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질보드 산업 전세계에서 ‘활활’…우리 생산기반은 ‘휘청’
목질보드 산업 전세계에서 ‘활활’…우리 생산기반은 ‘휘청’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7.12.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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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계 MDF 시장 2001년 대비 230% 성장…“산림청, 산토끼 쫓다가 외양간 황소 잃을 수 있어”
▲ 11월28일 제9회 한국 합판·MDF·파티클보드 심포지엄이 열렸다.

[나무신문] ‘산토끼 쫒다가 집토끼 굶겨죽이는 어리석은 촌극’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산림청의 산림바이오매스 활성화 정책의 문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집토끼 굶겨죽이는 수준이 아니라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황소를 잃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산림청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미적용 품목인 원목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REC 가중치를 상향조정함으로써 국산 목재펠릿의 활용기반을 마련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산림청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REC 가중치가 높아질 경우 원목 가격은 톤당 14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계산되고 있는데, 현재 가격에서 2배 정도 오른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근소한 차이의 가격 경쟁력으로 ‘거의 100%’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산 MDF가 ‘거의 100%’ 수입산으로 대체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고, 이는 또 생산업체당 수백 명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시나리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MDF처럼 목질보드 산업은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 번 무너진 산업을 다시 일으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나무신문 491호 21면 「국산 원목, 제재 펄프 MDF 등 “물질 활용이 먼저다”」 참조>

이와 같은 내용이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는 문제의식의 골자다. 그런데 이보다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MDF 등 목질패널 산업이 세계적으로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활황산업이라는 것.

다시 말해 우리 목질보드류 산업이 지금 망가지면, 국내 시장을 외산에 내주는 수준을 넘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기술력이 원천적으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지난 11월28일 열린 제9회 한국 합판·MDF·파티클보드 심포지엄에서 한국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가 발표한 ‘합판·보드산업의 현황과 과제’ 중 세계 목질패널 생산량 추이를 살펴보면, 섬유판(MDF)은 2001년 3500만6000㎥ 생산량을 보였던 것이 2006년 6900만1000㎥, 2011년 9500만9000㎥, 2016년 1억1900만㎥의 생산량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16년 기준으로 2011년 대비 24.1%, 2006년 대비 72.2%, 2001년 대비 무려 234.0% 증가하고 있는 수치다. 파티클보드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1.4%, 9.0%, 41.0% 올라갔다. 합판도 39.2%, 76.1%, 165.3% 상승했다. <표 참조>

특히 MDF는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져서 2016년에 6412만8000㎥를 생산하며 전세계 생산량의 63.9%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섰다. 뒤를 이어 미국 독일 터키 러시아 태국 등이 뒤를 잇고 있으며, 아시아 지역이 전세계 생산량의 82.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9위다.

▲ 주제발표 하는 한국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신기후체제에 대비한 합판보드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에서 오후 1시부터 5시40분까지 열렸다. 

주제발표로는 △한국합판보드협회 정하현 상무의 ‘한국 합판보드산업의 현황과 과제’ △산림청 목재산업과 노상우 사무관의 ‘목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산림정책’ △일본삼림총합연구소 시부사와 다츠야 박사의 ‘일본의 합판 규격과 품질 기준’ △한국임업진흥원 권오복 센터장의 ‘신기후체제에 대응한 산림과 목재산업의 역할’ △엔베스트 이병진 대표 ‘국내산 산림바이오매스의 효율적 활용 방향’ △선창산업 문영식 상무의 ‘합판산업의 국산재 활용방안’ △국립산림과학원 이민 연구사의 ‘목질판상재의 신용도 개발 연구’ 등이 있었다. 발표 이후 한국임업진흥원 박종영 박사를 좌장으로 종합토론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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