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검은 목재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클로즈업/검은 목재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유상기 기자
  • 승인 2007.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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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석남동 현성산업은 검은 색의 목재가 입구를 가득 진열하고 있다. 현성산업 이용성 대표는 주변에서 저리 색이 검은 목재를 왜 그리 오래 쌓아 놓고 있느냐고 물어 오곤 한다고 난처한 입장을 귀뜸한다.

심지어 주변에서 회사를 경영하는 오랜 지인들도 보기에도 암울한 저 검은 색 목재의 정체가 무엇인지 물어온다는 것. 또 업종전환까지 권유하는 이도 있다는 것이다.

현성산업 주변에서 ‘검은 목재’에 늘 의구심을 품고 꽤나 이 대표에게 묻곤 해 곤욕스럽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대표에게 검은색 목재에 대해 물어 보니 ‘나왕’이다. 현성이 1980년대 초반 석남동에 목재단지가 생기고부터 지금까지 현 위치에서 목재업을 하고 있으니 족히 20년이 넘는 나왕도 있다.

나왕은 뒤틀림이 없는 특수목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토록 좋은 나왕 각재가 지금은 그 쓰임새가 많이 줄어 저렇게 공장 한켠을 지키게 됐고, 그게 20년이 됐다는 것이다.

속도 모르는 이들은 검은 색 목재를 아직도 쌓아 두고 있는 현성산업 이 대표를 돌부처마냥 타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곤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나왕이 나왕 값을 받으면 그만이다. 헌데 나왕이 오래돼도 상품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게 내 탓인가”라고 말한다.

나왕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졌고 현성산업 공장 뜰에서 검은색으로 목재 문외한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는 현실이 왜 이리 서운한가. 20년이 넘게 한 곳을 지켜온 목재인을 혹시 다른 업종 사람들이 이런 웃지 못 할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에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현성산업 이 대표는 “처음에 남양재를 시작했고 나는 수종을 바꾸지 않고 아직도 남양재를 하고 있다. 거래처들도 이런 내 고집 때문에 오랜 친구가 됐다. 나무가 뒤틀리지 않고 변하지도 않는데 나무의 좋은 속성이 어디 가겠는가”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