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목구조주택, “우리가 설계·생산해 우리가 짓는다”
중목구조주택, “우리가 설계·생산해 우리가 짓는다”
  • 서범석 기자
  • 승인 2017.01.0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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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담주택건설, 한국인 정서에 맞게 “목재는 굵어지고”…비용과 시간은 “싸고 빠르게”…“남는 것이 있는 목조주택”
▲ 한효민 대표.

[나무신문] ‘세상을 담은 주택건설’ 세담주택건설(대표 한효민, www.sedam.co.kr)이 우리나라 중목구조(기둥보 방식) 목조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주로 경골목구조 목조주택을 짓던 세담주택은 최근 일본을 대표하는 한 목조주택 시공업체가 우리나라에 조성한 중목구조 주택단지에 네 개 동을 맡아 시공하면서 중목구조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에도 세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급 주택단지 중 하나인 죽전에 100여 평 규모의 중목구조 주택을 시공하는 등 기둥보 방식의 주택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었다.

중목구조는 나무 구조재들이 모두 벽 속으로 숨는 경골목구조와 달리, 기둥과 보를 노출할 수 있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다. 뿐만 아니라 미리 계산되고 가공된 기둥들을 토대 위에 철물을 이용해서 세우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소음이나 교통 등 민원발생 여지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 철물은 일본산, 글루램은 오스트리아산을 사용했다. 세담주택건설은 장기적으로 설계와 생산 및 시공뿐 아니라 이들 부재들의 국산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속’의 전원주택과 달리 최근에는 도심 주택가 안에 새 집을 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민원발생은 목조주택 시공업계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중목구조 시공현장은 이런 문제가 대폭 없어진다는 것.

실제로 일명 ‘프리컷 공법’으로 불리는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은 대부분 골목 안에 빼곡하게 조성된 기존의 주택단지 안에 새 집을 짓는 것에 맞춤하게 발전해 왔다.

설계된 크기와 길이, 결속 방법에 맞게 공장에서 생산된 기둥과 보 등을 가져다가 현장에서는 철물을 이용해 붙이면 된다. 극단적으로 설명하자면 볼트와 너트만 조이면 된다. 그러니 소음과 분진, 교통 방해 등 단골 민원발생 원인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

▲ 동백택지지구 내 중목구조 주택 신축현장. 소음 및 분진 교통방해로 인한 민원발생 원인이 거의 사라졌다.

때문에 최근에는 경골목구조가 중심이던 우리나라 목조주택 시장에서도 중목구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패키지 형태로 수입된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 시공 또한 통계가 쉽게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많다는 분석이다.

패키지 형태의 수입이란, 일본에서 최종 설계된 주택을 일본 공장에서 ‘프리컷 가공’해서 수입한 다음, 한국에서 이를 조립하는 형태를 말한다. 

문제는 이 경우 가격이 높아지고 시공 기간이 불필요하게 늘어진다는 것. 특히 마진은 물론 가공 및 시공 모두에서 ‘남는 게 없다’는 게 세담주택의 설명이다. 설계와 공장생산을 모두 일본에서 하고 국내에서는 ‘조립’만 하기 때문에 마진은 박하고 남는 실력은 볼트와 너트 조이는 실력 밖에 없다는 것.

아울러 일본에서의 패키지 형태 수입의 경우 중간상에게 돌아가는 커미션은 물론 일본내 내륙운송과 한국으로 오는 해상운송비 등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중목구조 주택을 발주하면 가도면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가서 설계가 돼 넘어오고, 이것을 한두 차례 더 검토하는 단계를 거치게 되다보면 한두 달이 넘어가는 건 일도 아니다. 여기에 공장 생산에서 포장, 운송, 도착까지는 빨라야 두세 달이다.

▲ 신축중인 중목구조 주택의 3D 도면.

세담주택 한효민 대표는 “목조주택을 짓는다는 것은 자재들의 효율성을 따져서 합리적인 설계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일본에서 패키지 형태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이 과정이 배제되고 만다. 한마디로 배울 것도 없고 남는 것도 없는 것”이라면서 “우리 소비자들이 짓는 집은 우리가 설계하고 우리가 그 구조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국내 가공공장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서 “일본이 중목구조 목조주택에 있어 우리나라보다 크게 앞선 것은 사실이어서 기둥의 간격 등 기본적인 룰은 일본의 것을 그대로 적용했다”며 “철물 또한 일본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기둥과 보에 사용된 글루램은 오스트리아산을 이용했지만, 앞으로 이들 재료들의 국산화도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세담주택이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동백택지지구에 신축 중인 중목구조 주택은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기둥과 보의 두께를 기존 일본 패키지 주택에 비해 크게 높였다. 굵은 보가 그대로 노출되는 게 백미다. 

이렇게 하면서도 비용은 크게 줄였다. 경골목구조에서 중목구조로 변경했을 때 추가되는 비용이 기존 방법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 설계도면을 기둥보로 바꾸는데 드는 시간 또한 일주일이면 충분할 정도로 단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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