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장이나 한국임업진흥원장이나 “그 나물에 그 밥”?
산림청장이나 한국임업진흥원장이나 “그 나물에 그 밥”?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7.10.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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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허덕이면서 ‘산피아’ 기관장 월급은 ‘쑥쑥’…수십억 성과금 잔치도 ‘펑펑’
산림청 주최 목재산업박람회와 경쟁하는 코리아우드쇼에 쓴 돈도 무려 ‘억소리’
“세금으로 식당 차려놓고 경쟁 식당 홍보하는 격”…“제 돈이라도 이럴까? 한심”

▲ 산림청 국정감사가 최근 대전 정부청사에서 열렸다. 김재현 산림청장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동안 김남균 한국임업진흥원장(오른쪽)이 준비해 온 답변 자료를 급하게 챙겨보고 있다.

[나무신문] 김재현 산림청장이 최근 열린 산림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두고 국회의원들의 한낱 ‘정쟁’으로 폄하하는 듯 한 발언으로 국정운영을 위한 기본소양마저 의심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산하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의 행태 또한 공공기관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산피아’들의 천국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나무신문 487호 06면 07면 「돈 많이 쓰고 효과 적은 산림정책…산하기관은 ‘산피아’ 천국/산림청이 재선충 확산에 한몫…미세먼지 덩어리 목재펠릿/김재현 산림청장은 ‘우린 별일 없이 끝났다’…국정감사를 ‘정쟁’으로 폄하하는 듯한 발언도…학생 가르치나, 국정운영 기본 소양 의심돼」 참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이 한국임업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업진흥원이 지난 2013년 이후 올해까지 산림청 차장 출신 기관장의 연봉은 57.65%, 역시 산림청 과장출신 상임이사(총괄본부장)는 43.0% 인상했다”면서 “반면 비정규직인 계약직(일반+무기)은 겨우 215만8000원에 불과하다. 특히 사무원과 컨설턴트, 조사분석원(가급)은 4년째 급여가 동결돼 최저생계비 수준인 124만7000원에서 145만4000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에 인색하고, 홀대 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더구나 김 의원에 따르면 임업진흥원은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부분에서 1억5800만원과 10억8900만원의 적자와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억2200만원과 5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수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산림청 퇴직공무원들이 임원을 차지한 공공기관에서 밥그릇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관장인 원장은 올해 연봉 1억2659만원에 경영평가성과급 5514만6000원 등 총 1억8173만6000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5년 사이에 연봉총액이 57.6%가 증가한 것. 

최근 경영상황을 감안하면 임원진의 급여는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또 2년 연속 적자에도 경영평가성과급은 꼬박꼬박 지급 받았다.

아울러 상임이사(총괄본부장)는 같은 기간에 43.06%가 상승해 올해 기준 연봉 1억127만2000원, 상여금 4411만7000원 등 총 1억4538만9000원을 받고 있다.

반면 2013년 이후 올해까지 5년 간 임업진흥원의 4급 일반직원의 평균연봉은 2.11%(67만1000원), 5급은 6.98%(174만9000원) 정도만 인상됐다. 더욱이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2013년에 비해 올해 연봉수준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처럼 신입사원과 4급, 5급 등 하위직 일반직원의 연봉은 거꾸로 낮아지고, 사무원, 컨설턴트, 조사분석원 등 비정규직 직원들은 몇 년 째 기본급이 동결되고 있는 가운데, 기관장과 상임이사 임원은 경영평가성과금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같은 기간에 최소 43%에서 최대 57%까지 인상되는 기형적인 임금구조를 갖춘 것. 

이뿐만이 아니다. 기관장인 원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업무추진비 총액이 1425만원에 달했는데,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579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던 2013년도에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전년대비 24.7%가 증액시킨데 이어, 작년에도 전년대비 21.4% 각각 증액시켰다. 

여기에다가 기관장은 월 렌트비가 134만원, 주유비 등 연간 유지비가 1148만원에 달하는 2016년식 제네시스 승용차를 제공받고 있으며, 파견업체 소속인 운전전담 직원 인건비로도 지난해 기준 3710만원이 지급됐다. 

한편 현 임업진흥원장은 산림청 국립수목원장과 국유림관리국장, 산림정책국장을 거쳐, 산림청 차장을 끝으로 퇴임해 박근혜 정권시절인 지난 2013년 9월에 원장에 선임된 산림청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또 황 모 상임이사(총괄본부장)는 산림청 산림복지기설사업단 시설과장과 백두대간수목원 조성사업단 기획팀장 등 산림청 서기관 출신. 이른바 ‘산피아’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산림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성과와 실용화, 임산물의 생산·유통·정보제공 등을 통한 산림소득증대 및 산업화 촉진을 위해 2012년 1월26일에 개원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임업진흥원 소속 임직원 가운데 연봉 1억원 이상 급여자는 총 13명에 달한다. 기관장과 상임이사와 별도로 1급 5명, 2급 6명이 이에 해당됐다.

임업진흥원 소속 전체 임직원 가운데 10.3%에 해당하는 이들 13명의 억대연봉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총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15억8477만원. 이들 13명에 지급한 인건비 총액이 전체 총인건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2%에 달했다. 

아울러 2016년 기준으로 일반직원 신입사원들의 평균연봉을 보면 △5급 신입사원이 2306만7000원 △4급 2980만8000원 △3급 4328만4000원이다. 올해 기준으로 일반직원의 평균연봉 수준은 △1급 7802만3000원 △2급 6441만1000원 △3급 4599만1000원 △4급 3천232만9000원 △5급 2678만3000원이다. 

한편 2012년 이후 임업진흥원 소속 일반 직원들에게 지급한 일반성과금(내부성과금)은 총 51억1284만2000원, 특별성과금(경영평가성과금)은 5억3090만2000원이다. 연봉 외에 일반직원들은 성과금으로도 총 56억4374만4000원을 지급받았다.

일반직원들은 급여 이외에도 별도로 맞춤형 복지제도로 1인당 85만원, 종합건강검진 15만원을 지원 받았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전 직급 일률적으로 자녀 학자금으로 174만3000원을 지원 받았다. 

반면 계약직(일반+무기)인 비정규직 직원들의 평균연봉 수준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1932만5000원 △2014년 1799만1000원 △2015년 1887만원 △2016년 1974만4000원 △2017년 2015만8000원으로 5급 신입사원보다 훨씬 적다.

임업진흥원 비정규직 직원의 급여 수준은 기관장인 원장의 연봉총액보다 9배나 적은 수준이다. 특히 2014년 이후 비정규직 가운데 사무원은 124만7000원, 컨설턴트 145만4000원, 조사분석원(가급) 124만7000원, 특별인부(가급) 145만4000원으로 그야말로 한달치 급여치고는 쥐꼬리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017년도 기준으로 1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99만1759원이고, 2인 가족 기준은 168만8669원, 4인 가족은 268만428원이다. 이처럼 임업진흥원의 비정규직의 급여수준은 부부끼리 사는 2인 가족의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게 김철민 의원의 지적이다.

임업진흥원은 2017년 8월 현재,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인 조사분석원을 비롯해 58명이다. 정원은 현재 기관장을 비롯한 임원 3명과 1급 9명, 2급 22명 등 193명이다. 올해 예산규모는 556억3400만원. 재원별로는 국고보조금이 210억1500만원, 수탁사업 등으로 346만19000만원이다. 

김철민 의원은 “임업진흥원이 당초 설립취지와 목적을 망각한 채 산림청 퇴직공무원들을 별칭하는 이른바 ‘산피아’ 세력이 자리를 차지한 채 ‘밥 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더 이상 산하 공공기관이 산림청 퇴직공무원들의 자리 만들기 차원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면서 “더구나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사정을 감안하면 임원 등 상위직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매년 급여수준이 거꾸로 낮아지는 하위직은 물론 2인 가족 기준의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책을 정책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임업진흥원은 지난 2014년부터 16년까지 3년 간 (사)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주관 목재산업박람회에 참여해 8683만1670원을 사용하고, 같은 기간 (주)미디어우드 주최 코리아우드쇼에서는 1억401만5000원을 썼다고 최근 정보공개 했다.

목재산업박람회는 산림청이 주최하는 목재 전문 전시회인데, 최근 산림청과 산하기관 및 단체들이 경쟁관계에 있는 코리아우드쇼에 오히려 힘을 더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고 있다.<관련 기사 나무신문 482호 8면 「산림청이 목재산업박람회를 역차별 한다?_업계 일각선 ‘경쟁업체 도와준다’ 불만도…전시회 참가실적 살펴보니 ‘역시’」 참조>

이에 대해 총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식당을 차려놓고 자신들은 메뉴도 같은 옆 식당에서 밥 먹고 회식하면서 그 집을 맛집이라고 홍보해 주는 격”이라며 “나랏돈을 자기 돈처럼 소중이 여긴다면 일어나기 힘든 한심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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