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고려한 작은 거인, “아주 칭찬해”
수익 고려한 작은 거인, “아주 칭찬해”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4.21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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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동 다가구주택 1+2
▲ 4층 중정.

[나무신문] #오파드건축연구소 #오문석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465호부터 2번에 걸쳐 오파드건축연구소의 프로젝트가 차례로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도림동 다가구주택 1+2의 리딩 포인트 

√ 임대수익을 고려한 프로젝트
√ 자투리땅에 설계된 다가구주택
√ 불리한 채광을 극복한 설계

▲ 지상 3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 외관.

건축정보                       
대지위치 :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동
용    도 :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109.46㎡(33.11평)
건축면적 : 60.57㎡(18.32평)
연 면 적 : 155.73㎡(47.11평)
건 폐 율 : 55.34%
용 적 률 : 142.27%  
규    모 : 지상 4층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설 계 팀 : 이경훈
협력업체 : 아크필구조기술사사무소, 세원엔지니어링
시공회사 : HP건축(에이치피건축)
설   계 : 오파드건축연구소 070-8600-0463 blog.naver.com/opad_oms
대표 건축가 : 오문석

자재정보                         
외부마감 : 외단열시스템(플렉시텍스), 콘크리트블럭타일(T20), 적삼목+본덱스오일스테인
내부마감 : 친환경페인트, 실크벽지, 강마루, 애쉬집성목(내부 계단)
가    구 : 아론가구(제작 가구)

▲ 외관.

자투리땅에 설계된 다가구주택 
최근 단독주택 짓기를 희망하는 연령층이 다양해짐에 따라 협소한 규모의 주택에도 관심을 갖는 이가 늘고 있다. 급매로 나온 부지를 마련하거나 자신의 예산에 맞는 아담한 부지를 마련하는 등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 

오파드건축연구소(OpAD건축연구소)의 오문석 소장은 이러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찾는 사람 중 하나다. 2008년부터 건축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오 소장은 평소 협소한 규모의 주거 형태에 대한 고민을 해오던 중, ‘과천 협소주택 윤집’으로 2014년 ‘경향신문사 상반기 신지식 혁신인’에 선정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건축면적 49.84㎡(15.08평) 규모의 협소한 부지에 4층 점포주택인 ‘길음동 해솔이네’를 지어 언론과 예비 건축주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동에 위치한 ‘도림동 다가구주택 1+2’ 프로젝트 역시 완공되기 전부터 임대 세대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눈길을 끌며 이슈 된 바 있다. 대지면적 109.46㎡(33.11평) 규모에 올린 지상 4층, 연면적 155.73㎡(47.11평)의 다가구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지어진 이 주택은 ‘자투리땅도 제대로 된 설계를 통해 수익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원칙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 잡았다.

▲ 4층 중정.

“이곳 건축주는 길음동 해솔이네 프로젝트를 보고 일 년 전, 토지 구매를 상담하기 위해 제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제 무기라고 한다면, 상담 오시는 분들에게 가감 없이 모든 설명을 드리는 부분이죠. 그 모습을 좋게 봐주셨는지, 몇 차례의 전화 상담 후 바로 설계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건축주가 의뢰한 장소는 도림동 골목 안에 있는 토지로, 차량 진입은 가능하나 땅 모양이 일정치 않아 신축 가능 여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확인해보니 준공업지역으로 일조권 사선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불리한 점들 또한 눈에 띄었다고.

▲ 4층 주방.

“인접한 도로의 폭이 좁아 소요 폭을 확보하느라 도로로의 할애 면적이 작지 않았고, 그 좁은 도로 중앙에 전신주가 떡하니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또한 넓은 대지의 남서향은 이웃한 건물로 에워싸여 있었죠. 이에 전신주를 피해서 주차계획만 잘 세운다면, 도로로 제척하고 남는 대지에서 얼마든지 신축이 가능하겠다, 다만 채광 계획에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는 답변을 전달했습니다. 제 답변에 건축주는 무척 반가워했죠.”

▲ 1층 주인세대 현관.

주거와 임대수익을 한데 얻다 
프로젝트는 처음 초기 안을 제안한 이후 거의 원안대로 진행됐다. 건축주와의 의견 소통에 있어서도 장벽이 없었다고. 건축주는 3, 4층을 주택으로 사용하고, 아래 1, 2층은 임대를 목적으로 계획해 수익성을 겸비한 다가구주택을 짓고 싶어 했다. 

“수익형 다가구주택은 실제로 2016년을 대표하는 트렌드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의 건축주는 부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련했다 보니, 아파트값으로 부지를 마련하고도 남는 상황이었습니다. 공사비의 경우에는 각 층의 임대 수익을 통해 마련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게 됐죠.”

▲ 옥상.

오 소장은 주인세대 및 2개의 임대 영역이 각각의 독립적인 출입동선을 갖도록 구성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개개인의 프라이버시 보존에도 유리했기 때문. 1층의 주차장은 도로의 전신주를 피해 이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으며, 면적의 여유가 있는 4층의 거실과 주방 사이에는 중정을 둬 남측 채광에 불리한 주방 안쪽 깊숙이 볕이 잘 들도록 계획했다. 그렇게 형성된 중정은 4층에서 계절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외부 공간이 돼줄 뿐 아니라 옥상이라는 외부 공간을 이어주는 매개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1층 근생 내부.

건축주의 만족을 위한 시간들
사실상 도림동 다가구주택 프로젝트 진행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길을 가다 흔히 볼 수 있는 ‘빌라’ 주택에만 길들여진 구청 건축과 담당자가 사전 협의용으로 가져간 도면을 보고는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공사 전 측량 시 대지 면적이 지적도 상의 면적과 차이가 많아, 급하게 설계를 변경하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본 대지 경계를 침범한 이웃의 건물로 인해 시공사에서 진땀을 뺏던 일, 공사하는 동안 이웃 세대의 끊임없는 민원 제기로 담당 공무원도 두 손 두 발 들어야 했던 좋지 않은 기억들도 있습니다.”

▲ 3층 안방 드레스룸.
▲ 3층 부부 욕실.

하지만 오 소장을 다시 한 번 나아가게 한 힘은 다름 아닌 건축주의 만족도다. 사막의 오아시스 하나가 지친 이에게 희망을 주듯 건축주의 칭찬은 오 소장의 노력에 큰 선물을 선사했다.

“아파트를 처분하고 주택을 짓기로 한 것에 너무나도 만족한다고 말하는 건축주를 보며 힘들었던 기억이 눈 녹듯이 사라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도시의 자투리땅 중 그러한 아픈 기억을 갖지 않을 수 있는 땅이 얼마나 있을까요. 앞으로도 주택을 갖고자 희망하는 예비 건축주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이재성 작가  

▲ 3층 자녀방.
▲ 4층 주방.

건축가 소개 | OpAD건축연구소 오문석 소장
한양대 공과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삼정건축, 원일건축, 양진석건축연구소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일본의 I.C.D.건축설계사무소의 서울지사인 I.C.D.건축연구소에서 소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OpAD건축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평소 협소한 규모의 주거 형태에 대해 고민해오던 중에 진행했던 ‘과천 협소주택 윤집’으로 2014년 ‘경향신문사 상반기 신지식 혁신인’에 선정됐다.
주요 작품으로는 명동 메트로호텔 리노베이션(2004년,2014년), ㈜did벽지 진천공장, 과천 협소주택 윤집, 광주 원당리 보리네집, 길음동 해솔이네 등이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은 동소문동 오피스텔, 이문동 다중주택, 이문동 근생주택, 신당동 협소주택, 정릉동 협소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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