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三位一體)를 꿈꾸며
삼위일체(三位一體)를 꿈꾸며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7.02.02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풍래고인
▲ 외관.

[나무신문] #디자인밴드요앞 #젊은_건축가 #공동주택 #귀촌 #청풍래고인

에디터 Pick           
편집자가 청풍래고인의 리딩 포인트
 세 쌍의 부부가 함께 지은 집
 노년을 보내기 위한 단출한 내·외부
 조망과 채광을 한데 해결한 설계

▲ <1,2 층 평면도>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내양리
대지면적 : 2099.00㎡(634.95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전체-418.26㎡(각주택: 99.89㎡, 공동시설: 99.51㎡)
연 면 적 : 전체-418.26㎡(각주택: 99.89㎡(1층_99.89㎡/다락_50.23㎡)  
          공동시설: 99.51㎡(1층_99.51㎡/다락_32.64㎡)
건 폐 율 : 19.93%
용 적 률 : 19.93%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6.15m
공    법 : 기초·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철근콘크리트
구 조 재 : 벽-철근콘크리트 
          지붕-철근콘크리트
지 붕 재 : 칼라강판
단 열 재 : 벽체-비드법보온판 2종1호 /기초 및 지붕-압출법보온판 1호
외 벽 재 : 벽돌
창 호 재 : 이건 알루미늄 창호 3중유리(42mm)
에너지원 : LPG보일러, 벽난로
총 공사비 : 9억4500만원 (토목 및 인테리어 포함)
시   공 : 국일산업개발
설   계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 070-7558-2524 www.yoap.kr

▲ 남측면.

자재정보                                  
내벽마감재(벽지 또는 페인팅)
 : 신한 실크벽지  
바닥재
 : 구정 강마루
욕실 및 주방타일
 : 벽-모자이크타일, 바닥-포르셀린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수전-아메리칸스태다드 위생기_대림
주방가구
 : 제작
계단재
 : 오크 집성목
현관문
 : 코렐    
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제작

오랜 벗과 머무를 둥지를 틀다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며 자란 친구를 뜻하는 ‘죽마고우(竹馬故友)’, 생사를 같이할 수 있는 친밀한 벗을 일컫는 ‘막역지우(莫逆之友)’ 등의 사자성어에서도 알 수 있듯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친구는 소중한 재산 중 하나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 3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 의지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이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최근 디자인밴드요앞에서 여주시 능서면 내양리에 완공한 ‘청풍래고인’ 프로젝트는 단연 눈길을 끈다. ‘맑은 바람이 불어와 마음이 아주 상쾌한 것이 마치 오래간만에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 같다’는 의미로 이름 지은 청풍래고인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죽마고우였던 세 쌍의 부부가 함께 주택을 지어 멋진 노년을 즐기고 있는 곳이다. 

▲ 테라스와 남한강.

디자인밴드요앞의 건축가들이 말하는 청풍래고인 프로젝트는 설화와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방방곡곡 여행을 다니길 좋아했던 세 쌍의 부부는 어느 날 돌이 유명하다는 강가로 나들이를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강가의 경치에 매료돼 퇴직 후 이런 곳에 모여 같이 집을 짓고 살자고 호기롭게 말을 나눴죠. 그날 저녁 근처의 한 음식점에서 그들은 우연히 강가의 토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땅이 임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계약은 바로 이뤄졌죠. 그렇게 정년이 되기까지 십 여 년간 세 친구 내외는 틈틈이 땅을 관리하며 그곳에 지을 집을 구상했어요.”

▲ 주택 거실.

여주시 능서면 내양리 마을 끝자락에 자리한 대지는 탁 트인 하늘 아래 남한강을 바로 내려다보고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내양리로 진입하는 도로의 언덕을 넘으면 너른 농지를 배경으로 작은 부락같이 옹기종기 서 있는 네 채의 건물이 있다. 바로 귀촌 생활을 꿈꾸던 세 부부가 함께하는 보금자리다. 

▲ 공동시설 내부.

합일을 이룬 내·외부 공간 
한 쌍의 부부가 거주하는 집의 설계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데, 세 쌍의 부부가 거주할 청풍래고인은 어땠을까. 디자인밴드요앞은 부부와 건축가의 합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한다.

“물론 처음에는 큰 대지에 몇 동을 지어야 하는지, 공동 주거의 형태인지 아닌지에 대한 막연함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각자 거주할 집의 평면도에 대한 어려움도요. 그런데 이미 저희 사무실을 방문하기 전부터 각자의 집을 완벽하게 똑같이 구성하기로 합의했더군요. 추후 공사가 진행되고 난 후, 어느 집이 더 좋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죠. 전부 은퇴 후 부부들끼리 단출하게 살고자 했기에 간단명료한 평면 구성으로 확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 입주 후에는 각 집의 살림 보유량에 따른 결과만 달랐을 뿐 다들 만족스러워했죠.”

▲ 다락 계단과 천창.

건축주들은 다양한 의견을 펼치면서도 중요한 지점에서는 한 발자국씩 물러서며 약속을 지켜냈다. 건축물의 완성도를 위해 혹은 비용 발생으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초반부터 건축주들 사이에 정해놓은 룰이었다. 이에 디자인밴드요앞은 건축주들이 제시한 방향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조형적 제스처를 통해 각 건물의 외관에 변주를 줬다.  

▲ 안방 화장실.

이렇게 지어진 외관은 능서면의 지형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강 건너 겹겹이 펼쳐지는 산맥과 겸손히 어우러진다. 또한 구조가 정형성에서 벗어난 탓에 도드라져 보일 수 있어 주변 환경을 가장 관용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색인 황토색 벽돌을 선택했다. 

노년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텃밭은 삼각형 짜투리 땅을 활용해 마련했다. 생각보다 제대로 텃밭을 활용하는 건축주들을 보며 건축가들이 놀랐을 정도라고.  

▲ 공동시설 다락.

불필요한 것은 덜어내고, 필요한 것만 취하다 
청풍래고인은 주택 세 채와 여가 및 손님맞이를 위한 공동시설 건물 한 채로 이뤄져 있다. 노년을 지낼 곳이기에 건축주들은 크지 않은 단층을 원했는데, 단층집이지만 기초를 지면보다 50cm 띄워 올려 더 나은 조망권을 확보했다. 

조망에 이어 전체적으로 고려한 부분 중 하나는 ‘채광’ 확보였다. 집이 강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남쪽을 등지는 형태로 가야 했기에 거실을 북쪽에 둔 대신 층고가 높은 거실 천장에 둥근 채광창을 마련해 남쪽에서 빛을 받아 거실에 머물도록 했다. 덕분에 사시사철 따스한 햇볕이 집 안에 감돌 뿐 아니라 조망권도 확보했다. 

▲ 공동시설 평상.

아울러 노년을 보내는 곳인 만큼 각각의 동선은 짧게 계획했다. 물 사용 공간을 집약적으로 계획해 시공 시에도 편리하도록 배려하고, 실제 생활할 때도 불필요한 동선이 줄어들도록 만들었다. 
살아가는 곳이기에 공유될 부분 속에서 각 집이 가질 부분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다. 

▲ 공동시설 부엌.
▲ 주택 부엌.

“주택 정면에 널찍한 테라스를 둬 외부에서 주택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외부 공간 영역을 나눴습니다. 사적인 외부 공간 확보를 위해 침실과 접한 뒤뜰과 다락을 통해 연결되는 옥상 테라스를 구성했죠. 남한강을 바라보는 건물의 북측 면에는 거실과 주방, 식사 공간을 배치했고 사적인 침실 공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논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안쪽 공간에 뒀습니다. 덕분에 크지 않은 내부에서도 여러 공간감이 느껴집니다.”

내부는 나무를 통해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 시설 다락에는 편백나무를 설치해 아늑하면서도 건강을 고려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

청풍래고인의 각 채는 최소한의 공간을 집약적으로 갖추고 있다. 단독주택이면서도 최대한 동선의 경제성을 살린 것. ‘보여주기’보다는 ‘살아가기’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그 대신 같이 생활하고 누릴 수 있는 공동 생활공간을 둬 하루에 많은 시간을 외부 공간과 공동 생활시설에서 지낼 수 있도록 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농촌의 진경에 녹아들고 백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남한강과 그 너머 산맥들의 경치를 바라보며 청풍래고인은 같은 듯 다르게, 다른 듯 같게 서 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디자인밴드요앞(류인근)

건축가 소개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esignband YOAP)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esignband YOAP)는 건축적 상상의 실현과 영역확장, 그 과정에서의 지속 가능한 즐거움에 대해 고민하는 곳이다. 2013년 이래로 지금까지 방배동 하얀집, 예네하우스, The Rock, Cornerstone, 애견민박 멍집, 1x4 house, 청풍래고인 등의 작업을 해왔다.  
신현보는 한국(KIRA)과 네덜란드(SBA) 등록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와 네덜란드 TU Delft를 졸업했고, 공간건축과 기오헌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았다. 류인근은 호남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또한 김도란은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은 뒤 스튜디오쁨을 운영했다.

Tag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