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제약과 산만한 경관 속에서 침묵하는 외관
건축적 제약과 산만한 경관 속에서 침묵하는 외관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4.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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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entium
▲ 남서측 전경.

[나무신문] ‘Silentium(질렌티움)’은 독일어로 우리말로는 ‘침묵’을 의미한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신도시 택지개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의 단독주택군 속에 위치하고 있는 집, 질렌티움. 지구단위계획에서는 도시경관을 위해 건폐율, 용적률부터 건축물의 색상, 지붕형태, 담장의 형태 등을 제시하고 있어 질렌티움은 많은 혹은 오랜(5개월) 설계의 고민 끝에 준공된 지상 3층 지하1층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 동측 전경.

건축정보                        
작품명 : 질렌티움
위치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 68번길 34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251.8 ㎡
건축면적 : 124.95 ㎡
연면적 : 295.58 ㎡
규모 : 지상3층, 지하1층
높이 : 9.9 m
주차 : 2대
건폐율 : 49.62 %
용적율 : 99.22 %
구조 : 철근 콘크리트
외부마감 : 송판노출콘크리트, 3중로이유리
내부마감 : 노출콘크리트, 편백나무
설계 : 윤훤 
시공 : ㈜가우디코리아
설계기간 : 2013. 6 ~ 2013. 10
시공기간 : 2013. 11
~ 2014. 7
건축주 : 최영일
사진 : 윤준환

▲ 지붕 놀이터.

향(向)을 고려할 수 없는 형태와 크기의 택지
이 지역은 여타 신도시와 다름없이 도시계획가에 의해 정의된 고층의 아파트군과 단독주택군 혹은 근린생활시설군의 경관으로 형성돼 있다.

단독주택군이 만들어내는 경관은 일견 아파트군이 지배하는 신도시의 지루한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신도시의 주택가는 자본가와 건축가들의 욕망 속에서 포기될 수 없는 용적의 가치와 대립하며 형태적, 공간적 다양성보다는 유행하는 재료와 색채들의 집합장소가 되어 시각적으로 시끄러운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내부 환경을 위한 향(向)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는 형태와 크기로 분할된 택지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없는 도로 폭과 연계돼 해가 지면 도로 변의 모든 창문에서 거의 동시에 블라인드가 내려지는 기현상을 만들어낸다.

▲ 정면 전경.

외부경관 중화 위한 콘크리트벽
침묵하는 외관을 건축적 전략으로 이 주택의 디자인은 시작하고 있다. 콘크리트 벽으로 정의되어진 단순한 정면은 단독주택지 경관의 중심적 역할로 주변의 어지러운 재료들을 중화시키는 기능을 하도록 계획되었다. 또한 외부에서의 시선을 차단하는 장치로써 사용자가 마음대로 내부의 공간을 취향대로 꾸며나갈 수 있는 경계면인 동시에 환경적으로 서향의 빛을 차단하는 기능을 하도록 정의되었다. 이는 3세대(Generation)로 이루어진 구성원 각각의 취향과 감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건축주가 가족들에게 직접 내부를 꾸며주고 싶어하는 욕구에 대한 경계면이기도 하다.

▲ 지하층 놀이방.

아이들 위한 충분한 공간계획 어려워
구성원이 많은 프로그램으로 인해 많은 부분이 개별 구성원을 위한 방으로 할애되며, 구성원들의 공용공간은 상대적으로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아직은 어린 4명의 자녀들이 뛰어놀기에 충분한 외부공간 및 내부공간의 계획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더라도 법적한계를 최대한 이용해 용적을 채워내야 하는 자본의 논리는 Ground Level에서 외부공간을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 지붕.

지붕과 계단을 가족 공용공간으로
‘Silentium’은 Ground Level의 틈과 자투리를 외부공간으로 구성하기보다 지붕공간을 외부공간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 아이들의 놀이터로 지붕을 정의하고 여기에 이르는 계단을 길로 정의하면서 폭과 높낮이, 경사도를 달리해 어린시절 뛰어놀던 골목길의 끝에 있던 언덕을 형상화했다. 내부과 외부를 가로지르며 장치된 계단은 가족 구성원이 많은 프로그램에서 풍요로운 공용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 2층 거실.

건축가 소개
윤훤 | 디베르카 대표, 건축가

2014년부터 이지은과 함께 D-Werker Architects를 설립해 건축작업을 하고 있으며, 건축작품들을 통해 자본과 공공재, 양면성의 가치를 가지는 건축물의 디자인에 대한 정의를 내려가고 있다. 2014년 안양시 건축문화상 은상, 2016년 경기도 건축문화상 동상, 2017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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