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에서 죽는 나무 백두에서 살리자
한라에서 죽는 나무 백두에서 살리자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8.04.0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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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림정책연구회, “멸종위기 구상나무 백두산에 옮겨 보전하자”
▲ 고사된 고산지역 침엽수.

[나무신문] 멸종위기에 있는 우리나라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을 남북 간 수목교류로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4월27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 등 본격적인 해빙무드로 접어든 남북관계를 이용할 적기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등 침엽수종이 계속되는 지구온난화 여파로 멸종위기에 처해짐에 따라, 이를 보전하고 복원하려는 사업이 산림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빙하기 이후 북쪽이 아닌 높은 산 위로 올라간 일부 나무들은 산꼭대기에 섬처럼 고립된 것. 때문에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지면서 서식지가 아예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구상나무의 경우 현재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 일부에만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홍성각 명예교수.

이에 대해 (사)한국산림정책연구회(회장 이경준) 홍성각 지도위원(건국대 명예교수)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높이가 높은 백두산 지역에 구상나무를 옮겨 심으면 보전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에서 일정 규모의 땅을 제공받아 남한 고산지역 침엽수를 심어서 보전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지도위원은 또 “문재인정부 들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등 남북한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며 “나아가 남한에서도 땅을 제공해서 북한지역 나무들로 숲을 조성하는 ‘남북 간 수목교류’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준 회장은 “백두산은 2700미터가 넘기 때문에, 남한에서는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는 구상나무를 옮겨 심어 보전하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 산림녹화 기여뿐 아니라 남북 간 종자교류 등 다양한 산림분야 남북협력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림청은 최근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복원 사업을 위한 제3차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와 올해 계획을 공유하고, 복원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산림청에서 실시한 강원 동북부 20개 주요 산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분비나무 고사목 발생률은 평균 16.6%, 가문비나무는 평균 2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의 위성영상 비교·분석 결과, 우리나라 고산지역 침엽수림 면적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영향으로 1990년대 중반에 비해 약 2000㏊ 이상(약 25%) 감소했다.

이종건 산림보호국장은 “산림청은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보전과 복원을 위해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복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체계적인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올해 한라산, 지리산 등 잔여 산지에 대한 2차년도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연내 전국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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