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 보드산업의 과제
합판 보드산업의 과제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8.02.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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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신(新)기후체제에 대비한 합판·보드산업의 현황과 과제 7 -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
▲ 정하현 상무(사)한국합판보드협회

불법벌채 목재 및 목제품 교역제한제도 도입
[나무신문 |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 2016년 12월에 국제산림연구기관연합(IUFR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의 원목과 제재에 관련된 불법벌채목재의 무역액은 세계에서 63억달러이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33억달러(52%), 다음으로 베트남이 8억달러(12%), 인도가 6억달러(9%), EU가 5억달러(7%) 등으로 되어 있다. 또한 불법벌채목재는 주로 동남아시아(35억달러), 러시아(13억달러), 오세아니아(7억달러), 아프리카(5억달러), 남미(4억달러)로부터 수출되고 있다고 한다. 

산림에 대한 불법벌채는 목재생산국 산림의 감소 및 열화와 산림생태계의 파괴를 초래하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불법벌채된 목재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적법하게 생산된 목재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감축과 관련하여 UN산하기관인 녹색기후기금(GCF)의 국제기구를 송도에 유치한 바 있으며, 파리협정에서 2030년 전망치대비 37%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약속한 국가로서 불법벌채목재 교역제한제도의 도입은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목재수요의 8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러시아 등의 자원보유국에서는 자국내 목재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원목수출을 금지 및 제한해 오고 있다. 이에 더해 이들 국가들은 일부 불법으로 벌채된 원목을 가공하여 수출함으로써 목재자원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목재산업은 산업경쟁력 면에서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특히, 합판산업은 '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수입된 원목을 가공하여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 한 경위가 있으나 '70년대말 이후 자원보유국의 원목수출제한과 불법벌채목재로 인한 불공정 무역행위로 인해 국내 합판산업이 출범한 이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지구환경보전과 국내 목재산업보호 차원에서 금년 3월20일에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불법벌채목재 유통제한제도’를 도입하였고 2018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반드시 합법적으로 생산된 목재 및 목재제품만 수입될 수 있도록 세관장 확인대상 수입물품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세관장 확인대상 수입물품으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수입되는 목재제품을 사후 관리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반대로 원목 및 단판을 100% 수입에 의존하여 가공하고 있는 국내 합판산업은 법을 준수하지 않고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입제품과의 경쟁에서 한층 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불법벌채목재 교역제한제도 도입은 산림파괴 근절로 지구온난화방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통해 목재산업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해외에서는 미국은 2008년에 Lacey Act를 개정하여 불법으로 벌채 된 목재 등의 거래 및 수입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또한 EU는 2013년 3월에 ‘EU목재 규칙’을 시행하고 불법으로 벌채된 목재가 시장에 출하되는 것을 금지하고 사업자가 출하함에 있어서 적절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각국에서는 관계 법령을 정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호주에서도 같은 취지의 법률이 2014년 11월에 시행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인도네시아가 2016년 1월에 시행하였고 일본이 2017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합판수요 확대 방안 
마루판용 합판소재(대판) 공급 확대

지금까지 마루판용 대판은 마루판을 제조하고 있는 합판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불법벌채단속 강화와 더불어 천연목재의 고갈로 마루판 대판의 수급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웃 일본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환경에 대응해 왔으며 최근에는 국산 침엽수로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합판대판에 박판 MDF를 부착하거나 MDF 성능을 개선하여 MDF만을 활용한 강마루 형태의 시트부착 마루판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앞에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마루판용 대판(합판) 수요는 강마루판을 포함하여 20만㎡로 추산하고 있다.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마루판 대판을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침엽수의 단점을 보완·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한 연구를 국립산림과학원과 대학 연구소, 마루판업계와 연계하여 추진해 나가야 한다.

목조주택용 수요 개발 및 목조주택보급 확대
2000년 중반 이후 목조주택착공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목재주택 착공이 2005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2천호를 밑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1년에 1만호를 상회하였고 2016년에는 14945호를 착공하여 1만5천호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주택착공 호수(657,956)호와 비교하면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23>

▲ <그림 23> 목조주택 착공 추이

한편, 목재이용을 가장 많이 확대할 수 있는 부분은 목조 건축물이지만, 우리나라 건축물은 98.5%(연면적 기준)가 철근 및 철골조로 목구조 건물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목조주택 자재는 대부분 수입제품 사용 -국산 목재제품 활용 도모해야]
또한,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자재는 대부분 캐나다와 일본 등 수입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벽과 바닥, 지붕 등의 면재(面材)는 합판이 아닌 OSB가 사용되고 있다. 목조주택을 짓는 주택업자의 대부분은 합판이 OSB보다 물성 등 여러 성능면에서 좋은 점은 알고 있으나 가격적인 면과 구조적인 면재로서의 시공사례가 없어 합판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주기적으로 OSB가격이 합판가격보다 높을 때에도 이용하는 특성 때문인지 OSB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일본에서 도입되는 목조주택의 경우에는 자국산 합판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본 재래공법 목조주택의 목재사용량 조사에 의하면, 목조축조공법주택의 상면적 1㎡당 목재사용량은 0.22㎥ 정도로 그 가운데 합판류가 14.7% 정도 차지한다고 하였다. 단독주택 100㎡(약 30평)의 경우, 1호당 22㎡ 정도 목재가 사용되며 합판류는 약 3.2㎥ 정도가 사용된다. 2016년 목조주택착공 연면적인 1346천㎡에 적용하면 29만6천㎥ 목재가 사용되었으며 그 중 합판류가 4만3천㎥ 정도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조주택 착공수준을 현재 1만호 수준에서 5만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현재 목재주택으로 사용되는 목재량이 20만㎥에서 100만㎥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며 그 가운데 합판류는 15만㎥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관점에서도 목재이용을 통한 선순환구조의 구축은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지만 시장구조자체가 국산재 혹은 국산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되지 않으면 안된다. 

공공건축물에 대한 목재이용 의무화
지난 6월 산림청에서는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공공건축분야에서의 목조건축 활성화 방안 등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이러한 토론의 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법률제정까지 이루어지도록 학계와 업계 모두 관심이 필요하다. 

일본은 목재이용을 추진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방지, 순환형사회 형성, 산림의 국토보전과 함께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공헌한다.”라는 목적으로 “공공건축물 등에서의 목재이용의 촉진에 관한 법률“을 2010년에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를 추진하기 위해 공공건축물에 가능한 한 ‘목조화, 목질화’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여 정부가 솔선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저층 건축물은 원칙으로써 목조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자재로서의 강도나 내화성능 등의 안정성을 확보해야하며 건축기준법 등의 관련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공공건축물에 목재이용 확대는 목재문화를 보급 확대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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