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너지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나무에너지 다시 시작해야 한다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7.06.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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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나무신문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눈이 부시게 파아란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미세먼지의 발생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화력발전소 감축과 노후 된 경유차량 운행규제, 불법소각 단속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오인받는 바이오매스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바이오매스 분야는 2012년 정부가 500MW 이상의 발전용량을 가진 대형 발전사(한전 발전자회사 6개사와 지역난방공사, 수자원공사, 민간 발전사업자 10개사)를 대상으로 RPS제도(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를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이들 의무 대상업체는 2022년까지 발전물량의 10%이상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데, 해당 발전사들은 매년 할당기준율 미달에 따른 추징금을 회피하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 대비 발전효율이 낮은 태양광, 풍력, 조력보다는 석탄 화력발전소의 우드펠릿 혼소 수량을 대폭 증가시켰고, 신재생에너지 인증(REC) 판매업체들은 값싼 폐목재를 연료로(BIO-SRF) 하는 열병합발전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2010년 이전에는 불과 서 너개 업체에 불과하던 것이 2017년에는 수십개 업체가 난립해 연간 약 200만톤 규모의 폐목재 고형연료를 사용함으로서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발생이 증가하고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국제사회는 나무가 성장하며 흡수한 이산화탄소 만큼 만 연소 시에 다시 방출하기에 자연 순환을 방해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라고 인정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바이오매스에너지는 경제성 논리가 우선되어 화력발전소에서 우드펠릿 혼소로 단기간 쉽게 RPS 의무를 충족시키거나, 이윤추구에 집착해 접착제와 플라스틱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혼입된 폐목재연료 위주로 사용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바이오매스는 폐기물(폐목재)이다. 라고 인식하게 되었고, 전국 여러 지자체는 산림에서 발생한 순수목재를 연료로 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 [그림1] 연료별 배출가스 비교

국민들의 인식과 다르게, 바이오매스연료로 사용하는 우드펠릿과 우드칩의 CO2배출량은 화석연료 대비해 월등하게 낮다. 다만, 미세먼지의 경우에는 천연가스와 등유에 비해서는 발생량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전기집진기와 같은 대기방제시설이 필요한 것이다.

즉, 순수바이오매스라도 건조시키지 않은 젖은 나무일 경우에는 검댕이와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독일은 판매용 나무장작은 6개월 이상 건조시키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바이오매스 에너지 상황과 달리, 산림자원이 풍부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대규모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이나, 화력발전소에서 펠릿혼소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시키기 보다는 가정용, 상업용 또는 마을마다 우드칩이나 펠릿으로 소형보일러를 가동하여 온수 공급과, 나무가스를 만들어 전기까지 생산하는 지역형 소규모 바이오매스 발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 주의 바이오매스 발전량은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5년 현재 발전량이 8704GWh에 이른다고 독일 환경부의 발표가 있고, 1MW이상의 발전소의 분포도를 보면 전 지역에 걸쳐 분포되어 있으며 1000 여개의 소형 바이오매스발전 보일러가 가동하고 있다.

▲ [그림2] 독일 바이에른주 바이오매스발전 추이
▲ [그림3] 독일 바이에른주 1MW급 이상 바이오매스발전소 분포도

필자가 가본 독일 남서부 프랑스 접경지대 흑림 마을은 과거에는 집집마다 화목 또는 등유난방을 하다가,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인근 숲에서 생산한 우드칩과 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지역형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했다. 이들은 마을에 필요한 전기와 온수를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2011년 주 정부로부터 에너지자립마을(Bioenergiedorf)로 인증 받았다.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스팀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방법에서 나무를 연소 할 때 산소를 줄여 활성가스만 얻어내고 이를 가스모터에 사용하여 발전하는 가스피케이션 방식으로 진일보했다.            

▲ [그림 4] St.Peter 에너지자립마을 바이오매스발전소
▲ [그림 5] 우드칩 연료투입 SCREW CONVEYOR
▲ [그림 6]12.1Km 길이의 온수배관 라인
▲ [그림7~8] 공기 맑은 마을과 경제목과 어린나무가 공존하는 건강한 숲
▲ [그림7~8] 공기 맑은 마을과 경제목과 어린나무가 공존하는 건강한 숲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의 바이오매스 에너지정책은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 해답은 나무에너지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지역에서 생산한 나무에너지를 사용하면 해외에서 수입하는 화석에너지를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화석연료 사용 감소로 지구온난화를 저감할 수 있으며, 지역순환에너지이기에 우리 지역에 부가가치를 안겨 주고 일자리를 창출시킬 수 있다.

1970년대 국민대조림이후 우리나라 산림은 난방연료의 변화에 따라 울창한 산림으로 변모했지만, 경제림이라 할 수 없다.

▷난방연료의 변화 : 땔감(장작) → 연탄 →기름보일러→도시가스, 지역난방

70년대 우리의 부모님들께서 부역(?)으로 나무를 심었다면, 이제는 우리 산림자원을 진정한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하면서, 50년 후에 독일의 검은숲 같이 엄청나게 부가가치 높은 산림으로 변모시킬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방문한 독일 에너지자립마을 바이오매스발전소 조합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자 에너지를 자립하는 것이고, 임업을 살리고 마을을 살리는 것으로 판단하여 지역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공동체사업을 실현했다”고 자랑했다. 

결론적으로 펠릿을 수입하여 석탄과 혼소하는 것은 경제성이 낮고 탄소배출 절감에 기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임업과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현행 바이오매스발전은 폐목재 연료 사용에 몰두하게 만들고 있어 오히려 대기오염을 유발시키므로 새롭게 검토되어야 한다.

새정부가 지금부터라도 단호하게 진행할 일은 자명하다 지역형, 분산형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바이오매스 설비 사용시 미세먼지 제거용 전기집진 장치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하여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도 께끗하고 안전하게 바이오매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창출도 가능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대원칙이 지켜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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