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용집성재 생산부터 목조건축 시공까지 책임진다
구조용집성재 생산부터 목조건축 시공까지 책임진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8.04.0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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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경민산업 주식회사 이한식 대표

[나무신문] 경민산업은 1975년 창립 이래 집성재 전문 제조회사로 성장했다. 1995년에 구조용 집성재의 생산시설을 완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구조용집성재를 생산했으며, 구조용 집성재의 설계, 구조계산 및 설치기술을 국내의 건축설계사와 건축주에게 제공하고 있다. 전문건설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전통 목구조 건축, 목조주택, 내외장공사 분야로 진출하며 구조용 집성재의 접합 철물 개발, 레고형 목조주택 등 기술 및 신공법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 이한식 대표로부터 구조용집성재와 최근 사업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구조용집성재 전문업체로 시작했고 지금도 그렇다. 집성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1975년 원목 오퍼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원목의 사용을 꺼려했다. 그런데 우리는 새로운 수종을 자꾸 국내 시장에 알리고 판매해야 했다. 신제품을 소개하기 위해서 제재를 시작하게 됐다.

이전까지 아파트를 지을 때 라왕을 많이 썼다. 건조를 하지 않아도 비틀림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업체에 제재목을 알선해 주다 보면 건조가 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었다. 목재 건조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그래서 시범으로 우리는 목재건조장을 만들었다. 그것이 계기가 돼 목재 건조를 하게 됐고, 또 하다 보니 가공도 하게 됐다.

1990년대 초, 중소기업으로서, 국내 목재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졌다.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를 하기로 했다. 그것이 구조용집성재였다.

구조용집성재 생산 뿐 아니라 이것으로 주택도 지었다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조용집성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95년, 국립산림과학원은 국산목재를 사용해 전시관을 짓기 위해 적임자를 찾고 있었고, 구조용집성재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 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생산한 구조용집성재를 이용해 산림과학원 전시관을 우리가 직접 지었다. 전시관이 완공된 후 이것이 홍보가 되면서 조금씩 우리의 구조용집성재가 알려지게 됐다.

구조용 집성재 제조의 핵심기술은 무엇인가
접착과 강도다. 어떤 접착제를 사용하는가? 온도와 압력, 습도, 계절에 따른 다양한 조건,  용도에 따른 조건 등등이 고려돼야 한다. 

구조용 집성재의 장점은
강도가 우수하다. 일반목재에 비해 1.5배 정도 강하다.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에 변형이 적고 함수율 12%를 유지하기 때문에 부패나 충해가 없다. 공해나 재해 등에 강해 장수명 건축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기볍고 치수가 정확해 시공 또는 해체가 용이하다.

용도 측면에서 봤을 때 형상 치수의 제한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통직의 평보부터 곡선을 나타내는 아치보까지 다양한 형상의 부재 제조가 가능하고, 대규모 목조건축에서 필요한 장스판(10~50m) 부재 생산이 가능하다.

구조용집성재의 설계, 구조계산 및 설치기술을 건축설계사와 건축주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한 기술들을 이렇게 제공해도 되는 것인가
한국건축가들이 구조용집성재 목구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가 생산하고 시공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설계를 도와줌으로써 우리의 구조용집성재를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다.

사업분야가 다양하다. 경민산업의 사업영역은
구조용집성재 생산 및 구조용집성재 건축분야, 전통 목구조 건축분야, 목조주택분야, 내외장공사 등 크게 네 개의 부문에 걸쳐 있다.

구조용집성재를 이용해 전시관·박물관 등의 산업시설, 상가·공장·대형창고 등의 상업시설, 골프장·리조트·경기장 등의 레저시설, 종교시설, 학교 및 교육시설, 고량시설, 파고라·케노피·야외무대와 같은 조경시설 등을 짓고 있다.

또 전통 목구조 건축분야의 사업으로 문화재 보수 및 보강, 신한옥 등의 건축도 하고 있다.

특히 신개념 조립공법에 의한 구조용집성재를 이용한 한옥은 전통한옥의 멋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첨단 자동화 가공시스템을 통해 미리 한옥부재를 공장에서 정밀기계 가공해 수작업 위주의 가공에 비해 인건비가 절감되고 시공시간을 단축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펜션과 타운하우스, 전원주택 등 목조주택도 짓는다. 목조주택은 경량목조주택, 통나무주택, 기둥-보구조 공법주택 등이 있다. 외부처마공사·난간대·리모델링·바닥데크·칸막이·외벽 사이딩공사 등 내·외장 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목구조 외장공사는 다소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현대 건축물의 외부를 친환경적이고 따뜻한 느낌으로 탈바꿈시켜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최근에 건축박람회에서 레고형 목조주택을 선보였다. 어떤 주택인가
‘HBE 시스템 하우스’라고 하는데, 구조용 집성재 레고형 패널을 하나씩 끼워가면서 집을 짓는 독일식 신공법이다. 2014년부터 해 오고 있다. 

규격화된 목재패널을 이용해 골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천후 시공이 가능하고, 가공과 조립이 간단해 공사기간이 짧다. 또, 구조체가 직접 외기에 접하지 않게 보호해 단열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목재의 두께가 두꺼워 층간 소음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장에서 목재 재단으로 인한 분진이 없고 자재의 로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시공시간이 짧아 132.2㎡ 크기의 주택 골조를 1주일이면 세울 수 있고, 줄어드는 시간만큼 인건비 감소 효과가 있어 건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친환경 주택일 뿐만 아니라 유럽산 스프루스를 사용해 짓는다. 물론 고객이 원하는 수종으로 주택을 지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레고형 목조주택은 100% 목재를 사용해 짓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거주자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좋은 집이다.

생산제품 중 내화집성재는 어떤 목재인가
내화집성재는 화재 발생시 표면의 일부가 타서 탄화층이 형성되면 내부의 건전목재 부위를 외부의 화재로부터 보호하게 되고 내부의 재질에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필요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내화집성재는 종교·교육·주거·산업·상업·레저·교량시설 등에 사용된다.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금까지는 기술개발에 많은 자금과 시간을 투자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여러 해 동안 애써 개발해 놓으면 다른 업체들은 너무 쉽게 따라온다.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서의 메리트도 없다. 연구개발비의 지원을 받으면 그것은 또 우리의 것이 되는 게 아니다. 관리가 너무 엄격해서 힘들다. 차라리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다.

시장은 가격에 따라 움직인다. 사실, 우리는 캐퍼의 50% 이상을 생산해 본 적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크지 않아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고, 생산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며, 수입제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운영해왔다. 기억에 남는 어려웠던 일은
항상 어려웠다. 우리가 구조용집성재를 처음 시작할 무렵 구조용집성재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집을 지었다. 지붕구조가 박공이었는데 굉장히 불안했다. 당시 아주 큰 태풍이 불어닥쳤는데, 지붕이 날아갈까 봐 잠을 못 잤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구조적인 것을 잘 모를 때였고, 외국업체의 도움을 받아 짓기는 했지만 처음 작품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그 이후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때면 늘 불안하고 걱정스러웠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영암에 위치한 F1 경기장에 큰 목교를 지었다. 다리의 길이는 50미터 이상이었다. 그곳은 바람이 많은 곳이고, 공사할 위치에서 70여 미터 쯤 떨어진 곳에서 축조해 그곳으로 옮겨 놔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공사기간도 짧았다.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개월이었다. 휴일은 물론 추석 명절까지 반납하고 새로운 공법을 적용해서 지었다. 준공 후 외국 관계자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그 이후 더 큰 자신감이 생겼다.

올해 계획과 목표, 중장기 사업계획은
지금까지 큰 프로젝트, 큰 시장 위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는 작은 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려보려고 한다. 최근 중목구조와 CLT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어 앞으로 우리도 이 부문에 집중하고자 한다. 하지만 우리 단독으로 하기보다는 전문 시공사와 협력 체제를 구축해서 추진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가 자재부터 골조공사까지 담당하면 시공사가 그 이후의 공정을 담당하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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