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업자원 - 동백나무
아름다운 산업자원 - 동백나무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7.01.17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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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 100문 100답 96 / 글·사진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초록과 붉음의 조화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L.)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늘 푸른 키큰나무다. 학명으로 보면 얼핏 일본이 원산지처럼 여겨지나 중국과 대만을 비롯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넓게 분포하는 수종이다. 국내 자생지는 서해안으로는 대청도, 동해안은 울릉도, 내륙으로는 구례지방까지 비교적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가 8m까지 달하는 키큰나무로 분류되지만 대개는 5m 내외의 높이로 자라는데 밑에서부터 갈라져 자라는 단단한 회백색 수피의 줄기와 윤택 있는 잎은 정원수와 분재소재로 이용되기에 손색이 없다. 목재는 화장대, 찻잔과 받침, 얼레빗 등 가구재와 기구재로 쓰여 왔지만 동백나무의 주된 활용은 역시 꽃과 열매라고 할 수 있다.  

뜨거움으로 상징되는 붉은 꽃은 12월에 피기 시작해 늦게는 이듬해 5월까지 꽃잎이 붙어 있다. 동백나무의 한자명은 동백목(冬柏木)인데 겨울 동(冬)자가 붙여졌고 제주도와 남해안지역에서는 한겨울 흰 눈이 성성한 백색의 세상 속에서 불붙듯 붉은 꽃잎을 자랑하는 겨울 꽃나무다. 이른 봄이면 따스함의 전령사역할도 하는데 꽃잎의 붉음이 막 단장한 여인의 입술을 닮았다 하여 여심화(女心花)라 불리기도 한다. 조금씩 겹쳐져 있는 5~7장의 꽃잎사이로 촘촘하게 들어선 노란 수술들의 돌돌 말려진 모습은 선명한 붉음을 살짝 가려주어 결코 가볍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또한 언제 보아도 싱그러움을 느끼게 하는 상록성의 짙은 녹색 잎은 매끈한 윤기와 함께 물결치는 잔 톱니를 그 가장자리에 지니고 있어 가까이서 관찰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다가서면 샛노란 수술들의 단아함이고 한걸음 물러서면 붉은 꽃잎의 화려함이며 아쉬워 뒤돌아보면 짙푸른 녹색의 싱싱함이니 동백나무만의 그 절묘한 조화미는 다른 나무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을 듯하다. 

동백나무 꽃과 열매

▲ 꽃봉오리.
▲ 꽃송이.
▲ 열매.

생활 속에서의 동백 
동백나무는 꽃의 아름다운 가치로만 이용된 것은 아니었다. 우리의 옛 가정에는 동백꽃을 말린 가루가 화상과 타박상 그리고 지혈작용에 대비한 가정상비약으로 일상생활과 함께 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이 송이채 떨어져 지고 나면 암술만 남은 초록색 자방이 자라기 시작하는데, 종자는 3개로 나누어진 종실에 들어있다.

식물체에서 생성되는 기름은 유지와 정유의 두 종류로 나뉘며 이중 식물유지는 지방산과 글리세롤이 결합한 종자 및 기관의 저장물이다. 식물유지는 다시 지방산의 불포화(不飽和) 정도에 따라 건성유와 불건성유로 분류되는데 동백나무에서 추출되는 기름(동백유)은 불건성유에 속한다. 불건성유는 산소와 결합하기 어려워 공기 중에 방치해도 고화되거나 건조되지 않아 식료, 비누원료, 향장품, 윤활제로 이용된다.

외국에서 올리브유가 전통적으로 쓰여 왔듯이 우리나라에서는 동백유가 오래전부터 한방요법이나 화장품으로 이용되어 왔다. 옛 여인들은 동백나무로 만든 참빗으로 머리를 빗고 동백나무의 열매로부터 짜낸 기름을 가까이 두고 머릿결이 갈라지거나 끊어지는 것을 방지했으니, 비록 과학적 지식은 없었다 하나 불건성유인 동백유의 특성을 잘 활용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주로 온난한 남부 해안 지역에 생육지역이 한정되어 있어 채취되는 종자의 양은 수요량의 일부분밖에 충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 붉은 꽃의 군무
▲ 전남 장흥 천관산의 동백나무 순림

동백 종자의 자원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로 관상용 화훼자원으로 길러지던 동백나무는 최근 들어 유지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이 학계 및 산업계에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동백유의 산업화 단계로까지 진전되고 있으며 화장품, 의약품 및 산업용 기계유로 그 수요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유지자원으로서의 동백나무 이용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기름의 추출원료인 동백종자의 공급이 원활해야만 하며 종자를 많이 채취하기 위해서는 동백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야 한다. 중국이나 일본, 대만 등지에서 동백유의 산업화가 진전되고 있는데 자국 내에 풍부한 동백나무 자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주로 온난한 남부 해안 지역에 생육지역이 한정되어 있어 채취되는 종자의 양은 수요량의 일부분밖에 충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때 전남 완도에서 동백유 추출시설이 가동된 적이 있었으나 부족한 동백종자의 공급량 등 산업설비로서의 가동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중단되었다고 한다. 개발로 인한 산림지의 훼손에 따라 우리나라의 남부 및 해안 지방에 넓게 분포되었던 동백나무림이 사라져가고 있어 동백나무 자원의 국내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자생지의 보존대책과 번식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충남 서천의 동백나무숲 (천연기념물 제 169호)과 가장 북쪽에 위치한 대청도의 자생지 (천연기념물 제 66호)를 비롯하여 전북 고창, 전남 강진과 진도, 경남 거제 등 역사적으로 의미를 지니고 있거나 학술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몇 곳의 동백나무림 또는 동백나무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또한 연구소, 대학 또는 전남, 경남 등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선발, 육종해 개량된 동백나무를 보급하고 각종 축제의 재료로 활용하고 있다. 아직은 소득창출 차원에서 재배하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일부에서나마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동백나무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겨진 옛 조상들의 과학적 이용 가치가 빛을 발휘할 날이 머지않아 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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