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목재산업박람회를 역차별 한다?
산림청이 목재산업박람회를 역차별 한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7.09.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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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선 ‘경쟁업체 도와준다’ 불만도…전시회 참가실적 살펴보니 ‘역시’
산림청 주최,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 주관…오는 12월7일부터 10일까지 개최

[나무신문] ‘목재인들의 잔치’ 목재산업박람회가 오는 12월7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된 가운데, 산림청 및 유관기관들이 목재산업박람회에 집중해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람회를 주관하는 (사)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회장 김헌중)는 최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람회 날짜를 최종 확정했다. 박람회는 산림청이 주최하고 있으며 목재문화진흥회에서 실시하는 목재문화 활성화 사업 공모를 통해 1억70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된다.

그러나 박람회는 올해 당초 7월 개최를 추진하다가 8월로 개최일이 밀리고 난 뒤, 12월 개최로 최종 결정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주최자인 산림청과 유관기관들이 목재산업박람회 참여에 적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경쟁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 사기업 주최 전시회에 힘을 더 싣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을 비롯한 목재문화진흥회, 한국임업진흥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조합중앙회 등의 최근 박람회 참가실적을 살펴 본 결과, 이와 같은 업계 일각의 불만이 아주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우드쇼에 4배 가까이 더 썼다
목재문화진흥회는 2015년 목재산업박람회에 △친환경 나무누림터 12×6㎡(부스크기, 이하 같은 기준)과 △건축대전수상작전시 24×3㎡에 139만6600원을 쓴 반면, 코리아우드쇼에는 △친환경 나무누림터 12×9㎡에 1500만원을 썼다. 

다음 해인 2016년에는 같은 주제로 목재산업박람회에는 400만원, 코리아우드쇼에는 6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또 서울한옥박람회에 목재문화진흥회 홍보 3×6㎡에 19만8000원을 사용했다.

이를 정리해보면 15년과 16년 2년 동안 산림청이 주최하고 목재산업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목재산업박람회 참가를 위해 목재문화진흥회가 사용한 예산은 총 539만6600원에 그친 반면, 사기업인 미디어우드에서 개최한 코리아우드쇼에는 거의 4배에 육박하는 2100만원을 사용했다.
코리아우드쇼는 지난 2014년 처음 개최된 전시회로, 목재문화진흥회는 14년 전시회 참가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전시회 참가 계획은 목재산업박람회와 코리아우드쇼 등 2건 정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목재산업박람회는 산림청과 목재문화포럼, 녹색문화재단 등이 지난 2007년부터 주관하던 ‘국내 유일의 목재문화체험 행사, Wood 樂 Festival’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2011년 첫 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매년 코리아우드쇼에 ‘72㎡’…비용은 ‘영업비밀’
산림조합중앙회는 중부목재유통센터와 동부목재유통센터가 각각 목재 관련 전시회 참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 경기 여주 중부센터가 강원 동해 동부 센터에 비해 수도권 전시회에 활발히 참가했다.

중부센터를 중심으로 보면 14년 ‘국산목재 홍보 및 판매행사’를 주제로 코리아우드쇼에  부스크기 72㎡로 출품했다. 목재산업박람회에도 역시 같은 주제와 같은 부스크기로 참가했다.

그런데 다음 해인 15년에는 ‘국산목재 홍보, 판매 및 체험행사’로 전시주제를 살짝 바꾸어서 코리아우드쇼에는 변함없이 72㎡ 출품한 반면, 목재산업박람회에는 절반을 딱 잘라먹고 36㎡만 나갔다.

이어서 16년에는 코리아우드쇼에는 변함없이 72㎡ 규모로 참여했고, 목재산업박람회에는 81㎡ 규모로 출품했다. 종합하면 산림조합중앙회 중부목재유통센터는 14년부터 16년까지 3년 간 목재산업박람회에 189㎡ 규모 참가에 그친 반면 코리아우드쇼에는 이보다 큰 216㎡규모로 나갔다.

한편 산림조합중앙회는 전시회 소요비용에 대해서는 ‘경영상·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무신문 478호 07면, “영업비밀이라서 알려줄 수 없다” 산림조합, 최근 3년 간 전시회 참가비용 공개요구 ‘거부’ 참조>
이밖에 산림조합중앙회 동부센터는 작년과 올해 초에 각각 MBC건축박람회에 36㎡ 규모로 참가했다.

같은 규모 참가해도 코리아우드쇼에 더 써
한국임업진흥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5년 진흥원은 코리아우드쇼와 목재산업박람회에 각각 8부스 규모로 참여했다. 그러나 소요금액은 코리아우드쇼가 목재산업박람회 2983만1670원보다 많은 3200만원이었다. 

진흥원은 또 16년에도 이 두 전시회에 각각 3200만원 예산을 사용했는데, 이때에는 목재산업박람회는 9부스, 코리아우드쇼에는 8부스 참가했다. 부스 당 참가금액으로 보면 코리아우드쇼 참가비용이 높은 셈이다.

‘큰손’ 국립산림과학원…연구성과 설명회 ‘1억3768만원’
국립산림과학원은 비교적 씀씀이가 컸다. 과학원은 14년 코리아우드쇼와 목재산업박람회에 12×8m 크기 부스로 참가해 각각 2656만원과 37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15년에는 전시회명이 불분명한 △‘2015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성과 사진 및 현장설명회’(20×3m)와 △‘임업의 6차 산업화를 위한 연구성과 설명회’(12×5m), △‘2015 임산소득분야 연구성과 설명회’(9×6m), △‘2015 목재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성과 설명회’(12×8m)에 각각 ▷3946만원, ▷3200만원, ▷2187만원, ▷4435만원을 사용했다. 15년에만 ‘연구성과 설명회’에 1억3768만원을 쓴 것.

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전시회명이 불문명한 △‘국산목재 수요증진을 위한 연구성과 현장설명회’(12×6m)와 △‘2016 목재사업 발전을 위한 연구성과 설명회’(13×7m)에 각각 ▷4921만3000원과 ▷3950만원 등 1억원 가까운 돈을 썼다.

뿐만 아니라 △‘임업의 미래비전 제시를 위한 연구성과 설명회’ 4500만원, △‘산림재해분야 드론 활용성과 설명회’ 1895만원, △‘2016 산림바이오비즈 포럼’ 400만원, △‘산림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산림과학 연구성과 설명회’ 3850만원 등 설명회도 많았고 소요금액도 상당했다.

특히 2015년 목재문화진흥회가 코리아우드쇼에 오히려 큰 규모인 12×9㎡로 참여해서 1500만원을 쓴 것에 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12×8m 크기 부스로 2656만원을 지출해 눈길을 끌었다. 또 같은 해 한국임업진흥원도 코리아우드쇼에 8부스 참여에 3200만원을 투입했다.

한편 코리아우드쇼는 올해 목재문화진흥회에서 실시한 목재문화 활성화 사업 공모에서 유일하게 ‘산림청의 인·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 법인과 대학교 및 지방자치단체장과 목재문화체험장 운영위탁 계약을 맺은 단체 또는 업체’라는 자격조건 없이 선정돼 4200만원의 국고를 지원받는 (주)미디어우드에서 주최하는 전시회다.  

부스 크기를 나타내는 m와 ㎡ 등 단위는 각 기관에서 밝힌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다. 단위는 다르지만 바닥 면적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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