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와 놀이 공간을 한데 모은,
쉼터와 놀이 공간을 한데 모은,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5.19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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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집

[나무신문] #이재혁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양평 #숲속마을 #배곧신도시

▲ 2층 테라스를 바라본 모습.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바람개비 집의 리딩 포인트 

√ 아이들의 쉼터를 설계하다 
√ 자녀의 성장을 고려한 공간 구성
√ 목구조의 장점을 극대화한 집 

▲ 남측 전경.
▲ 계단에서 식당을 바라본 모습.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배곧전원로
대지면적 : 247.00㎡(74.72평
구 조 : 철근콘크리트구조+경골목구조
건축면적 : 66.31㎡(20.01평)
연 면 적 : 66.31㎡(20.01평)
건 폐 율 : 26.85%
용 적 률 : 49.74%
시공 : (주)태성하우스 배용근 대표 010-2662-5870
설계 :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02-511-5854 www.admobe.co.kr

▲ 지상 1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자재정보                      
외부마감 : 지붕-아스팔트 슁글
         외벽-STUCCO FLEX + thk20 현무암 판석 + thk14 루나우드 사이딩 + thk10 레드파인 사이딩
         데크-thk21 루나우드 데크목, thk21 방부목
내부마감 : 천장-종이벽지
         내벽-종이벽지
         바닥-thk8 합판마루
         계단실-thk30 애쉬집성목(디딤판 자재)
단열재 : 지붕-유리섬유 단열재(R30)
       외단열-유리섬유 단열재(R21HD)
시  설 : 창호-PVC 시스템창호 + thk22 로이복층유리
주방가구(싱크대) : 인조대리석 상판 + 무광 도장 마감
위생기구 : 아메리칸스텐다드, 대림바스
난방기구 : 가스보일러

▲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건축가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설계 
지난 2003년부터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재혁 소장은 요즘 유독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른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양평에 위치한 한 전원주택 단지에만 4년간 11채의 집을 설계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에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본인과 가족이 함께 거주할 ‘명륜동 협소주택 달놀이집’을 완공했기 때문이다. 

▲ 계단을 내려다본 모습.

독특한 설계와 자신만의 철학으로 완공시키는 곳마다 건축주의 사랑을 받는 이 소장은 ‘바람개비 집’에서도 자신만의 철학과 건축주의 요구를 적절히 녹여냈다. 경기도 시흥의 배곧신도시에 완공된 바람개비 집의 인연은 양평의 한 전원주택 단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설 회사에 근무하던 건축주는 양평 현장에서 이재혁 소장을 만나게 됐고, 우여곡절 끝에 양평을 포기하고 시흥 쪽에 새로운 대지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말과 함께 이 소장에게 어떤 땅이 더 좋을지 검토해달라는 제안을 건넸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반듯하게 잘린 네모난 땅에 이 소장은 바람개비 집이라는 새로운 주택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 2층을 올려다본 모습.

“대지는 시흥의 배곧신도시로, 서울대학교가 이전하기로 한 교육의 신도시로 알려진 곳입니다. 택지 개발로 만들어진 도시이다 보니, 아직은 아파트 위주의 건설에 집중돼 있죠. 택지 개발지구답게 대지는 남쪽을 향해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미 설계 계약을 완료한 이후였기에 부지 선정에 관여하게 됐는데, 가장 남쪽의 대지는 바로 앞에 경관 녹지가 띠를 이루고 있어 망설임 없이 선택할 수 있었죠. 이 경우 북쪽에서 진입하게 돼 자연스럽게 마당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주방.

목구조로 지은 바람개비 집 
건축주는 처음부터 목구조를 고려했다. 겨울의 따듯한 난방 성능과 친환경적인 특징 때문이었다. 반면 목구조로 인한 단점도 존재했는데, 주차장과 안방이 한쪽 방향으로 오픈되게 계획하다 보니 전단력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 소장은 1층 필로티를 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 목구조의 단점을 보완했다.

▲ 슬라이딩 도어로 서로 연결된 자녀 방.

집의 마감 재료는 목재의 색상과 백색이 조화를 이루도록 계획했다. 목재는 이 집의 구조임과 동시에 가구를 만드는 재료가 되도록 색상을 통일시켰다. 목재 이외의 부분은 백색의 마감재를 이용해 목재의 색상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연출했다. 또한 집의 구조가 목조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 구조재를 노출시켰으며, 목재 마감을 적절하게 사용했다. 안방 상부의 트러스 구조를 자연스럽게 드러내 인테리어 요소로 이용했으며, 안방의 외부 측 마감도 목재로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층 테라스는 안방의 연장 공간으로 보고,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탄화 목재로 마감했다. 

▲ 주차장 출입문.
▲ 계단.

한편 벽체나 지붕은 기능적인 면을 중요시했다. 

“목조주택에서는 필수적으로 경사 지붕을 하게 되는데, 이 경사 지붕의 경우 비나 눈으로부터 건물을 보호하고, 다락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벽은 경골목구조의 단열에 덧붙여 ‘외단열 미장마감’을 했죠. 바닷가의 추운 겨울바람을 막아주고 외관을 유지시켜주는데 이보다 좋은 성능의 마감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바람개비 집의 콘셉트는 놀이터였다.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생각 아래, 2층의 공간을 하나의 복도로 연결시켜 이 복도를 통해 2층 전체를 끝없이 연결된 공간의 롤러코스터로 만들었다. 바람개비 집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다. 이 소장은 건축주의 자녀들이 이곳을 특별한 장소로 기억해주길 바랐다. 
 

▲ 파우더 공간.

가족 구성원을 고려한 프라이빗한 장소
건축주는 어린 자녀들 때문에 주변 학부모들과의 교류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 아울러 처가댁이 인근에 있어 가족들의 왕래도 빈번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1층은 손님과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계획했다. 북쪽으로부터 주방-식당-거실을 배치하고, 거실-데크-마당으로 이어지도록 해 주방에서 마당까지 개방감 있는 구성으로 꾸몄다. 거실과 계단이 만나는 공간에는 수납장을 설치해 건축주가 원했던 영화를 즐기는 곳으로 만들었다. 수납장이 공간들의 연결 장치가 된 셈이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사이에 화장실을 둔 것도 공간에 의외성과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반면 2층은 프라이빗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안방은 자녀 방과 독립시켜 더욱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만들었는데, 지붕의 목구조 트러스를 드러내고 한단 높은 옥외 테라스를 통해 부부만의 특별한 곳으로 남도록 했다. 

▲ 안방.
▲ 안방 천장의 트러스.

“이 가족의 특징 중 하나는 두 아들 사이의 10살이나 되는 터울이었습니다. 첫 째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즈음 둘째는 갓 걸음마를 때게 되죠. 두 아이가 성장하면서 서로 비슷한 시기를 공유하는 경우가 없을 것으로 사료돼 두 개의 자녀 방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두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변형이 가능하도록 중간 벽을 없애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죠. 처음 계획보다는 단순해졌지만,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깁니다.”

주차장의 경우, 건축주는 건물 아래에 놓이길 원했다.

“1층의 일부가 주차장이 될 경우 자연스럽게 비나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어 여름철에는 뜨거운 마당을 피해 쉼터 역할을 하는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에 주택 입구는 주차장 옆, 건물의 중앙부로 하고 주차장에는 큰 슬라이딩 문을 달아 문을 닫으면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곳이 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에이디모베 

건축가 소개 | 이재혁 소장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건축가 이재혁은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과 케이씨건축을 거쳐 2003년부터 (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04년에는 (사)새건축사협의회로부터 ‘신인건축가상’을, 2008년에는 올림픽프라자 리모델링으로 ‘서울시건축상’을 수상한 바 있다. 
대형 설계조직과 아뜰리에를 거치면서 건축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형태와 공간의 디자인에 바탕을 둔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에 중점을 두고 작업 중이다.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 한국목조건축협회의 목조건축 품질위원, 서울시건축사회 청년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종로구 충신동에 성곽마을 앵커시설, 종로구 가회동 청사의 리모델링 등 공공건축물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 양평, 남해 등지에 리모델링에서 상가주택에 이르는 다양한 주택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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