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보다 포근하고 놀이터보다 재미난,
구름보다 포근하고 놀이터보다 재미난,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2.10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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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단재
▲ 외부 전경(야경).

[나무신문] #박현근 #재귀당건축사사무소 #현단재 #목구조 #단독주택 

457호부터 3번에 걸쳐 재귀당 건축사사무소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현단재의 리딩 포인트
 삼각형의 독특한 부지에 설계한 주택
 이웃 간의 소통을 고려한 외부 응접실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설계

▲ <1층 평면도> ※평면도는 일부만 게재함. 1 현관. 2 작업실. 3 주방, 응접실. 4 보일러, 다용도실. 5 화장실. 6 전실. 7 작은 방. 8 창고. 9 수납 창고. 10 외부 창고. 11 거실. 12 외부 거실.
▲ 외관.

건축정보                        
대지위치 : 대전광역시 유성구 하기동
대지면적 : 296.30㎡(89.63평)
용    도 : 단독주택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13.49㎡(34.33평)
연 면 적 : 194.28㎡(58.77평)
건 폐 율 : 38.30%
용 적 률 : 65.57%
공    법 : 기초-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지상-경량목구조

자재정보                              
외벽재 : 제일벽돌(파벽돌: 청고벽돌타일)
지붕재 : 칼라강판
내벽재 : 천장-벽지 
        벽-벽지, 타일
        바닥-LG 강마루

▲ 현관 진입부.

조  명: ①펜던트-Modernlignt 알퐁소 6등(거실)
                Casainluce CASTLE-A/B(부엌)
                8watt 루이스 펜던트 코퍼(작은 도서관)
        ②벽부등-Megalux 오스카 벽등 흑니켈(계단)
                Megalux 오스카 벽등 신주브론즈(거실)
                Vivina-lighting 모카2등(화장실)
                Modernlignt 원형주물1등B/R(아지트)
시공 : 에이플러스건설(대표 이도현, 010-9309-8848, http://a-plus.kr)
설계 :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070-4278-6045 phg@jaeguidang.com
디자인 : 이영주(Lee Yeongju), 표재연(Pyo Jaeyeon), 정혜경(Jung Haekyung)

 

▲ 동네 전경.

최적의 부지를 택하다 
약 2년 전 ‘모든 것은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지닌 ‘재귀당’이라는 이름의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한 박현근 소장.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강렬한 인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박 소장은 설계하는 집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며 매스컴 및 예비 건축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한 박 소장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현단재’는 건축주 부부 자녀의 이름을 본 떠 완성했다. 

▲ 외부 마당 및 외부 거실.

“제가 현단재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동네에서 느껴지는 한적함과 포근함 때문입니다. 대전 유성구의 도심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경사 같은 불편 요소가 없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학교를 걸어서 등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죠. 예전 동네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인심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마을 내 자리 잡은 공동 육아 개념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저 아이는 누구네 집 아이’라고 보면 알 정도로 서로의 가족을 지켜주고 있죠. 동네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기에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어요.”

건축주 부부가 박 소장에게 설계를 의뢰하게 된 계기는 지금의 부지 근처 듀플렉스 주택에 살며 느꼈던 좋은 점을 강화하고 아쉬운 점은 보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어느 날 삼각형 땅의 독특한 부지를 마련한 부부는 삼각형이라는 부지의 한계로 인해 제대로 된 건축가에게 일을 의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마침 텔레비전에서 강연을 진행하던 박 소장을 발견했다고. 

“부부는 시공사에서 시공한 듀플렉스에 거주하며 본인들이 원하는 주택을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부지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이웃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좋지만, 가족만이 즐길 수 있는 시크릿한 마당 등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됐죠. 적당한 프라이버시가 이웃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 1층 주방.

겉과 속의 반전을 꾀하다 
6~7개월간의 설계 끝에 탄생한 현단재의 시작은 삼각형이라는 부지의 특성에 어울리는 주택의 스케치를 그리는 일이었다. 삼각형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시원시원한 맛을 주기는 조금 어려웠으나, 그로 인해 독특한 형태의 내부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또한 외부에서 봤을 때는 나무와 벽돌 재료로 인해 따스하면서도 묵직하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내부는 고재와 나무 등을 사용해 평온한 느낌을 준다. 이처럼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면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외부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주방과 가까운 외부 응접실이다. 이곳은 가족의 소망을 담은 집약적인 공간이다.

“활발한 성격의 부부는 손님들이 신발을 벗지 않아도 쉽게 와서 차 한 잔 마시고 갈 수 있는 외부 응접실을 원했습니다. 덕분에 평소에는 가족만의 공간으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웃들과 소통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장소로 탄생했죠. 어느 때는 가족의 보금자리이자, 어느 때는 이웃들의 사랑방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상력을 유도하는 내부 
내부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주방/식당’이다. 전체적으로 현단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절약할 곳은 절약하고, 포인트가 될 만한 곳에는 좋은 자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이에 아일랜드 조리대 앞면에 고재를 설치해 따스한 감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 1층 주방.

아이들의 놀이터로 꼽히는 장소는 거실이다. 나무로 만든 뾰족한 박스 형태의 공간은 단순히 텔레비전을 설치하는 곳을 넘어 아이와 어른 모두의 동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시종일관 뛰어다니며 주택 구석구석을 탐험하곤 한다. 

▲ 1층 거실.
▲ 1층 거실.

엄마의 공부방으로 사용되는 서재는 마치 다락처럼 포근하면서도 아지트 같은 곳에 배치했다. 비밀스럽게 숨겨진 이곳은 지붕 보와 이어지는 형태로 제작해 디자인과 공간 활용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또한 책장에서 이어지는 계단은 편안히 걸터앉아 독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2층 가족 도서관.
▲ 2층 복도.
▲ 2층 세면실.

“현단재는 일반적인 단독주택 중에서도 특이하거나 실용적인 요소들이 많아 거주자들이나 방문자들의 흥미를 주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건축주의 자녀인 남자아이가 사용하는 방의 경우에는 친구들을 데리고 바로 자기 방으로 데려갈 수 있는 비밀의 사다리가 놓여 있죠. 뿐만 아니라 가족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동선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안방에서 복도를 지나면 나오는 드레스룸은 바로 세탁실로 연결되고, 세탁실에서 세면실과 욕실이 이어집니다. 짧은 동선 안에 탈의뿐 아니라 씻는 요소까지 해결한 것이죠. 쉽게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 살면서 큰 불편함이 될 수 있기에 보다 꼼꼼하게 계획했습니다.”

*

▲ 계단.

박 소장은 ‘합리적인 건축주’를 만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재정 상태에 맞게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이들이 결국에는 원하는 주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전언이다.

“현단재의 건축주는 좋은 재료와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원하는 공간 안에서 강조해야 할 부분과 강조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했기에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인정하고, 수용하고, 납득하는 포용력을 통해 자신의 주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 것이죠. 단독주택의 장점은 살면서 꾸준히 손 보고 가꿔나간다는 것에 있습니다. 단독주택을 짓고자 하는 분들이 보다 넓은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갖고 재미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이재성 작가

 

건축가 소개 | 박현근 소장 재귀당 건축사사무소
박현근 소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주)정림건축, (주)디자인캠프 문박디엠피(dmp)를 거쳐 현재 ‘재귀당’ 대표로 있다. 제주돌문화공원특별전시관, 대치동 호텔, 대구실내육상경기장, 광교 역사박물관 및 노인장애인복지시설, 신라대학교 프로젝트(국제기숙사, 종합강의동, 박영관) 등을 수행했으며, dmp 소장으로 재직 중 전원생활을 위해 양평에 단독주택인 재귀당을 설계했다. 이 후, 대형 건축물 설계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성을 쫓아 자신의 집과 같은 이름의 설계사무소 ‘재귀당’을 개소 후 활동 중이다. 개소 후 천안 평상집, 양평 상상통통, 용인 소담집, 양평 윤윤재, 대전 현단재, 이천 숨숨집, 대전 유니터, 대전 예람 등 다수의 주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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