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의 길 - 인천둘레길 12, 13 코스
‘파이란’의 길 - 인천둘레길 12, 13 코스
  • 나무신문
  • 승인 2017.02.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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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인천시
▲ 북성포구 갯벌과 새들.

#여행 #장태동 #인천 #인천둘레길 #파이란 #답동성당 #차이나타운

인천둘레길 12, 13코스를 이어 걷는다. 이 길에서 영화 <파이란>의 촬영지를 만나게 된다. 대략의 코스는 다음과 같다. 

동인천역 4번 출구 - 중앙시장 전통혼수거리 - 배다리사거리 - 답동성당 - 신포국제시장 - 홍예문 - 자유공원 - 차이나타운 - 송월동 동화마을 - 자유공원 - 제물포 구락부 건물 - 옛 대한통운 건물 - 차이나타운- 인천역 - 대한제분 앞 - 월미공원 아치문 - 월미공원 일주 산책로 - 월미전망대 - 월미돈대 - 월미테마파크 - 인천역  

인천둘레길 12코스
3류 건달 강재(최민식 분)와 살길을 찾아 한국을 찾아온 중국인 파이란(장백지 분), 그들의 짧은 삶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파이란>의 촬영지가 인천에 있다. 영화가 개봉된 지 16년이 지났지만 <파이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영화 촬영지를 찾아 영화의 여운에 젖어든다. 

동인천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우회전하면 중앙시장 전통혼수거리다. 전통혼수거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우회전하면 배다리 사거리가 나온다. 건널목을 건너 개항로 방향으로 걷는다. ‘어빌리지커피’와 ‘귀빈’ 사이로 좌회전 한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오른쪽에 답동성당이 보인다. 

▲ 답동성당 스테인드글라스.

1897년에 만들어진 답동성당은 고풍스런 건물 외관도 보기 좋지만 성당 안에서 보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다. 높은 천장, 기둥 양쪽 창과 정면의 작은 창을 수놓은 스테인드글라스가 어우러진 분위기에 발걸음이 조심스러워 진다. 

성당에서 나와 성당 앞 마당을 지나 정문으로 내려가면 도로가 나온다. 도로를 건너면 신포국제시장이다. 닭강정, 어묵, 우동, 칼국수, 중국식만두, 민어요리, 쫄면, 순대 등 먹을거리가 즐비한 시장골목을 지난다. 중국식만두를 파는 집이 시장골목 끝에 있다. 

시장골목을 나와서 우회전 한 뒤 바로 좌회전, 오거리 광장에서 우회전 한다. 조금 가다보면 길 왼쪽에 인천중부교회 창립60주년을 기념하는 표석이 보인다. 그 표석을 끼고 좌회전한 뒤 직진하다가 홍예문로로 우회전 하면 홍예문이 나온다. 

홍예문은 1908년에 완공했다. 홍예문 위로 올라가서 좌회전하면 자유공원이다. 자유공원은 1888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처음에는 만국공원, 서공원 등으로 불리다가 1957년에 자유공원이 됐다.   

자유공원에서 인천항이 보인다. 영화 <파이란>의 초반에 자유공원에서 본 인천항 장면이 나온다. 

▲ 자유공원에서 본 인천항. 영화 '파이란' 초반에 자유공원에서 본 인천항 장면이 나온다.

자유공원에서 내려와 차이나타운 삼국지 벽화거리로 진입한다. 벽화거리가 끝나는 곳에서 좌회전 한 뒤 조금만 가면 길 오른쪽에 중국음식점 ‘풍미’가 있다.  

▲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음식점 풍미 내부. 영화 ‘파이란’에서 파이란(장백지 분)이 한국에 있는 친척을 찾아오는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다.

영화 <파이란>에서 인천항으로 입국한 파이란(장백지 분)을 태운 택시가 차이나타운 거리를 지난다. 어떤 식당을 찾은 파이란(장백지 분)은 식당 주인에게서 친척이 다른 곳으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장면을 촬영한 곳이 ‘풍미’다.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한국에서 파이란(장백지 분)의 고생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뜬다. 

‘풍미’에서 나와서 왼쪽 방향으로 걷는다. 음식점이 즐비한 거리를 따라 계속 걷다가 ‘자유공원·동화마을’ 이정표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송월동 동화마을이 나온다. 동화에 나오는 캐릭터와 동화 이야기를 구성한 그림과 조형물들이 골목에 가득하다. 골목길 구경을 마치고 다시 자유공원으로 올라가서 제물포 구락부 건물을 찾아간다.  

▲ 송월동 동화마을.

제물포구락부는 1891년에 생긴 외국인들의 사교클럽이었다. 자유공원 아래 있는 현재의  건물은 1901년에 지은 것이다.  

제물포구락부 내부를 돌아보고 현관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서서 좌회전 한다. 제물량로 206번길로 우회전, 신포로 15번 길로 우회전, 제물량로 232번길로 우회전 한 뒤 청화원을 끼고 좌회전 한 뒤 직진한다. 길은 다시 차이나타운로로 이어지고 ‘풍미’ 앞을 지나 공화춘 앞에서 좌회전해서 인천역 앞에 도착한다. 인천둘레길 12코스의 도착지점이 인천역이다. 
 

▲ 인천역.

인천둘레길 13코스
1897년 3월22일 인천에서 철도공사가 시작된다. 그리고 1899년 인천역에서 서울 노량진까지 이어지는 경인철도가 완공 된다. 

인천역 화장실 앞을 지나 인천역 뒤로 이어지는 길로 접어든다. 철길이 있는 건널목을 지나서 대한제분 앞에 도착한다. ‘월미도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걷는다. 월미공원 아치형 간판을 지나서 월미전통정원으로 들어가는 한옥 문 앞을 지나면 바로 월미공원(월미산)을 일주하는 산책로(포장도로)가 나온다. 산책로가 갈라지는데 왼쪽 방향으로 걷는다. 

▲ 월미공원 일주 산책로.

겨울이지만 나뭇가지들이 산책로 위를 덮었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가 월미전망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보이면 이정표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에 오르면 월미도 앞바다, 인천항, 송도신도시, 청라지구 등 사방이 다 보인다. 속이 뻥 뚫린다.  

▲ 월미전망대에서 본 풍경. 인천항과 인천대교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다시 산책로로 내려와서 가던 방향으로 걷는다. 그 길에 ‘평화의 어머니 나무’가 있다. 244년 된 느티나무다.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당시 폭격 속에서 살아남은 나무 중 하나다. 월미공원(월미산)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 

▲ 월미전망대에서 본 풍경. 인천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

조선시대 숙종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월미돈대가 나오면 돈대 옆으로 난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조금만 내려가면 월미테마파크가 나온다. 

바다를 왼쪽에 두고 걷는다.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제목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1950년 9월15일 16개국이 연합한 유엔군의 월미도 점령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조형물이다. 

▲ 인천상륙작전 기념 조형물.

인천역으로 가기 전에 노을 지는 바다, 바닷가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파시가 서는 부두, 갯벌 위에 들어선 식당이 있는 북성포구에 잠깐 들러 노을을 본다.(북성포구는 인천둘레길13코스는 아니다.) 

▲ 북성포구.

<파이란> 촬영지 영종집에서 소주를 마시다
노을이 지는 것을 보고 인천역에 도착했다. 인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내린다. 4번 출구로 나가 광장을 지나 도로를 건너면 송현시장이다. 송현시장에도 영화 <파이란>을 촬영한 곳이 있다. 

송현시장 안에 있는 영종집에서 영화 <파이란>의 주인공 강재(최민식 분)와 후배(공형진 분)가 술을 먹는 장면을 촬영했다. 

▲ 영종집. 영화 '파이란'에서 강재(최민식 분)와 후배(공형진 분)가 술을 마시던 집. 동인천역 주변 송현시장에 있다.

식당 안은 생각보다 좁았다. 주인 아줌마와 아저씨는 20년이 다 돼가는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아저씨 아줌마가 그날 일을 말했다. 저녁 8시 쯤 촬영을 시작해서 새벽에 끝났다. 식당 안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과 시장 옆 골목에서 강재(최민식 분)가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 등을 촬영했다.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최민식은 실제로 술을 세 잔 정도 마셨다. 촬영은 계속 됐는데 술을 계속 마시지 않고 먹는 시늉만 했다. 

영화가 상영되고 나서 영종집은 일본인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였다. 지금도 영화 <파이란>을 촬영한 곳이 맞냐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최민식이 앉았던 자리 옆에 앉아 소주와 순대국밥을 시켰다. 최민식이 앉았던 자리는 다른 손님이 벌써 앉아 있었다. 

영화를 생각하며, 강재(최민식 분)라는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서 소주를 마셨다. 소주가 달았다. 인상에 남는 영화의 장면들이 영종집 벽에 투사되는 듯했다. 밤은 깊어졌고 소주병은 늘어만 갔다. 

장태동  
공식 직함은 기자. 그러나 사람들에게 그는 글 쓰고 사진 찍는 여행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 동안 온세통신, LG정유 사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했고 ‘한겨레리빙’, ‘굿데이365’ 등에 여행칼럼을 냈다. 저서로는 <서울문학기행>, <Just go 서울 경기>, <맛 골목 기행>, <명품올레 4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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