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지붕 아래 모든 것을 담아내다
하나의 지붕 아래 모든 것을 담아내다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7.10.2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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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한지붕
▲ 외관. 하나의 지붕_작지만 넓은 지붕.

[나무신문] 거제도 대봉산을 배경으로 가장 높은 곳에서 농촌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거제 한지붕’은 30대의 젊은 부부와 두 아이를 위한 단독주택이다. 많지 않은 예산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작지만 큰 집’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35평정도의 면적으로 건축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의 여러 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나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 1층 도면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면
대지면적
 : 397㎡
건축면적
 : 78.93㎡
연면적
 : 127.61㎡
건폐율
 : 19.88%
용적률
 : 32.14%
설계
 : 유타건축사사무소(02-556-6903 )김창균, 최병용, 채진욱
사진
 : 김용순

▲ 2층 도면

자재정보                                
내벽마감재(벽지 또는 페인팅) : 규조토 마감
바닥재 : 마모륨
천장재 : 규조토
계단재 : 자작나무
방문 : 자작나무 제작도어
가구 : 외부업체
데크재 : 방킬라이
지붕재 : 칼라강판
외벽 : 청고벽돌
창문 : 알파칸 PVC 3중유리

▲ 계단_시각적인 연계.

계단의 진화·공간을 확장시키다
‘작지만 큰 집’을 만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개념은 1층과 2층의 시각적인 연계로 설정했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2층 주택의 경우, 계단실을 콤팩트하게 구성해 면적을 최소화하고 다른 부분에 면적을 더 할애하는 것이 보통이나, 거제 한지붕은 계단을 단순한 수직이동 동선이 아닌 거실의 경사진 형태로 해석해 1층의 주요공간인 거실과 2층의 주요공간인 가족실을 적극적으로 연결했다. 이러한 구성은 작은 면적의 거실과 가족실에서 보다 넓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주택의 주요공간인 거실에서의 개방감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계단_가족실과 거실의 적극적인 연결.
▲ 계단_가족실과 거실의 적극적인 연결.
▲ 계단_가족실과 거실의 적극적인 연결.

경량목구조 이용, 다층의 입체 공간 만들다
2×6와 2×10을 이용한 경량목구조는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 콘크리트구조에 비해 시공이 용이하고,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소규모 주택을 설계할 경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주요레벨인 1층과 2층에 다락까지 더해 3개의 층을 기본으로 하고 1층에서는 거실과 주방·식당 영역을 레벨차를 두고, 2층에서는 안방과 안방다락에 단차를 두어 총 5개의 레벨을 두었다. 이는 각 영역이 가지는 성격을 보다 명확하게 부여하고, 공간 안에서의 입체적인 경험을 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특히 아빠의 전용공간인 안방다락 매스를 거실의 상부에 배치해, 거실에서는 마치 작은 건물이 관입된 모습을 연출하고 다락창을 통해 거실을 내려다 볼 때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 경량목구조_다양한 레벨차이.

외부공간의 적극적 활용 유도하는 전이공간 - 툇마루 & 테라스
아파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코니는 원래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연결하는 전이공간으로서 현관을 통해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쉽게 외부공간을 접할 수 있는 훌륭한 매개공간이다.

아파트의 발코니는 폭이 법적으로 1.5m이내이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해 테이블을 놓고 차를 마시는 등의 행위가 불가능해 대부분 창고의 대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단독주택이기에 때문에 법적면적을 초과하더라도 이러한 전이공간의 설치가 가능하다. 거실에서 연결되는 툇마루는 지붕이 있어 여름철에는 거실의 확장이 가능하고 비가 와도 사용가능하며, 2층 가족실에서 연결되는 2층의 테라스는 넓직한 만큼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가능하다. 이는 주거환경에 다양성과 쾌적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 툇마루와 테라스 외부공간을 접하는 매개공간.
▲ 툇마루와 테라스 외부공간을 접하는 매개공간.
▲ 툇마루와 테라스 외부공간을 접하는 매개공간.

커다란 지붕 밑에 자연스럽게 담아낸 공간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뒤로는 대봉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탓에 외부형태는 자연과 어울리며 주변과 이질감이 없도록 디자인이 되어야 했다.

내부공간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드러나는 모습 또한 아름다워야 한다.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거대한 판의 형태를 접는 방식을 통해 지붕을 구성하고 단부와 천정부분을 동일한 재료로 마감해 요소를 강조했다. 칼라는 짙은 회색을 사용해 주변의 자연과 차분하게 어울리도록 했다. 

▲ 외관. 하나의 지붕_작지만 넓은 지붕.

한지붕-경상남도 우수주택 선정
설계·감리자의 입장에서 거제도라는 먼 거리를 현장답사, 설계미팅, 감리 등의 업무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모두의 노력으로 프로젝트가 무사히 마무리 되었고, 운 좋게도 준공 후에 경상남도 우수주택으로 선정되어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설계를 하면서 상을 받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무엇보다 기분 좋은 일은 건축주 가족이 이 주택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건축주가 시간이 갈수록 집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가꾸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건축가 소개 | 김창균  유타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 서울시 공공건축가

1971년생.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해병대사령부 건축설계실, 에이텍건축 등에서 손 도면으로 시작해 건축설계뿐 아니라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며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6년 (주)리슈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를 거쳐 2009년 UTAA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한국건축사).
현재 (주)유타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며, 2011년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했다.
남산공원 화장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서울시립대학교 미디어센터 리모델링과 삼청 가압장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일상의 중·소규모 건축물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 재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주요 작업으로 포천 피노키오 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삼청가압장, 수원 상가주택(The Square), 울산 간절곶 카페0732, 운중동 단독주택(도시채), 세종 단독주택(하품집) 등이 있다.
2013년 한국농촌건축대전 본상(보성주택)과 목조건축대상(서울시립대학교 휴게홀), 한국리모델링건축대전 특선(피노키오) 등을 수상했으며, 2016년 서울시장 표창장(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을 받았다.
저서로 <집짓기 바이블>, <집 집짓기 전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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