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목구조로 지을 수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목구조로 지을 수 있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7.01.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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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캐나다 스트럭쳐램社 콜린 코너후스 씨

미래 건축은 목구조가 주도할 것…한국 시장 발전은 건축법 개정이 선결과제

[나무신문]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18층짜리 목구조 빌딩이 들어서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대형 목구조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건물의 자재생산에서 시공 전반을 맡은 캐나다 스트럭쳐램(STRUCTURLAM, www.structurlam.com) 사 콜린 코너후스(Colin Chornohus, Intermational Sales Manager) 씨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종로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설계 협력사인 캐나다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www.eqcanada.com) 사의 로버트 말지크(Robert Malczyk, Principal) 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편집자 주>

▲ 스트럭쳐램 사 콜린 코너후스 씨는
미래 건축은 목구조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Q 방문 목적을 말해 달라.
아직 진행 중이어서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서울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또 국립산림과학원에 초청돼 목조건축 세미나를 진행했다.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 회사는 지난 1962년 설립됐으며 글루램, CLT 등 엔지니어우드(공학목재)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이며 북미에서는 가장 크다. 100명이 넘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특히 한 대에 수백억원 하는 기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아직도 주택이나 건축물은 콘크리트나 철구조로 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왜 목구조로 지어야 하는 지 설명해 달라.
환경과 안정성, 공기단축과 같은 경제성에서 목구조가 훨씬 유리하다. 때문에 북미를 비롯한 유럽 등에서는 목구조건축이 활발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목재는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에 친환경성은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본다.
아울러 목재가 콘크리트나 철구조에 비해 지진이나 화재에 훨씬 안전하다는 것 또한 이제는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새로운 이야기다.
불이 났을 때 콘크리트나 철로 지은 구조물은 임계점에 이르면 폭삭 주저앉아버린다. 하지만 목재는 그렇게 무너지는 일이 거의 없다. 한 예로 목재를 집성해 만든 글루램으로 건물을 지을 때 접합철물을 사용하는데, 요즘에는 이 철물을 모두 목재 안에 숨기는 추세다. 이것은 미적인 효과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화재에 약한 철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그만큼 목재가 철보다 화재에 강하다는 이야기다.

공기단축과 경제성 이야기는 무엇인가.
우리가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 18층짜리 목구조 건물을 지었는데, 완공까지 9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를 콘크리트로 했으면 못해도 시간이 세 배는 더 걸렸을 것이다. 아울러 목재는 콘크리트에 비해 여섯 배 정도 가볍기 때문에 기초도 그만큼 덜 해도 되는 잇점이 있다. 

최근 건축물들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진만 하더라도 목구조보다 안전한 건축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목재는 지진이 나면 스스로 움직이면서 버티지만 콘크리트나 철구조물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 전 세계는 대형 목구조건축이 콘크리트와 철골조 건축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의 건축은 목구조가 주도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목구조건축은 기본적으로 높이의 한계가 있지 않은가. 
기술적으로 40층까지는 목구조건축이 가능하다는 게 현재 우리 회사의 판단이다. 밴쿠버에 이미 완공된 18층짜리 목구조건물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24층까지 건물을 계획 중에 있으며, 캐나다의 또 다른 곳에서도 23층 건물이 진행 중이다. 조만간 10층에서 20층은 물론이고 30층까지의 목구조건물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높은 건물도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퀼리브리엄 사 로버트 말지크 씨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목구조로 짓는
스뮬레이션(노트북 모니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어떤 연구결과 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로버트 말지크 씨) 우리 회사는 최근 핀란드 모 목재관련 회사의 의뢰를 받아서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목구조로 지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설계와 시뮬레이션 결과 목구조로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알다시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02층이다.

한국에서도 목조건축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목구조건축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 세계 목구조건축 발전 속도를 보면 유럽이 가장 앞서고 있고 북미가 2등, 일본과 뉴질랜드가 3등을 달리고 있다. 한국은 그 다음으로 보면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목조건축 시장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목구조건축의 층고제한을 완화하는 등의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건축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또 산림과학원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산재를 이용한 실험적 목구조건축 프로젝트들에 대한 보다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끝으로, ‘아기돼지 삼형제’를 보면 벽돌로 지은 집이 가장 좋다.
A (로버트 말지크 씨)
언제 적 이야기를 하고 있나. 요즘은 미군 벙커도 목재(CLT)로 만드는 세상이다. 또 미국 주택에 들어가는 토네이도 피난시설도 CLT로 짓는 게 일반화 돼 있다. 지금은 돈 없는 사람들이나 벽돌을 쓰는 시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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