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는 활엽수인가요?
은행나무는 활엽수인가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10.18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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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목재 100문 100답 85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진 도심의 도로는 가을날 노란카펫이 깔린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은행나무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나무지만 살펴보면 은행나무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많다.

은행나무는 살아온 역사가 길어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은행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구에서 살아온 것일까? 

또한 나무는 대게 잎을 보고 침엽수와 활엽수를 구분 짓는데 은행나무의 잎은 활짝 펴져 활엽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침엽수로 분류 된다. 잎이 활짝 펴서 있는 은행나무가 왜 침엽수로 분류되는지 궁금하다. 이번 회에서는 은행나무의 여러 가지 특징들에 대해 알아보자.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
은행나무는 공룡들이 번성하던 중생대에 함께 번성 했으며, 신생대를 거쳐 현재까지 살고 있다. 중생대에는 약 11종의 은행나무가 번성했으나, 혹독한 빙하기와 지질학적인 대변동으로 지금은 한 수종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지구에 여러 번의 빙하기가 찾아오며 많은 생물들이 사라졌지만 이를 견디고 살아남은 은행나무는 이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린다.  

▲ 영국에서 발견된 중생대 쥐라기의 은행나무 잎.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캐나다에서 발견된 신생대 에오세의 은행나무 잎.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은행나무는 활엽수일까 침엽수일까?
은행나무의 잎은 부채꼴로 중간부위가 갈라져 활엽수의 특징이 보인다. 은행나무는 엄밀히 말하면 침엽수도 활엽수도 아니지만 그러나 은행나무의 여러 가지 특징을 따져 본다면 침엽수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은행나무는 왜 침엽수에 속할까?

우선 침엽수와 활엽수의 정의를 알아보아야 한다. 사실 침엽수와 활엽수는 전문용어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습관적으로 부르는 생활용어이다. 학문적으로는 침엽수는 나자식물(씨가 겉으로 드러나는 식물)의 구과종류에 속하는 나무를 말하고, 활엽수는 파자식물의 쌍자엽식물 중 풀이 아닌 나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은행나무는 나자식물에 속하는 나무로 침엽수로 분류된다. 일부 활엽수 중에서도 침엽수에 가까운 모양의 잎을 가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잎의 모양만으로 침엽수와 활엽수의 구분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  

▲ 여름철 은행나무 잎.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 가을철 은행나무 잎. 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현미경으로 본 침엽수와 활엽수

현미경을 통해 나무의 세포를 관찰하면 침엽수와 활엽수의 가장 큰 차이는 도관이라는 세포의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침엽수는 가도관이라는 세포가 95% 이상을 차지하며, 가도관은 물의 이동통로와 나무를 서있게 하는 지지역할을 한다. 반면에 활엽수는 도관 세포가 존재하며, 이 세포를 통해 물이 이동한다. 

은행나무의 줄기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침엽수와 같은 특징을 볼 수 있다. 은행나무는 가도관이 세포의 95%이상을 차지하며, 이러한 특징을 통해 은행나무는 활엽수가 아닌 침엽수로 분류된다.

은행나무의 특별함 
1) 불상 제작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불상의 몸체를 만드는 재료로 많이 활용된다. 은행나무가 불상 제작에 사용되는 이유는 재면 상태가 곱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은 생재 상태에서 조각을 용이하게 해준다. 또한 건조되었을 경우 수축이 10% 미만으로 적게 일어나 불상을 제작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가진 수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몸체뿐만 아니라 정교한 작업을 요하는 수인(불상의 손)과 밑판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은행나무의 현미경 사진

▲ <방사단면(100배)>
▲ <접선단면(100배)>

2) 은행나무의 강도적 성질
은행나무의 기건비중은 0.55, 전건비중은 0.51이다. 방사방향의 수축율은 3.0 %, 접선방향은 4.9 %이다. 압축강도는 35.4 N/㎟, 휨강도는 44.2 N/㎟, 전단강도는 5.9 N/㎟ 으로 약하다. 절삭가공 건조도장이 용이하고 접착성은 보통이다. 

3) 약재로서의 은행나무 열매 
은행나무 열매의 씨는 예로부터 그 고소한 맛 때문에 음식에 여러 용도 이용되어 왔다. 영양밥에 빠지지 않는 재료이고 삼계탕에 들어가기도 하며, 구워 먹기도 하고 푸짐한 전골의 재료로도 쓰인다. 하지만 너무 많은 양을 일시에 섭취할 경우 특유의 독성으로 인해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섭취 시 5~6알이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의약에서는 약용성분을 들어 천식과 기침을 그치는데 용이하며, 현대 의학에는 은행나무의 종자와 잎의 추출물을 이용한 약품이 출시되어 시판되고 있다. 

▲ 용문산 은행나무 

▲ 사진출처 = 문화재청

4) 깊은 산속에 은행나무를 보기 힘든 이유 
생각해 보면 은행나무는 깊은 산속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경기도 양평 용문산에 있는 은행나무 역시 신라의 마지막 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고, 깊은 산속에서 있더라도 인간이 옮겨다 심은 것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나무의 열매가 크고 무거워서 일까? 밤나무의 열매나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크고 무거워도 산속에 사는 동물에 의해 옮겨져 그 일부가 나무로 자라는 자생이 가능하다. 은행나무 열매를 옮겨다 주는 동물은 없는 것일까?

은행나무 열매의 겉껍질은 악취와 함께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키는 독성을 지니기 때문에 그나마 겉과육을 제거한 열매의 씨만 섭취가 가능하며 그 씨를 먹는 것도 사람뿐이다. 그렇기에 은행나무는 사람과 가까이에 존재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KISTI의 과학향기_서금영 과학칼럼리스트 
2. 박상진교수의 나무세상    3. 단기임산물 재배 이용을 위한 원색 약용식용 수목도설_유성사
4. 세계목재도감_선진문화사   5.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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