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가족나들이
봄맞이 가족나들이
  • 나무신문
  • 승인 2017.04.0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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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서울시 강서구 개화산숲길
▲ 전망대에서 본 풍경. 방화대교.

#여행 #장태동 #개화산숲길 #강서구 #봄나들이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남쪽에서 들려왔다. 봄꽃의 북진 속도는 사람이 걷는 속도와 같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서울에서도 꽃망울이 ‘총총총’ 터져 온통 ‘꽃천지’가 될 것인데 그 새를 못 참고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가족이 함께 했다. 멀리 가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과 합의한 곳이 서울시 강서구 개화산이었다. 강서둘레길 1코스 개화산숲길 3.35㎞를 걷기로 했다.    

가족회의, 개화산숲길 설명회를 열다

온 가족이 함께 길을 나서기 참 힘들다. 특히 한참 예민하고 공부를 해야 할 나이의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더 그렇다. 보통 아이들 방학이 있는 여름과 겨울에 떠났었는데 이번에는 봄으로 아이들을 초대했다.  

▲ 개화산숲길 출발지점

집에서 나서기 전에 ‘강서둘레길 1코스 개화산숲길 3.35㎞’에 대한 설명회를 간단하게 열었다. 인터넷에 있는 사진과 지도를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질문을 받았는데 아이들 질문은 딱 한 가지, ‘끝나고 맛있는 거 뭐 사줄 건데?’ 였다.

방화역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는 식당 몇 곳으로 아이들을 꾀었다. 대단하고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그냥 곰탕, 수육, 게장, 냉면, 국수 등을 소개했다. 아이들은 마지못해 ‘ok’ 했다. 

출발지점까지 가는 버스가 우리 동네에 있는데 종점에서 종점까지 가는 노선이다. 1시간 넘게 시내버스를 타야했다. 처음에는 재잘대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온 가족이 다 잤다. 
기지개를 켜며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들이 걱정 됐지만 그래도 불평 없이 또 재잘대기 시작한다. 방화근린공원 민속놀이마당을 지나 개화산숲길 출발지점 앞에 도착했다. 
    

▲ 약사사 삼층석탑.

온 가족이 함께 본 풍경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개화산은 해발 130m가 채 안 된다. 뒷동산 올라가듯 걸었다. 

개화산의 원래 이름은 주룡산이었다. <양천읍지>에 신라시대에 주룡이라는 도인이 이 산에 머물렀다는 내용이 나온다. 산 이름도 그래서 주룡산이 됐다. 주룡이 죽은 자리에 꽃 한 송이가 피었다고 해서 산 이름을 개화산이라고 고쳐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조선시대에 이 산에 봉수대가 있었다. 봉화불을 피웠다고 해서 개화산(開花山)을 개화산(開火山)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 약사사.

얼마 지나지 않아 약사사가 나왔다. 고려시대 말에 개화사라는 절을 창건했고, 조선시대에 약사사라고 이름을 바꿨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9호로 지정된 고려 후기 삼층석탑이 절 마당에 있다. 

약사사 다음에 헬기장이나오는데, 헬기장 가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한강과 행주산성 방화대교 노을공원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전망대에서 본 풍경. 사진 왼쪽에 행주산성, 가운데 방화대교, 오른쪽에 노을공원이 보인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전망 좋은 곳에서 경치를 즐기며 쉬었다. 전체 코스가 길지 않기 때문에 쉬엄쉬엄 가기로 했다. 행주산성에 대한 이야기,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했는데 아이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봉수대 앞을 지나 참호가 있는 길로 접어들었다. 개화산 군부대 훈련장이 있던 곳이다. 개화산은 6.25 한국전쟁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개화산에 방어진을 치고 인민군 6사단과 벌인 전투에서 1100여 명이 전사했다.  

▲ 개화산 봉수대 모형
▲ 참호가 있는 길.

참호가 있는 길을 뒤로하고 조금 걷다보면 ‘아라뱃길 전망대’가 나온다.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가 희미하다. 

아라뱃길 전망대를 지나면 ‘강서둘레길’과 ‘마을보호수’라고 적힌 이정표가 나온다. ‘마을보호수’까지 130m라고 적혔다. 잠깐 길을 벗어나 ‘마을보호수’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 보호수.

보통 보호수는 거대하고 오래되기 마련인데 이곳 보호수는 평범하다. 안내판에 있는 글을 읽고 나니 다른 보호수 보다 더 신령스럽게 보였다. 안내문에 따르면 수령을 알 수 없는 고목이 이곳에 있었는데 6.25 한국전쟁 때 불타서 죽었다. 당시 마을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는데 불타 죽은 나무 자리에서 새 나무가 자라났다고 한다. 그 나무가 자라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 개화산숲길은 강서둘레길 중 1코스다. 강서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개화산을 한 바퀴 돈다.

보호수를 보고 다시 돌아와서 ‘강서둘레길’ 방향으로 간다. 거대한 바위가 절벽처럼 솟은 풍경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신선바위 혹은 신선대라고 불렀다. 길에서 보이는 신선바위가 그럴싸하다. 신선바위 위에 서면 김포공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신선바위를 뒤로하고 ‘하늘길전망대’에 도착했다. 시야가 넓게 트였다. 김포공항과 그 주변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이 그대로 다 보였다. 

▲ 하늘길전망대에서 본 풍경.

오후의 햇살과 미세먼지 때문에 하늘이 황토빛이다. 황토빛 하늘, 희미하게 번지는 햇빛, 그 사이로 비행기가 난다. 아무런 상관없는 풍경에 까닭 없는 그리움이 일었다. 아이들도 그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 하늘길전망대에서 본 풍경. 김포공항에서 날아오른 비행기.

‘하늘길전망대’에서 풍산심씨묘역을 지나면 출발했던 곳이 나온다. 그렇게 개화산 둘레를 한 바퀴 돌았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는 일만 남았다.  
  
동화마을잔칫날
그날 마련한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는 곰탕집을 제일 먼저 찾아갔다. 아뿔사! 문을 닫았다. 곰탕과 수육은 그렇게 물을 건너갔다. 방송에 나왔다던 냉면집과 게장집은 좀 멀었다. 걸어 갈만 한 거리였지만 아이들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 동화마을잔칫날 비빔국수.

하는 수 없이 찾아간 곳이 국수집이었다. 국수집 이름이 ‘동화마을잔칫날’이다. 잔치국수 3500원, 비빔국수4000원, 그런데 무한리필이다. 무한리필은 아니지만 떡만두국, 묵사발, 만두, 콩국수, 열무국수, 김치말이국수 등 다른 음식도 판다.(몇몇 음식은 계절메뉴다.) 

▲ 동화마을잔칫날 와플.

비싸지 않은 가격도 좋았지만 ‘무한리필’이라는 게 마음에 와 닿았다. 둘째와 나는 국수를 두 대접 먹었다. 맛도 괜찮았다.  

국수를 먹으면서 식당 안에 붙은 안내글을 보았다. ‘마을사람과 어르신들이 직접 운영하는 국수전문점’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수익금으로 어른신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내용도 있었다. 2016년 하반기에 대학생 16명, 고등학생 11명 등에게 37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국수 한 젓가락 뜨는 일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한 끼 식사를 하는 일이 평소와 다르게 느껴졌다. 배불리 먹고 식당을 나서는데 국수집 맞은편에 와플집이 보였다. 둘째가 후식으로 와플을 먹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와플집 이름도 동화마을잔칫날이었다.

<강서둘레길 1코스 개화산숲길 안내> 
지하철 방화역 3번 출구에서 약 450m 정도 가면 방화근린공원이 나온다. 방화근린공원으로 들어가서 민속놀이마당을 지나면 강서둘레길 1코스 개화산숲길 출발지점이 나온다. 
출발지점 아치형 문에는 ‘강서둘레길’이라고 적혀 있다. 이정표에 있는 ‘강서둘레길’ ‘약사사’ ‘개화산 정상’ 방향으로 가면 된다. 

▲ 아라뱃길 전망대에서 본 풍경.

약사사를 지나 전망대(헬기장)에서 전망을 즐기고 봉수대(봉화정 방향)를 지나 참호가 있는 길로 접어든다. 아라뱃길 전망대를 지나서 길을 따르다 보면 ‘강서둘레길’과 ‘마을보호수’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다. ‘마을보호수’까지 130m라고 적혔다. 잠깐 길을 벗어나 ‘마을보호수’를 보고 다시 돌아와서 ‘강서둘레길’ 방향으로 간다. 가다보면 커다란 바위절벽이 보인다. 신선대(신선바위)다. 

▲ 신선바위.

신선대(신선바위) 위에 서면 김포공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신선대를 지나면 하늘길전망대가 나온다. 김포공항과 주변에 넓게 펼쳐진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풍산심씨묘역을 지나서 출발했던 곳에 도착하게 된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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