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전통으로 가는 문
현대적 전통으로 가는 문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11.18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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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하동 한옥
▲ 깔끔하게 구성한 주방/식당.

[나무신문] #스튜디오 오브릭 #하우징플랜 #한옥 #리모델링 #누하동

446호부터 2번에 걸쳐 스튜디오 오브릭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번째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누하동 한옥의 리딩 포인트

 한옥의 멋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고루 잡은 공간
 합리적인 리모델링 프로젝트
 중정의 활용을 극대화한 장소

▲ <평면도>

건축정보                    
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대지면적 : 140.00㎡(42.35평)
건축면적 : 80.00㎡(24.20평)
건폐율·용적률 : 57%
건축규모 : 지상 1층
설    계 : 스튜디오 오브릭 02-730-0029 www.obrick.kr

자재정보           
바 닥 재 : 이건마루
벽    지 : 무지벽지
외    벽 : 회벽 마감
외부마루 : 미송

 

옛 정취를 품은 한옥에 살다 
‘옛것’을 원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아날로그 사운드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 LP판을 찾고,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재래식 음식을 사듯 주거에서도 한국의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은 한옥을 구입해 리모델링하고자 하는 건축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 아파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과거의 아늑함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한옥을 찾게 한다.

신혼집도 한옥을 선택했다는 부부건축가 스튜디오 오브릭의 김남균·남혜영 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한옥 프로젝트를 완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중정에서 바라본 모습.

“한옥의 장점은 무엇보다 재료가 주는 편안함에 있다. 특히 어떤 형태의 한옥이든 중정에서 주는 안락함이 좋죠. 주거 공간이 갖춰야 하는 목록 중 2가지가 안락함과 편안함인데, 이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다른 건축구조에 비해 재료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점은 평소 스튜디오 오브릭이 추구하는 방향과 잘 부합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개소한 지 약 3년이 넘은 이곳은 자재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노출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자재가 가진 물성을 온전히 표현하고자 합니다. 가공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죠. 예를 들어 목재를 별다른 마감 없이 기본 오일로만 처리해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처럼요.”

▲ 골목에서 바라본 외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도 이곳의 장점 중 하나다. 반드시 예전부터 해왔던 대로 해야 한다는 편견에서 보다 자유로운 편. 이러한 철학은 스튜디오 오브릭이라는 이름에도 담겨 있다. 

“건축은 사람을 둘러싼 모든 것을 주의 깊게 다루는 과정입니다. 빛이 드는 각도, 거칠거나 부드러운 질감, 비가 떨어지는 소리 등 많은 것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조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함을 머금고 멋스러워지는 벽돌처럼, 저희가 만든 공간도 사용자의 공감을 얻으며 오래도록 자리하기를 바랍니다.”

▲ 주방/식당.

생활의 편리함과 멋을 함께 누리다 
누하동 한옥 프로젝트는 40대 초반의 건축주 부부의 의뢰로 시작됐다. 오래된 한옥을 마련한 후, 리모델링을 원했던 건축주 부부는 기존 한옥의 단점이라고 여길 수 있는 단열 문제와 동선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길 바랐다. 이에 김 소장과 남 소장은 한옥의 멋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편리성을 살린 공간으로 설계 콘셉트를 잡았다.

▲ 긴 파노라마 창을 설치한 내부.

“한옥 자체가 매우 낡아서 교체해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설비, 단열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했죠. 결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골조만 남기고 전부 고치는 형태가 됐습니다. 설비 라인부터 시작해야 했기에 신축과 거의 같은 시간이 소요됐어요.” 

▲ 한옥의 정취가 느껴지는 내부.
▲ 주방/식당에서 바라본 소대청.

약 5개월의 리모델링을 통해 탄생한 누하동 한옥은 한옥의 정취와 편리함을 고루 잡았다. ㅡ자형으로 아담하면서도 깔끔하게 구성한 주방/식당은 흰색으로 깔끔함을 더하고 수납공간을 넉넉하게 배치했다. 또 현관 앞과 거실과 안방 사이에 소대청을 계획해 한옥만의 장점을 부각하고 긴 파노라마 창을 설치해 바깥 풍경을 내부로 한껏 끌어들인 것이 특징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거실, 안방 등이 배치 돼 있는 본실의 건너편에는 작은 방과 작업실을 구성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남 소장은 이곳에서 ‘비 내리는 풍경’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바라봤을 때, 마당에 비가 떨어지는 모습이 가장 감동적입니다. 아파트에서는 무심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한옥이나 단독주택 등에서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죠.”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스튜디오 오브릭

건축가 소개 | 김남균·남혜영 소장 스튜디오 오브릭
스튜디오 오브릭은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행하는 건축사무소다. 공간의 밑바탕을 스케치하고 구현하는 일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따뜻함을 머금고 더 멋스러워지는 벽돌처럼, 오브릭이 만든 공간도 쓰는 분의 공감을 통해 오래도록 자리하기를 바란다. 대표 작품으로는 <누하동 한옥>, <지산리 주택>, <제주 애월읍 주택>, <후암동 주택> 등의 프로젝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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