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아름다운 이유 - 노을을 바라보기 좋은 다섯 곳
노을이 아름다운 이유 - 노을을 바라보기 좋은 다섯 곳
  • 나무신문
  • 승인 2016.12.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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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장태동의 여행과 상념 - 일몰 여행지

저물녘 노을은 바다와 하늘을 물들인다. 강물에 몸 섞으며 강과 함께 반짝인다. 능선 위에서 피어나 산 아래 마을에 곱게 내려앉는다. 공장 굴뚝 연기와 어울려 노동의 하루를 위로한다.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오늘 하루도 수고 했다고 있는 힘을 다해 울긋불긋 피어난다.         

▲ 동검도 일몰.

갯벌 위에서 빛나는 하루
갯벌을 비호하며 내달리는 산줄기는 섬의 또 다른 모습이다. 노을빛에 새까맣게 타서 그림자만 남은 섬이 조용하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를 막아주던 섬 앞에서 갯벌은 잠자는 아기처럼 고른 숨을 쉰다. 

갯벌에 피어난 풀포기들이 넘실댄다. 갈대는 흙을 움켜쥔 채 바람에 흔들린다. 한 줌의 흙에 생명의 뿌리를 박았다. 뿌리 내리지 못했던 하루하루가 갈대 앞에 섰다. 흔들리는 건 갈대가 아니라 나였다. 

한참 동안 노을을 바라보았다. 물 빠진 갯벌 위에 고깃배들이 배를 드러내고 엎드려 있다.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그 누군가의 하루가 갯벌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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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동검리. 강화도 남쪽에 있는 동검도는 강화도와 도로로 연결된 섬이다. 강화도에서 동검도로 진입하는 길 오른쪽에 갯벌과 바다, 섬이 펼쳐진다. 일몰시간 이외의 시간은 동검도에 있는 카페에서 보내는 것도 좋을 듯. 가까운 여행지는 초지대교 부근에 초지진, 전등사, 강화도 남쪽 동막해변 등이 있다.  

▲ 곰개나루 일몰.

곰개나루 언덕에 올라
함라산과 봉화산이 북동에서 남서로 내달리는 품안에 웅포리가 있다. 웅포리 금강 가 곰개나루 앞에 도착했다. 노을은 아직 이른 시간, 금강을 따라 걷는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강가 마을이 을씨년스럽다. 잔가지까지 낱낱이 드러난 나무가 언덕 위에 서있다. 다 버리고도 오히려 당당하다. 

강 건너 마을, 충남 서천 신성리 포구를 오가던 황포돛배를 재현했다는 배 한 척이 바람에 의지해 강물 위에서 떠다닌다. 자꾸만 낮아지는 해가 돛에 걸린다. 

노을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커다란 나무가 있는 언덕에 오른다. 나무가 바라보는 강물이 노을에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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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웅포면 웅포리. 곰개나루는 예로부터 금강하구에 있었던 나루터다. 노을 피어나는 풍경을 바라보기에 좋은 곳이다. 강 건너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도 좋다. 좀 멀지만 호남고속도로 익산IC 부근에 보석박물관과 각종 보석을 파는 판매장이 있다.   

▲ 곰개나루 일몰 풍경.

노을빛 물드는 공장 굴뚝 연기
포구에 물 들 때 고깃배가 들어와 파시를 연다. 포구에 배를 대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흥정을 한다. 잔치 같은 시간이 한바탕 흐르고 나면 포구는 잠잠해진다. 파도 소리도 없다. 

▲ 북성포구 일몰.

어느 나라에서 숲을 푸르게 물들였던 나무들일까? 북성포구 한 쪽, 부두에 쌓여 있는 원목더미의 내력이 궁금해 질 때 쯤 연기 피어오르는 공장 굴뚝 뒤 먼 하늘에 노을이 피어난다. 

▲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포구의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노을의 빈자리를 어둠이 채울 때까지 공장의 굴뚝 연기는 멈추지 않는다. 노동의 하루가 노을 앞에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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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 북성동. 북성포구는 검은 갯벌과 공장의 굴뚝연기, 작은 포구가 어울린 곳이다. 주변에 차이나타운,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등이 있다.  

▲ 노을공원 전망대.

한강에 노을이 피어날 때
노을공원은 이름 그대로 노을을 보기 좋은 곳이다. 노을공원 전망대에 있는 커다란 수양버드나무와 전망대 목책도 노을이 피어나는 풍경에 넣어서 보아야 한다. 

강에서 인 바람이 노을공원 언덕을 타고 올라온다. 낭창거리는 수양버들가지가 첫사랑의 풋풋한 모습을 닮았다. 다 태우고도 더 타오르던 마음도 이제는 저 강물처럼 속으로만 흐른다. 

▲ 하늘공원 솟대.

노을 피어날 때 아주 잠깐 강물이 부풀어 오르는 건 다시 오지 않을 첫사랑의 추억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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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은 한강의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노을공원 옆 하늘공원 억새, 하늘공원 아래 메타세쿼이아와 이태리포플러가 줄지어선 산책로가 있다. 

▲ 성산일출봉. 일출봉 아래부분에 동굴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해군 자살특공대가 사용할 폭약 실은 특공소형선을 감추어 놓기 위한 비밀기지였다.

아픈 역사 위에 피어나는 노을빛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은 가슴 아픈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함께 한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 곳곳에 ‘제주4.3유적지’가 남아 있다. 

제주4.3당시 성산읍, 구좌읍, 표선면, 남원읍 양민들이 학살당한 곳이 광치기해변이다. 광치기해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신양섭지코지해변이 있다. 제주도 동쪽에 있는 해변이지만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해변.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해변이 있다. 동쪽 해변에서 성산일출봉과 함께 일출을 볼 수 있고 서쪽 해변에서 일몰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해안 어디쯤에 ‘제주4.3유적지’를 알리는 표석이 있다. 

▲ 신양섭지코지해변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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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섭지코지해변 주변에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등 유명한 여행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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