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인 건강한 집을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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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인수 기자
  • 승인 2017.10.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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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되살리는 한국의 전통미장기술』
▲ 자경전 꽃담을 재현한 미국 코리안벨가든 정원의 담장.

[나무신문] 우리의 전통미장은 흙과 나무, 풀 등을 이용한 환경친화적인 기술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과 서양의 건축기술이 도입되면서 우리의 전통미장기술은 사라지고 있다.

필자는 40여 년의 현장 경험과 의궤를 바탕으로, 단절된 전통미장기법의 올바른 계승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서문에서 저자는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 전통미장에 대한 건축인들의 관심 부족이다. 현대 건축인들은 우리 전통미장에 대한 이해 부족과 함께 저비용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경제논리에 함몰돼 있다. 이러한 결과로 전통미장기법이 전승돼야 한다는 내재적 의식만 있을 뿐 실제 시공 현장에서는 진정성 있는 결과물로 생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금 현장에서 일하는 장인들뿐만 아니라 학계, 전문가들도 현대재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전통미장 작업이 어렵다”고 말한다.

전통미장은 단순한 흙손질 기술이 아니다. 미장재료의 물성, 재료의 배합, 작업 현장의 기후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작업을 하는 건축기술이다. 그런데 시공상 어렵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통방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소중한 우리 전통문화유산인 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보존· 계승하는 것은 난망한 일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가다가는 머지않아 우리는 전통미장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물론 이 책에 기술된 내용만이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으며, 또 그렇게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선대 장인들이 했으니 모두 잘되었다고 믿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전통기술은 시대 변화와 장인들에 따라 기법의 차이가 있으며, 때론 서로 다른 기법의 장점과 단점들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학적 사고와 접근으로 구조적으로 안전한지, 요구되는 성능과 기능은 충족되는지, 심미적인 면은 고려되었는지의 내용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저자 김진욱은 이 책의 첫 章에서 한식미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식미장은 흙·석회·나무·돌·볏짚·풀 등의 재료를 사용해 중깃을 넣고 외를 엮어 초벽을 치고 마감을 하며, 양성바름, 앙토바름, 담장공사, 화방담을 쌓거나 석회 또는 흙다짐을 하고 구들 놓는 일을 전통기법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미장공을 니장(泥匠)이라 하고 일부에서는 토수(土手)라 부르기도 했는데, 두 이름의 공통점은 흙을 다룬다는 것이다. 구한말까지 니장으로 부르다가 일제강점기에는 현대미장을 뜻하는 미장(美匠, plastering)과 전통미장을 뜻하는 니장을 혼용해 사용했다.

요즘은 전통미장을 한식미장이라 하고, 현대식 미장은 미장으로 구분해 부른다. 국가기술자격시험도 전통미장 부문은 ‘한식미장기능자’로, 현대건축 부문은 ‘미장기능사’로 나눠 실시하여 전통미장과 현대미장을 구별하고 있다.

이렇게 한식미장과 현대미장을 구분하는 것은 현대미장공이 전통미장을 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경성 재료인 시멘트 재료 중심의 현대미장기법과 기경성 재료인 흙과 석회 재료 중심의 전통미장기법은 그 사용기법과 적용 범위가 다르다. 또한, 현대건축에서는 기능이 전문화·세분화돼 조적·미장·방수·타일·난방공사가 구분되어 있지만, 전통미장에서는 이와 같은 공종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저자는 “전통미장기법은 전통건축과 현대건축을 구분하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며, 친환경재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친화적 건축을 추구하는 현대에 있어서도 그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문화재나 전통가옥 보수·복원작업 시에는 진정성 있는 원형보존의 원칙에, 신건축 시는 안전하고 사용에 편리하면서 미적이며 환경적으로 유익한 전통미장기법을 적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한옥마을 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한옥마을이나 ○○한옥호텔 등 대부분은 외형만 전통한옥일 뿐 속내는 판넬에 현대식 재료인 퍼티나 본드, 백색 시멘트, 백색 줄눈용 모르타르를 발라 마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공방법으로 지어진 건물을 한국식 전통건축이라고 하면서, 외형만 번듯하고 시공재료나 시공방법 등의 내적인 정체성은 잃어 가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식 전통건축의 모습이다.
이런 일이 일반화되면서 한국의 전통미장기술은 외래 건축문화에서 기인한 기법으로 변형되어 정착돼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내재된 전통성이나 사람에게 유익한 건축을 추구하기보다는 경제성을 우선적으로 강조하여 나타난 일이다.

『100년 만에 되살리는 한국의 전통미장기술』은 미장 분야 국내 유일의 대한민국명장이 쓴 국내 최초의 전통미장기술 이론서다.
40여 년의 현장 경험과 의궤를 바탕으로 해 내용을 구성했으며, 환경친화적인 전통 한식미장기법 계승의 필요성부터 현대 건축재료의 문제점까지 미장기법에 대해 폭넓게 서술하고 있다. 또, 전통미장의 연장과 재료, 벽체 조성과 마감 등을 많은 컬러 사진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소개
김진욱 
지은이 김진욱은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을 졸업했으며(건축재료, 시공 전공), 40여 년간 현장에서 의궤를 중심으로 전통미장기법을 되살리고 보존하는 데 힘써 왔다.
그간 참여한 공사로는 덕수궁, 숭례문, 경희궁, 창경궁, 동구릉, 서오릉, 광릉, 사릉, 광혜원, 영원사, 신흥사, 소령원, 원구단, 학도암, 호압사, 원적사, 선화당, 용화사, 불광사, 보현사, 관음사, 청절사, 보국사, 남산한옥마을, 뉴욕 원각사, 합덕성당, 사우디아라비아 회교당,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문화재 건축물 및 한옥 공사에 참여했다,
미장분야 대한민국명장 자격증을 비롯해 한식미장 문화재수리기능자, 건축일반시공기능장, 건축특브기술자, 우수숙련기술자, 온돌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숙련기술책임전수자 등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한식 벽체 미장기법에 관한 연구로 우수논문상 수상, 대통령 표창, 교육부총리 표창,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서울시장 표창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 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사랑의집수리 이사장, (주)장인건설 대표다. 

목차
들어가며
1장  한식미장[泥匠]의 이해
2장 전통미장[泥匠]의 연장과 재료
3장 전통건축의 벽체 조성과 마감
4장 화방벽, 굴뚝, 석회다짐, 줄눈, 담장
5장 한국의 근대미장기술
6장 전통미장기술의 응용
부록


도자벽화 만들기                                       

꽃담은 도자벽화나 여러 가지 무늬로 치장하여 쌓은 담을 말하는데, 화문장·화초담이라고도 한다. 대표적 예로 경복궁 자경전의 꽃담, 보물 제810호인 경복궁 자경전의 십장생굴뚝, 창덕궁 후원의 담장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꽃담은 흙을 반죽하여 문양을 만들고 구워서 시공하는데, 도예원이나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의뢰해서 만들고 붙이거나 쌓는 작업만 하는 경우와 꽃담을 시공하는 사람이 직접 만들어 시공하는 방법이 있다.
담장 시공자가 직접 도자벽화를 만드는 것이 유리한데, 그 이유는 실제 시공했을 때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고 설치작업 과정에서 나타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길상문양.
▲ 석쇠문양. 귀갑문양.
▲ 벽사문양.
▲ 창덕궁 만월문 문양.

도자벽화 만드는 순서

1. 흙(소지) 구입
얻고자 하는 색을 고려해 청자토·분쇄토·옹기토·분청토·백자토 등 필요한 요소에 맞게 흙을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
2. 도안 만들기
구상하는 문양을 종이나 천에 그린다. 이때 소성 후 설치할 크기보다 크게 그려야 하는데 소지의 종류와 도판 당시 흙의 수분 상태, 소성온도를 고려해 확대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

3. 소지의 도판작업
도자벽화는 벽돌에 문양을 넣어 시공하는 조적방법과 도자기판(타일)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도판작업은 작품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 도안만들기.

4. 본뜨기
문양이 그려진 도안지를 도판 위에 올려 놓고 연필이나 무딘 나무 침으로 도판 위에 문양을 본뜬다.

▲ 도판 만들기.

5. 문양 뜨기
도판 위에 문양이 그려지면 먼저 가문양을 뜬다. 가문양은 정밀한 작업을 하기 전에 본뜨기 선에서 약 2~3mm 정도 밖으로 뜨는 것이 좋다.

6. 문양의 조각
문양의 조각은 세밀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므로 조각도를 이용해 필요에 따라 양각과 음각 문양을 만든다. 

▲ 문양의 조각.

7. 건조
초벌 소성하기 전에 조각된 문양 조각을 잘 건조시켜야 하는데 너무 급격하게 건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급격하게 건조시키면 균열이 생긴다.

▲ 문양 건조.

8. 소성
소성온도에 따라 분류를 하자면 790~1000℃ 토기, 1100~1230℃ 도기, 1160~1350℃ 석기, 1230~1460℃ 자기질로 분류된다.

▲ 소성 완료 후 시공한 도자벽화(서울시 우수 한옥 선정.)

9. 방전 또는 와편의 건식조각
흙을 반죽하고 조각하여 소성하는 기법이 있고 방전이나 기와를 가공하거나 조각하는 방법이 있다.

▲ 와편 조각으로 만든 도자벽화.
▲ 와편 조각으로 만든 도자벽화.<웃는 마음>
▲ 창덕궁 수강재.
▲ 창덕궁 낙선재 후원의 담장 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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