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미래 : 도시 숲
숲의 미래 : 도시 숲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7.04.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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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를 둘러싼 여러가지 모험 53 - 노윤석 (주)일림 이사

[나무신문 | 노윤석 (주)일림 이사] 깊은 숲속에서 어떤 고목이 쓰러졌을 때, 이 소리를 들은 사람이 있을까?

이런 철학적인 질문에 어떠한 대답을 할 수도 있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복잡한 도심내에 있는 나무가 쓰러질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어떤 나무가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있을 때, 그 나무가 숲 속에 있을 때보다 많은 혜택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다.

이처럼 앞으로 도시숲은 많은 국가들에서 숲의 미래가 될 수 있다. 무엇이 이런 도시숲이 특별하게 만들까? 그것은 바로 개개의 나무가 도시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도시숲 주변에 모여 그곳에서 휴식과 휴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더욱 긍정적이면서 광범위한 사회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국가들에서 이런 도시숲 조성을 위한 시도가 이루어 지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의 웰링턴 시장선거에서 한 후보자는 그가 시장에 당선된다면 3년안에 백만그루의 나무를 웰링턴도심내에 식재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런 시도가 현실화 된다면 웰링턴의 많은 상업지역 및 공업지역 등 Red Zone이라고 불리어 왔던 회색지대를 포함한 대부부의 도시지역이 녹색공간으로 재창조 될 것이다.

물론 이런 공약에 대해서 듣기에는 좋지만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전시성 공약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도시내에 나무를 많이 심어야할 많은 이유들이 존재한다. 도심내의 나무와 관목들은 도시의 녹색 사회간접자본(Green infrastructure)으로 도시의 가치 및 장기적인 비용의 절감 그리고 회색 사회간접자본(Grey infrastructure)이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실제 체감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총괄적인 도시계획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일례로 태풍의 경우를 살펴보자. 도시의 표면은 콘크리트, 보도블록 그리고 아스팔트 같은 불투수성의 재료들도 완전히 덮여져 있어, 강우의 유출에 매우 취약하다. 10%에서 20%의 불투수성 표면적을 갖는 지역은 산림지역에 비해 두배의 우수유출이 일어난다. 또한 35~50%의 경우는 거의 3배의 강우 유출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현대에는 빗물받이, 하수관 및 우수정 등 Grey Infra structure를 설치해 우수가 강물이나 바다로 직접 유출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우수유출과정에서 도시내에 있는 차량, 도시내 정원에서 유출되는 농약 및 제초제, 플라스틱, 쓰레기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기름, 고무 나 금속 같은 부유물 및 오염물질을 같이 바다로 실어나르게 된다. 이런 오염물질, 특히 중금속이나, 방향성 수소탄화물(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약칭 PAHs)) 들은 바다 속에 흘러들어가 조개 같은 수생식물에게 농축되게 된다. 이는 결국 우리가 이를 섭취하게 되었을 때 심각한 건강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2009년에서 2013년 사이에 행해진 조사에 따르면 아연, 구리와 PAHs같은 유해 중금속 및 화학물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대도시에 인접한 바다일 경우 더욱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도심 내에 있는 나무와 기타 다른 식생들은 이러한 현상을 상당히 완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나무들은 수령과 수종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수관을 통해 강우량의 15%에서 27%까지 차단할 수 있다. 대기중의 오염물질은 이 과정을 통해 포집되고, 여과되며 저장된다. 수분과 오염물질의 흡수는 땅속의 뿌리부분에 한번 더 일어나게 된다. 특히 해발고도가 낮아 홍수의 위험이 큰도시에서는 나무를 식재함으로써 토양의 수분흡수능력을 향상시켜 홍수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도심내의 도시숲은 비단 이러한 강우차단 뿐만 아닌 여러가지 편익을 제공하고 있다.

* 뉴질랜드의 크리스트처치에서의 조사에 의하면 도시내의 수목들은 연간 300톤의 오염물질을 제거해 시민들의 건강유지 등으로 1천9백만달러의 편익을 제공한다고 한다.

* 뉴질랜드에서 15개도시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신 주변에서 20% 나무가 벌채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년간 $184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나무가 만들어 내는 녹음으로 인해 도심내 아스팔트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30년 동안 평방미터당 약 US$7.13의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도시숲은 교통사고의 위험을 낮추어 줄 수 있다. 미국 텍사스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체계적인 조경계획에 의해 설계된 지역에서 교통사고의 발생률이 46%나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미국 미네소타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에서 100m거리내에 수목이 10% 증가하면 주택가격의 0.48% 증가된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 연구에서 가치증가분은 US$1,371에 해당)

* 캐나다의 토론토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숲이 많은 10개의 마을에서 평균적으로 개인소득의 만불정도 증가하거나, 건강연령이 7세 정도 낮아져 전반적인 건강도가 높아졌다.

* 영국에서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녹색공간이 공기를 정화하고, 휴양공간을 제공하여 국민의 건강을 유지하게 하여 1억4천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 미국에서는 미국 내 나무들이 2010년 1천7백4십만톤의 오염물질을 제거 6억8천만불의 건강유지 편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이는 급성호흡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850명의 사망사고와 670,000명의 환자발생을 막을 수 있는 수치라고 한다.

도시숲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도움을 주민들에게 줄 수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 도입을 위한 시도가 많이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의 토론토의 경우가 모범사례다. 토론토는 개개의 나무에 대해 조사해 이런 도시숲을 관리하는 비용보다 도시숲에서 얻을 수 있는 생태적 효과가 더욱 크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향후 50년간 도심녹화율을 현재 28%에서 40%까지 높이기를 기획하고 있다.

도시숲의 모범예는 호주의 멜버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멜버른은 2040년까지 도시 피복율을 현재 22%에서 40%까지 높이기 위해 도시숲정책(Urban Forest Strategy)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도시숲의 주는 녹음 효과 및 도시의 열섬현상을 낮추어 주는 편익 등을 조장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멜버른에서는 Urban Forrest Visual이라는 유명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도시내에 식재된 개별 나무에 각각 이메일 주소를 부여해 주민들이 주변의 나무들의 문제점을 보고하거나 혹은 그 나무에게 러브레터를 쓸수 있게 했다. 

또한 영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도시내 산림피복율을 증진시키기 위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런던시장에 당선된 Sadiq Khan 런던시장도 현재 5%의 산림피복율을 20%까지 증진 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도시숲 정책에 있어 가장 유념해야 할 3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첫번째는 우리가 도시숲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정하는 일이고, 두번째는 우리가 얻는 것을 충실히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며, 마지막 세번째는 우리가 얻을 것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도시숲에 영향을 미치는 지방의 규정들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도시숲내의 수목들을 잡초나 병해충 그리고 동물과 사람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회간접자원과 마찬가지로 도시숲과 같은 녹색 사회간접자본도 토지, 노동과 자본의 투자가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런 투자는 단기적으로 많은 자본이 들어가지만 수확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이러한 투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여러 연구결과를 참고해 진행해야 한다. 최근 도심내의 식생분포를 분석하기 위한 LiDAR영상 분석에 따르면 오래된 관목류 보다 새로 조성된 관목류의 수관밀폐도가 덜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는 이제까지 우리가 도식계획을 하면서 잘 못 알았던 부분이다. 현재의 도심속의 나무들을 자라는 곳에 나무를 심는 것이 새로운 녹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경제적일 수는 있으나, 좀 더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우리의 도시가 보다 친환경적이고, 밝은 미래로 가기위해 도시숲의 면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꼭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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