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감수성이 자라나는 요람,
예술적 감수성이 자라나는 요람,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3.2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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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람

[나무신문] #예람 #박현근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단독주택 #아이 키우기 좋은_집

▲ 거실.

457호부터 3번에 걸쳐 재귀당 건축사사무소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마지막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예람의 리딩 포인트 
√ 현단재 건축주와의 인연으로 지은 주택
√ 음악이 울려 퍼지는 내부 
√ 여느 영화관도 부럽지 않을 미니 상영관 

▲ <1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1 현관. 2 내부창고. 3 외부창고. 4 욕실. 5 복도. 6 취미실. 7 주방, 응접실. 8 거실. 9 다용도실. 10 외부창고. 11 데크. 12 주차장.
▲ 주출입구. (대문에서 본 모습)

건축정보                            
대지위치 : 대전광역시 유성구 하기동
대지면적 : 324.60㎡(98.19평)
용    도 : 단독주택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17.67㎡(35.60평)
연 면 적 : 183.95㎡(55.64평)
건 폐 율 : 36.25%
용 적 률 : 56.67%
공    법 : 기초-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경량목구조

자재정보       
외벽재 : 타일벽돌
지붕재 : 칼라강판
내벽재 : 천장-벽지
         벽-벽지, 타일
         바닥-강마루
시   공 : 브랜드하우징 문병호 031-714-2426 cafe.naver.com/metalwood
설   계 :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070-4278-6045, phg@jaeguidang.com
디자인팀 : 이영주(Lee Yeongju), 김혜리(Kim Haeri), 표재연(Pyo Jaeyeon), 정혜경(Jung Haekyung)

▲ 외관.
▲ 외관.

평생 가는 이웃을 만나다 
평소 나와 가깝게 지내던 이가 우리네 이웃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층간소음 등의 문제에서 벗어나 이웃과 조화롭게 지내는 삶을 꿈꾸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웃 외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집과 직장 간의 거리, 자녀의 통학 등의 문제와 맞닥뜨리다 보면 옆집과 윗집 사람까지 따지는 건 사치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런 점에서 대전 하기동에 위치한 ‘예람’의 건축주 부부는 운이 좋은 편이다. 예람의 건축주 부부는 재귀당 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현단재’ 건축주 부부와 좋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각자의 자녀가 유치원 때부터 서로의 집을 들락거리며 유대감을 형성했기에 두 가족은 함께 여행을 다닐 정도로 친했다고. 현단재의 설계부터 시공 과정 전체를 지켜본 예람의 건축주 부부는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박현근 소장에게 땅의 선택부터 자문을 받기 시작하며 자신들의 집을 그려 나갔다. 

▲ 2층 오픈 공간&복도.

옷 한 벌에서도 입는 이의 개성이 드러나듯 주택 역시 마찬가지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개성에 따라 달리 지어지는 주택은 구경하는 묘미가 있다. 박 소장은 예람 주택 역시 건축주 부부의 성격이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회상한다. 그는 설계 당시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듣기 이전에 주택 생활의 의미와 자녀들의 교육관, 가족의 과거 이야기 등을 들으면서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예람의 건축주 부부는 대학 시절 연애 이야기를 통해 그 시절의 추억을 늘 떠올렸다고. 

“약간 내성적인 성격의 남편은 ‘뜻밖에’ 록 그룹의 멤버였으며, 아직도 그 당시 멤버들과 음악 모임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내는 한 남자의 여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장기 휴직을 하고 있는 주부였지만 대학 시절부터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보며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는 것 등에 대한 매우 강한 추억이 있었죠.”

▲ 2층 아이 방.

예술적 감각이 꽃 피는 ‘예람’주택 
박 소장은 두 부부의 예술적인 관심과 갈망을 담아내고, 자녀들의 경우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택의 이름을 ‘예람’으로 정했다. 

▲ 주방 겸 응접실.

“예람은 제가 대학 시절 몸담았던 설계 동아리의 이름과 같습니다. 현재 건축가의 길을 가고 있는 것도, 그곳에서의 생활이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해요. 두 아이의 예술적 감각, 활동, 심성 등이 이 집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나 지금도 음악을 가까이하고 영화에 관해 늦은 밤까지 토론하는 등 예술 분야에 흥미를 느꼈던 부부처럼 아이들 역시 그러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죠.”
예람은 여느 주택보다 빠르게 설계와 시공을 완성했다. 건축주의 의견과 박 소장의 의견이 잘 부합했기 때문이다. 

“제가 설계한 대부분의 집이 그렇지만, 예람도 초기 계획안에서 거의 수정 없이 이뤄진 곳 중 하나입니다. 큰 수정 없이 예상대로 일이 착착 흘러갔죠. 전체적으로 크게 튀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외벽재로는 타일 벽돌을, 지붕재로는 컬러강판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네 가족이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복층으로 설계하고, 현관과 이어지는 부분에 주차장 겸 자전거를 세워 놓을 수 있도록 구성했죠. 현관과 주차장에는 비를 맞지 않고 편안하게 나올 수 있도록 지붕을 설치해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 2층 복도.

취미가 녹아든 보금자리 
내부 평면도에서 박 소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은 부분은 일반적인 주택과는 사뭇 다른 오픈 공간이다. 실제 주방에서 올려다보면 다이아몬드(육각형) 형태로 열려있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 2층 가족 도서실.

“주택의 형태는 일반적인 주거 공간에서 보기 쉽지 않은 사각형, 사각뿔의 형태입니다. 내부에는 육각형의 오픈 공간으로 자녀들에게 색다른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죠.” 

그는 그러한 공간을 중심으로 중요 공간들이 배치된다고 말한다. 

예람에서 눈여겨볼 곳 중 하나는 일반적인 거실이 없다는 점이다.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는 가족의 성향상 소파가 불필요했으며, 거실이 있어야 하는 곳에는 가족의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응접실 개념으로 계획했다. 피아노를 치고 책을 읽으며 가족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든 것이다. 

“아내분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응접실의 테이블 공간입니다. 아이들이 등교하고 남편이 출근한 후 잠시 온전히 본인만의 시간을 보내며 바라보는 풍경과 커피 타임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건축주로부터 전해 들었죠. 매우 뿌듯했습니다.”

2층 가족실은 온 가족이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 수준의 스크린과 음향시설까지 갖췄다. 미니 영화관을 연상시키는 가족실에 앉아 네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벽면에 비친 영화를 볼 때면 여느 영화관도 부럽지 않다고. 전자기타와 드럼 등의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남편의 취미 공간은 별도의 실로 계획해 늦게 퇴근하더라도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 2층 아이 방.

“예람의 커다란 콘셉트는 화이트, 그레이, 나무입니다.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모두 감탄할 정도로 포근함이 느껴지죠. 아늑한 색 조화뿐 아니라 오밀조밀한 분위기도 한몫합니다. 이 중에서도 육각형으로 열려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표현한 벽면의 오픈 공간은 따듯한 목재로 계획해 다른 장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이재성 작가

▲ 2층 화장실.

건축가 소개 | 박현근 소장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박현근 소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주)정림건축, (주)디자인캠프 문박디엠피(dmp)를 거쳐 현재 ‘재귀당’ 대표로 있다. 제주돌문화공원특별전시관, 대치동 호텔, 대구실내육상경기장, 광교 역사박물관 및 노인장애인복지시설, 신라대학교 프로젝트(국제기숙사, 종합강의동, 박영관) 등을 수행했으며, dmp 소장으로 재직 중 전원생활을 위해 양평에 단독주택인 재귀당을 설계했다. 이 후, 대형 건축물 설계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성을 쫓아 자신의 집과 같은 이름의 설계사무소 ‘재귀당’을 개소 후 활동 중이다. 개소 후 천안 평상집, 양평 상상통통, 용인 소담집, 양평 윤윤재, 대전 현단재, 이천 숨숨집, 대전 유니터, 대전 예람 등 다수의 주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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