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나무집
노래하는 나무집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7.04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사 무지카(Casa Musica)

[나무신문] #카사무지카 #구도건축 #부산_전원주택 #경량목구조 #아트홀

▲ 현관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무대.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카사 무지카의 리딩 포인트 

√ 하우스콘서트로 이용되는 주거 공간 
√ 목조로 설계된 모던한 주택 
√ 음악이 울려 퍼지는 내부 

▲ 외관.
▲ 1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건축정보 및 자재정보                 

▲ 외관.

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498.00㎡(150.65평)
건축면적 : 158.65㎡(48.00평)
연 면 적 : 275.80㎡(83.43평)
건 폐 율 : 31.86%
용 적 률 : 39.29%
건축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구조 : 지하-철근콘크리트라멘조, 지상-경량목구조(2X4공법)
외부마감 : 브릭타일+스터코
내부마감 : 도배+v.p
설    계 : 구도건축사사무소 02-553-0396 www.gudo.co.kr

노랫소리가 퍼지는 정감 있는 풍경 
어렸을 적에 느꼈던 감정과 행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사랑이 된다.

단독주택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건축가는 “단독주택에 살았던 기억은 훗날에도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어, 자녀를 가진 중년층 혹은 은퇴한 노년층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카사 무지카(Casa Musica)의 건축주도 오래전부터 전원주택 생활을 꿈꿔왔다. 어린 시절을 단독주택에서 보냈기에 전원주택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또한 정감 있는 동네 그 자체를 사랑했기에 건축주는 신도시가 아닌 오래된 마을에 터를 잡았다.
“주택이 들어설 장소는 마을 끝자락, 밭으로 이용되던 비정형의 필지였습니다. 4m 폭이 채 안 되는 진입로에 접하게 되는 이곳은, 남북 간 장축의 부지가 농경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었죠. 더군다나 북측으로 단을 지어내려 가는 북사면상의 도시지역 부지였기에 일조권 확보를 위해 일정 거리 이격이 필요했습니다. 우리 대지임에도 불구하고 농경 통행로의 경사도는 임의조정이 어려워 지하 주차 공간을 원활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차 진입 공간 확보가 불가피했죠. 이러한 제한 조건을 고려하면 건물이 앉혀지는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카사 무지카는 대지의 높이차를 활용해 지하와 지상 공간을 동선상으로 분할하고, 장방향 부지에 동서로 길게 앉은 형태가 됐다. 

▲ 전경.

목조주택으로 모던함을 완성하다 
‘음악의 집’이라는 의미로 이름 지은 카사 무지카를 설계한 이는 구도건축사사무소의 현상일 소장이다. 그는 지금까지 단지를 포함한 단독주택설계만 250여 채에 달하는 베테랑 건축가로, 혹독한 거주 평가를 서슴지 않고 진행하는 사람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 2층 테라스.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장점을 잘 알기에, 보다 완벽한 설계를 위해 두 차례 집을 지어 거주했었습니다. 직접 경험하며 얻은 교훈을 통해 목조주택의 장단점을 체득할 수 있었죠. 뿐만 아니라 집을 설계한 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건축주들을 만나 세밀한 거주 평가를 하고 있어요. 한 예로 건축주 몇 팀과 함께 펜션에서 일박을 하며 직접 경험한 내용을 서로 의논하기도 했습니다. 그로 인해 가사 공간에 대한 합리적인 동선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점까지 아우른 설계가 가능하게 됐죠. 추후에도 거주 평가를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 외관.
▲ 내부 계단.

한편 카사 무지카는 경량목구조로 설계됐다. 부산 해운대에서 소규모의 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는 건축주를 위해 ‘하우스 콘서트’를 열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주택은 다른 어떤 공간보다 거주자들의 요구와 개성이 적극 반영돼야 하죠. 그렇기에 건축주와 가족의 요구가 녹아드는 계획을 세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카사 무지카는 성악을 전공하고 현역가수로서 교직과 소규모 아트홀 운영 등 적극적인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여주인이 하우스콘서트를 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만드는 것이 주목적 중 하나였죠. 하우스 콘서트를 주거 기능에 복합시키며 중점을 뒀던 사항은 건축주가 초지일관 요청했던 컬러(블랙 앤 화이트)였습니다. 피아노의 건반처럼 대비되면서 조화를 이루는 배색을 가족의 보금자리에 적용하고 싶어 하셨죠. 이를 위해 외부 마감재의 컬러는 물론 인테리어 마감재의 배색도 블랙과 화이트를 혼용해 깔끔한 이미지를 의도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외관은 브릭 타일과 스터코 마감을 사용해 블랙 앤 화이트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이뤄졌다. 일반 벽돌에 비해 선과 면의 깔끔함이 돋보이는 브릭타일 중 짙은 회색 컬러의 제품을 사용했으며 줄눈 컬러로 전체면의 채도를 조정했다. 

▲ 거실.
▲ 좌식 온돌방.

요구사항을 고루 반영한 카사 무지카 
내부 동선은 가족 구성원의 요구 사항을 철저히 반영했다. 

“건축주는 구들로 난방을 하는 온돌방을, 자녀는 홈시어터 기능이 있는 거실을 원했습니다. 빔프로젝터의 사양까지 구체화해 스크린 벽으로 사용할 거실 벽면의 크기, 소파와 벽면까지의 거리 등 구체적인 사안까지 협의하며 거실을 계획했죠.”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설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서측 편엔 개인 영역인 침실을 놓고, 현관 진입로와 마당을 확보할 수 있는 동측 편은 공용 영역으로 만들었다. 이어 소나무 숲과 마을 입구 전경, 바다 조망이 가능한 동측 면에는 많은 활동이 이뤄지는 주방·식당 영역을 배치했다. 

▲ 주방.

내부 공간의 주 콘셉트는 주거 공간에 녹아든 하우스 콘서트 기능이다.

“일상을 보낼 때와는 달리 하우스 콘서트를 할 때는 현악4중주, 피아노4중주의 공연이 이뤄지기에 부족함이 없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공연 시에는 거실과 주방/식당이 무대를 양측에서 관람 가능한 객석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일반 주택에 비해 폭이 넓어 연주자의 통로 역할을 하지만, 객석이 부족할 시에는 보조 객석으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죠. 또한 주주방과 보조주방은 다과·소연회를 위한 배식 및 서빙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외부 데크로 식사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글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구도건축 

▲ 주방.

건축가 소개 | 현상일 소장 구도건축사사무소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설계 및 공사감독관으로 공군시설장교 복무 후 예조종합건축을 거쳐 2000년부터 현재까지 구도건축을 운영 중이다. 광주대학교 겸임교수와 연세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청담갤러리파크, 청담리버스오피스텔, 호텔레오, 양평 이영애 씨댁, 판교 파티오하우스 등이 있다.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