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슬북슬, 삐죽삐죽, 술술술술, 팔랑팔랑한
북슬북슬, 삐죽삐죽, 술술술술, 팔랑팔랑한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7.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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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어 의태어 건축
▲ 엑상 프로방스의 견고하고 메마른 빛이 생트 빅투아루의 석회질 산을 팔랑팔랑한 주름으로 바꾼 것처럼 이 건축에서는 알루미늄이라는 물질이 도시에서 사용될 때와는 다름 음색을 발하고 있다. 사진은 콘서트홀로 벽면에 나무판으로 팔랑팔랑한 주름을 만들어 음향적으로 탁월한 효과를 얻었다.

[나무신문] #신간 #구마겐고 #건축 #건축비평 #안그라픽스

구마 겐고는 안도 다다오와 이토 도요를 잇는 일본의 전후 4세대 건축가다. 그는 작고 약하고 낮고 느린 건축을 말하는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안그라픽스는 2010년 《자연스러운 건축》을 시작으로 구마 겐고의 도서를 꾸준히 출간하고 있다. 새 책 《의성어 의태어 건축》에서는 그만의 건축 언어로 작업한 작품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는 기존의 형태 언어처럼 명백하게 정의되지 않은 모호한 언어다. 구마 겐고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명료한 언어로 이뤄진 기성의 건축을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이성적이고 획일적인 언어에 갇힌 건축을 넘어서 우리 삶에 건축을 돌려주려고 했다. 책에는 북슬북슬, 첩첩첩첩, 숭숭숭숭, 팔랑팔랑 등 열한 개의 의성어와 의태어를 주제로 총 서른두 개의 건축 프로젝트가 수록돼 있다. 일본뿐 아니라 프랑스, 대만, 중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의 건축물이 있으며 뮤지엄, 공방, 문화시설, 주택, 카페, 설치 작품, 시청, 학교, 점포, 호텔, 다실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 프로젝트를 담았다.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자료 제공 = 안그라픽스

▲ 이심전심이 주제였던 201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전한 대나무 작품. 일반적으로 건축은 움직이지 않고 우리가 아무리 움직이려 해도 반응하지 않는다.
▲ 지쿠고가와 강변 둑에 삼나무 집성재로 구름처럼 송송송송한 지붕을 올렸다. 밑변이 2.5미터인 이등변삼각형 유닛을 만들고 조립용 구멍을 파놓은 다음 까치발 원리를 이용하여 잇달아 짜 맞춰서 육각형 평면을 가진 공간을 확장할 수 있었다.

책 속으로
틈이 있다는 것은 기체나 액체가 흐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전에 나는 틈의 크기, 입자의 크기에 관심이 있었지만 요즘은 흐름의 방향과 속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술술술술은 입자와 흐름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말입니다. 입자 배열이 난잡하지 않고 균일하다면 그 틈으로 기체나 액체(혹은 빛)가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그것이 술술술술한 상태입니다.
54쪽, 「술술술술」에서 

▲ 일본 전통 목조에서 재료의 끝 부분을 강조해서 나타내는 삐죽삐죽한 인상이 구조체에 경쾌한 인상을 준다.

차례
반응하고 말하는 건축·김광현
꿈틀꿈틀 움찔움찔·임태희
건축을 입자화함으로써 세계와 인간을 더욱 강하게 묶다
까칠까칠
그물망/ 흙 · PC가든 · 중국미술학원 민예박물관
삐죽삐죽
송송송송

▲ 저자 구마 겐고 | 역자 이규원 | 안그라픽스 | 2만7000원

로터스 하우스 · 유스하라 우든브리지뮤지엄 · 규슈예문관 별관 2 · 브장송 예술문화센터 · 평얀
술술술술
워터 / 체리
빙글빙글
신진 지 예술관 · 규슈예문관 본관 · 낭창낭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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