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러운 나무 먼나무
멋스러운 나무 먼나무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7.01.1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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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 100문 100답 95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특이한 이름과 열매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나무이름들 중에는  참으로 특이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하나가 먼나무가 아닌가 싶다. 길을 가다 눈에 띄는 나무가 있어 “저 나무가 먼(무슨)나무야?”라고 물으면 “응 저게 먼나무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한다면 질문한 사람의 표정은 어떠할까? 빨간 열매로 보는 이의 시선을 끄는 먼나무는 이름에서 또 한번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먼나무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몇 가지가 전해지는데 겨울 내내 빨간 열매를 온통 매달고 있는 먼나무의 진정한 매력이 멀리서 보아야만 드러난다고 하여 먼나무라 부른다는 설이 적합할 듯도 하다. 하지만 가을부터 잎이 지고 오로지 원색의 빨강만을 피워내는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멋을 지닌 나무이기에 “멋”이 먼이 되어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는 설에 대해 더 수긍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제주도 서귀포시의 중산간도로인 제2산록도로 주변에 특이한 멋을 감상할 수 있는 먼나무 가로수길이 있는데, 한 겨울 주위가 모두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는 가운데 불 켜진 가로등처럼 빨간 열매를 가득 지니고 있는 먼나무 가로수 사이를 거닐다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다양한 특성의 먼나무

▲ 잎과 열매가 많이 맺히는 형.
▲ 열매만 많이 맺히는 형.
▲ 가지가 늘어지는 형.
▲ 열매가 맺히지 않는 숫그루.

자생지 범위
늘 푸른 키 큰 나무로서 무환자나무목 감탕나무과에 속하는 먼나무(Ilex rotunda)의 자생지는 우리나라의 제주도 및 보길도와 목포 등 전남해안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목재는 기구재, 조각재 또는 완구재로 이용된다.

인접국인 일본과 대만, 중국의 따듯한 지역에서도 분포한다고 보고되어 있으나 오늘날의 기후온난화와 더불어 그 생육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내륙에서도 최근 조경용으로 식재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암그루와 숫그루가 따로 되어 있는 나무로 꽃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피는데 꽃잎과 꽃받침조각은 4개씩이고 수술은 4∼5개이다. 암그루에서는 꽃이 진 후에 맺히는 빨간색의 둥근 5㎜∼8㎜의 열매가 10월에 익는데 개체목에 따라 이듬해 꽃필 때까지 달려있는 경우도 있다.

제주도를 포함해 자생지에 생육하는 먼나무를 살펴보면, 가지가 늘어지는 형태, 열매만 많이 맺히는 개체, 열매도 많고 잎도 많은 개체 등 개체목별로 특성이 다양해 그만큼 품종으로 육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수종이다. 생장환경에 있어서도 중용수이기 때문에 낮은 광도이든 높은 광도이든 특별히 저해를 받지 않고 잘 생장한다. 이렇게 먼나무는 양·음지를 가리지 않고 수고는 10m 정도로 잘 자라는 수종이다.

그러나 군집을 이루지 않는 생육특성과 독특한 관상가치 때문에 지속적으로 도채 되어 문헌상으로도 자생적지라고 된 제주도내에서마저 멸종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가로수를 비롯해 인공적으로 심겨진 나무는 많이 있으나 자생지에서 생육중인 나무는 한라산 남쪽 해발 400m이하의 일부 지역과 사람들이 접근이 어려운 서귀포시 효돈천 중류지역에서만 간간히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유성 및 무성증식

▲ 이중휴면 타파 일년생묘목.
▲ 실생묘 접붙이기.
▲ 높은 가지 접붙이기.

이용가치와 증식 
먼나무 열매의 조경적 아름다움은 실내·외 어디에서든 가치가 발휘된다. 새로 돋은 가지 끝에 송이모양으로 열매를 맺어 수관 전체가 붉게 보이므로 제주도내의 분재애호가들에게는 비할 것 없이 좋은 소재다. 야외에서 추위를 견디는 능력은 비교적 약하지만 해풍에는 강하게 버틸 수 있어 해변에서의 생장피해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대기오염에도 강한 수종이다. 

최근 기온이 높아지면서 먼나무의 월동조건이 좋아지고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번식과 식재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열매가 많이 맺히는 암그루가 많이 인공 식재되어 있고 채취방법도 특별하게 기술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껍질을 벗겨내고 물에 담가 좋은 종자를 고르게 되면 90% 정도로 높은 충실종자를 얻을 수 있어 종자의 확보방법도 비교적 수월하다.

그러나 유성증식을 위한 종자파종에는 싹이 트기까지 2년이 걸리는 “이중휴면” 때문에 일반사람들이 쉽게 묘목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가을에 채취한 종자는 이듬해 봄에 뿌려지게 되는데 뿌리기 전 초음파세척기에 넣고 약간의 충격을 가해주면 발아율이 높아질 수 있다. 초음파세척이 어려운 일반농가에서는 씨뿌리기 전에 약 3개월 동안 4℃ 정도로 차갑고 습하게 저장해 두어도 묘목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 이런 저온냉장법은 이중휴면을 깨뜨려서 그해에 발아하는 비율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먼나무는 무엇보다 빨간 열매의 조경적 가치가 으뜸이므로 종자로부터 얻는 실생묘가 아닌 다른 방법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미나무의 특성을 그대로 이어받고 빨리 열매가 맺히기를 원한다면 무성번식법 즉, 꺾꽂이나 접붙이기가 좋다. 실험적으로는 식물호르몬제를 사용하여 꺾꽂이의 뿌리내림 하는 비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일반농가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무성번식법은 접붙이기 방법이다.

나무마다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고 암나무와 수나무가 딴 그루로 되어 있으므로 접붙이는 순을 따는 것도 어렵지 않다. 특히 열매에 대한 높은 가치를 그대로 이어받고자 할 때에는 많은 열매를 맺는 암그루의 가지에서 순을 따서 접을 붙이면 된다. 접순이 붙는 대목은 어린 실생묘를 땅 끝에서 한 뼘 정도 잘라내고 붙여도 되고, 키 높이의 큰 나무 가지를 잘라 붙일 수도 있다.

특히 큰 나무의 줄기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접순을 붙이게 되면 한 나무에서 여러 가지 모양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짧은 기간 안에 높은 키를 가진 차별화된 품종을 얻어 낼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품종보호제도가 강화되면서 각 나라마다 자기나라 안의 모든 생물에 대한 확보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요즈음, 높은 조경적 가치를 지닌 우리나라의 자생수종이 품종으로 개발된다면 소득의 향상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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