출해서 그 지역 가격을 일제히 올려놓고 있으며, 이는 또 러시아 목재가격 상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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