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와 문화를 잇다
세대와 문화를 잇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12.01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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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읍 주택
▲ 신관. (상업공간이 될 곳)

[나무신문] #제주 #스튜디오 오브릭 #애월읍 #유년 시절 #단독주택 
446호부터 2번에 걸쳐 스튜디오 오브릭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마지막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제주 애월읍 주택의 리딩 포인트
 3대의 추억이 고스란히 반영된 공간 
 제주도의 특성을 반영한 설계
 리모델링+신축으로 이뤄진 장소 

▲ <평면도>

건축정보 및 자재정보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지역지구 : 제1종일반주거지역
건축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397.00㎡(120.09평)
건축면적 : 115.40㎡(34.91평)
연 면 적 : 119.82㎡(36.25평)
건 폐 율 : 30.05%
용 적 률 : 31.20%
건축규모 : 지상 2층
건축구조 : 블록조, 철근콘크리트조
외 벽 재 : 치장벽돌
지 붕 재 : 징크
설    계 : 스튜디오 오브릭 02-730-0029 www.obrick.kr

▲ 도로에서 본 외관.

유년 시절의 기억, 주택을 짓게 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은 한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유년기의 불행은 평생의 트라우마로 이어진다. 반면 행복한 추억은 나이가 들어서까지 마음속에 평온을 안겨준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흰 도화지를 펼쳐보자. 그리고 그 위에 ‘집’을 그려보자. 그곳에 그려진 집은 어떤 모양새일지 궁금하다. 뾰족지붕을 얹은 네모난 박스일까. 수십, 수백 개의 창을 가진 아파트일까. 한국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에게 아직 집이라는 공간은 남들과 같은 획일화된 장소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특별한 단독주택을 희망하는 이가 늘고 있다. 어렸을 때의 향수를 찾아 혹은 어린 자녀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도심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 본관(기존 한옥) 주방.

개소한 지 약 3년이 넘은 스튜디오 오브릭의 김남균·남혜영 소장은 올해 8월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에 위치한 주택을 완공했다.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유독 뇌리에 깊숙이 자리한 이 공간을 그들은 이렇게 회상한다. 

“3대의 추억이 함께 서려 있는 이곳은 감동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진행했던 제주 프로젝트로 우여곡절이 많았을뿐더러 건축주가 가지고 있는 추억을 고스란히 반영하고자 노력했죠.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거주하시던 바깥채, 건축주의 아버지께서 정성스럽게 지은 안채에 대한 의뢰였습니다. 이 중 할아버지가 지으신 건물은 이전에 발생했던 화재로 인해 철거한 상태였는데, 조건상 신축을 하는 것이 비용이나 법규상에서 훨씬 이득이었지만 주택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일부 리모델링과 증축을 진행하기로 했죠.”

건축주의 어릴 적 추억이 있는 주택을 낡았다는 이유로 철거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제주 애월읍 주택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 두 집을 이어주는 사랑방에서 본 외부.

3대의 추억을 연결하다 
해당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제주도의 건설 시기와 맞물렸던 것.

“현재 제주도 자체의 건설 경기가 워낙 활발하다 보니 인허가 과정뿐 아니라 육지에 비해 자재 수급의 한계 및 시간이 꽤 소요될 수밖에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바닷가에 붙어 있어 염분을 고려한 자재 선정도 무시할 수 없었죠. 가족의 추억과 제주도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이웃과의 소통 등을 생각한 설계 콘셉트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김남균 소장과 남혜영 소장은 애월읍 주택을 설계하며 어린 시절 두 채를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행복한 추억을 얻었을 건축주를 계속해서 떠올렸다. 이에 안채는 골조를 제외하고 전체를 교체하는 리모델링을, 불에 타서 메인 기둥들이 망가진 바깥채는 신축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두 채를 자연스럽게 이을 수 있는 계획을 진행했다. 

▲ 마당에서 본 모습.

“두 채는 한옥의 형태를 갖고 있었기에 연결 부분은 사랑방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사용 시에도 그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말이죠. 안채의 경우, 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내부의 목재 일부를 살리고, 바깥채는 사람이 편안히 들락거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계획했습니다.”

두 채를 연결하는 사랑방은 실제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훗날 상업 시설로도 사용할 수 있는 요소를 감안해 지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연결한 이곳은 당분간 아티스트들의 작업 공간으로, 전시가 이뤄지는 문화공간으로, 동네의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아티스트 레지던시로 사용할 예정이죠. 아늑하면서도 포근한 이곳이 훗날 어떻게 발전할지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켜요.”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스튜디오 오브릭  

건축가 소개 | 김남균·남혜영 소장 스튜디오 오브릭
스튜디오 오브릭은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하는 건축사무소다. 공간의 밑바탕을 스케치하고 구현하는 일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따뜻함을 머금고 멋스러워지는 벽돌처럼, 오브릭이 만든 공간도 쓰는 사람의 공감을 통해 오래도록 자리하기를 바란다. 
대표 작품으로는 <누하동 한옥>, <지산리 주택>, <제주 애월읍 주택>, <후암동 주택> 등의 프로젝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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