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의 조우로 빚어낸 한국의 美 알리는 문화메세나
전통과 현대의 조우로 빚어낸 한국의 美 알리는 문화메세나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11.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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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설화문화전 《설화(說話) : Once upon a time-견우 직녀》 개최

[나무신문] 아시아의 철학과 지혜를 담아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홀리스틱 뷰티 브랜드 설화수가 10월13일부터 11월13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와 도산공원에서 2016년 설화문화전 《설화(說話) : Once upon a time -견우 직녀》를 개최했다.

설화문화전은 설화수가 조화와 균형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실현하고, 브랜드의 뿌리이자 영감이 돼준 한국의 미를 전파한다는 철학 아래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문화 메세나 활동이다. 그동안 전통을 소중히 지키고 전하는 작업뿐 아니라,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세대 간의 공감과 교류를 끌어내는 문화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우리네 전통 설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탄생시켜 보다 많은 세대가 흥미롭게 즐기며 공감할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2016년에도 설화문화전은 그 의미를 이어갔다.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며 민족 정서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평가되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견우 직녀’ 설화를 주제로 채택, 현대적인 감각을 통해 재해석했다. 사랑과 약속, 만남과 이어짐 등의 상징적 소재로 이뤄진 설화를 서로 다른 분야의 현대 작가와 함께 자유로운 상상과 참신한 감각을 더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전시를 구현했다. 

이번 전시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기획과 진행을 맡았으며, 주목받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 11팀이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았다. △미디어 작가 김준 △조애리 △FriiH △건축가 stpmj △OAA △오영욱 △설치미술가 전가영 △이수진 △박여주 △디자인 작가 패브리커 △안지미와 이상홍의 폭넓은 장르로 구성된 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견우 직녀 설화를 해석한 풍성한 작품을 선보였다.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자료 = 아모레퍼시픽 제공

자自-연緣; 스스로 이어지다.
김준(사운드)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3층에서는 시각적 즐거움 이외에 청각과 후각까지 더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견우 직녀의 재회를 도시 속 현대인에게 잊혀 가는 자연의 아름다운 소리와의 이어짐으로 재해석했다. 

 

그림자 다리
stpmj(건축) / 도산공원 
하루 단 한 번, 오후 3시 30분이 되면 그림자 다리를 통해 견우 직녀의 간절한 만남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7월 7일, 1년에 단 한 번의 애틋한 만남을 가지는 견우 직녀 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림자의 움직임을 통해 하루 한 번 특별한 만남의 간절함을 구현해 냈다. 까치와 까마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로 표현해 오작교의 생생한 느낌을 더했다. 그림자를 따라 거닐면서 이야기 속 주인공이 돼 나에게 주어진 특별한 연결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마음의 벽
오영욱(건축) / 도산공원 
붉은색 심장을 표현한 벽을 통해 서로를 바라보지만 만날 수 없는 견우 직녀의 운명을 표현한다. 동시에 둘을 가로막는 벽은 수많은 CD 전선관들로 만들어져 있어 소리를 통해 견우와 직녀를 연결하는 의미를 뜻하기도 한다. 서로를 가로막는 단절의 벽처럼 느껴지지만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일 때 진정한 만남을 가질 수 있음을 표현하며 견우 직녀 이야기를 되새기게 만든다.

 

눈물 방울 속 수천억 개의 별
안지미+이상홍(디자인) / 도산공원  
단조로운 철제 프레임을 통해 견우 직녀의 이별과 만남, 슬픔과 기쁨의 결정체를 표현한다. 여기에 유진목 시인의 ‘사랑 기다림 이어짐’을 타이포그래피 형식과 드로잉 형식으로 접목해 관람객들이 견우 직녀의 애틋한 감성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은하철도의 밤
이수진(설치미술)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견우와 직녀를 가로막고 있는 은하수와 만남의 기적을 보여주는 오작교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이원적으로 존재하지만 서로를 포용하고 보완하는 두 차원의 공간을 시지각적으로 재구성한다. 다른 차원의 세계가 본래 장소에 공존하는 형상을 구현하기 위해 원래 공간의 골드 프레임을 교차하고 여기에 다양한 색상의 여러 소재들을 대입해 빛과 색, 매스감의 나열을 시도했다. 이렇듯 은하수와 오작교의 교차 공간을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에 반영해 서로 다르지만 포용하고 상호보완하는 유기적인 세계로 관람객들을 유도한다. 

 

Magic Hour on the Milky Way
박여주(설치미술)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 외벽의 계단을 따라 걷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알지 못한 다른 시간과 공간의 층위에 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매직 아워는 태양이 진 후 완전한 어둠이 다가오기 직전의 짧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뜻한다. 작가는 플래그십 스토어 계단실에 재현되는 매직 아워를 통해 이곳을 통과하는 시간만큼은 관람객들에게 인생의 황금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음, 일루전
패브리커(디자인)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1층에 들어서면 독특한 구조의 아트 퍼니처 두 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둘로 나뉘어 버려진 탁자는 다른 매개체를 통해 다시 온전한 형태로 탈바꿈됐다. 그 위를 밝게 비추고 있는 조명은 웨딩드레스 천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짧은 시간 동안만 빛을 보는 웨딩드레스가 만개한 꽃의 형상으로 변화해 두 사람의 하나 됨을 축복하고 있다.

 

공간 접기  
전가영(설치미술) / 도산공원 
마치 견우 직녀 사이의 은하수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 작품은 다양한 컬러의 선을 통해 우주를 이루는 에너지와 질서를 나타내고 있다. 평범했던 산책로에 기하학적인 패턴의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설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공오작(共烏鵲)  
OAA(건축) / 도산공원 
도산공원 길을 따라 걸어 들어오면 관람객들에게 작은 쉼터가 돼줄 기하학적 모양의 벤치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 상부의 움푹 패인 공간은 견우 직녀의 만남의 공간이며, 하단부는 보다 사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마치 오래된 고분벽화에서 봤을 법한 흑회색과 바랜 느낌을 주는 황색을 사용해 오작교의 느낌을 보다 실감 나게 전달하며, 설화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각적 운동학 No.20: 시간의 존재방식
조애리(미디어)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쏟아질 듯한 별빛을 통해 느껴지는 몽환적 분위기가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신비롭고 상징적인 이별과 만남을 의미하는 은하수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함으로써 견우 직녀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이입할 수 있도록 했다. 견우성과 직녀성은 빛의 속도로 16년 동안 달려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다. 별들의 움직임을 시간의 존재 방식에 비유해 광년의 시간을 실제 시간으로 환산, 함축한 뒤 견우와 직녀의 운명과 인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은빛 강 건너편에는 너가 있다 하던데
FriiH(미디어) /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5층 루프탑에 올라서면 4cm 길이의 컬러철판 100여 장이 기존의 격자 공간의 공백을 청색 파동으로 채워나가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철판의 수직적 파동이 수평적으로는 작은 변화와 연속성을 가지면서, 그곳을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움직임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매시간 태양의 고도와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컬러 그림자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며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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