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의 유래
대청의 유래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10.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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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한옥 고치는 책1 “대청과 방” - 1. 소개편 CHAPTER 3. 대청의 이해-1 - 국가한옥센터 auri

남방 주거문화의 특징인 마루

▲ 대청 하부 모습.

[나무신문 | 국가한옥센터 auri] 대청(大廳)은 남방문화의 특징으로 한자의 뜻 그대로 큰 마루라는 의미이다. 고온다습한 남부지방에서 습기를 피하고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해 바닥을 지면에서 높게 설치하던 것으로, 기온과 자연 여건에 순응하기 위해 발전한 공간이다. 마루의 유래는 남방부에서 발달한 고상(高床)주거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마루는 형태상 엄격한 의미에서 고상은 아니지만 주거에 설치된 준고상(準高床) 구조물로 고상주거의 변형 내지 변천의 부산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고상주거의 바닥은 나무 판재를 깐 마루였으며, 마루는 습기를 피할 수 있고 통풍이 잘 되기 때문에 여름철 주거공간이나 곡물 등을 저장하는 창고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마루를 설치한 고상주거는 넓은 판재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료와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을 것이고, 땅바닥을 일부 파서 짓는 움집과는 달리 지표면에서 바닥을 들어올리기 때문에 자체 하중뿐만 아니라 풍하중 등 구조적으로 정교한 구축술이 필요했다. 따라서 마루는 초기에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기술자를 고용할 수 있는 상류계층에서나 가능했을 것이라 알려져 있다. 9)

이러한 마루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북방에서 발달한 온돌과 합쳐져 한옥 평면의 전형을 이루었으며, 여름철 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공간이므로 북부지방으로 갈수록 그 규모는 축소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또한 기후적 대응뿐만 아니라 배산임수에 따른 농가의 입지를 고려하여 독사나 해충들이 기어오르지 못하게 함으로써 거주의 안정성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다.

▲ 민칠식가옥 대청.

한편 한옥은 움집을 땅위로 노출시킨 이후 차츰 바닥을 높여 땅에서 떨어지는 방도를 취하면서 댓돌*을 여러 겹 쌓아 높게 만들어 기단(基壇)을 만들고 그 위에 주초를 놓아 집을 짓는 방법이 보편화되었다. 이는 지면의 습기뿐만 아니라 장마에 따른 우수로부터 기초를 보호하고 내부로 물기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에 효과적이었다.

기단의 종류로는 진흙을 올려 다진 토축(土築)기단, 돌로 흙을 막아 쌓는 석축(石築)기단, 벽돌로 쌓은 전축(塼築)기단, 돌과 벽돌을 같이 이용한 석전병용(石塼倂用)기단 등이 있다. 이 중 석축기단이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일반 농가에서는 토축기단이 많이 사용되었으며, 기단의 수는 대부분 단층기단으로 하였다. 또한 자연석으로 쌓으면 자연석 기단, 장대석으로 쌓으면 장대석 기단, 가공한 석재로 목가구를 짜듯이 짜임새 있게 쌓으면 가구식 기단이라 한다.

마루의 종류

▲ 민칠식가옥 누마루.

마루는 바닥이 지면으로부터 떨어져 그 밑으로 통풍이 가능하고 외벽의 일부가 개방되어 있거나 개폐가 쉬운 공간으로 위치와 사용에 따라 대청, 툇마루, 쪽마루, 누마루 등으로 구분된다.

대청은 일반적으로 전통 상류주택의 방과 방 사이에 있는 넓은 마루를 지칭하는 것으로 안방과 건넌방, 사랑방과 건넌방 또는 누마루 사이에 있는 비교적 큰 마루를 의미한다. 상류층의 경우 안채와 사랑채에 각기 대청을 두었는데 안채의 대청을 안대청, 사랑채의 대청을 사랑대청으로 구분하였다. 반면 서민주택의 대청보다 작은 규모의 공간은 그냥 마루라고 칭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를 모두 대청이라 부른다.

▲ 민칠식가옥 툇마루.

툇마루는 집채의 앞 또는 뒤에 기둥(툇기둥)을 세워 덧붙인 칸(툇간)에 설치되는 마루로 보통 한옥 공간의 기본단위인 칸(間)을 기준으로 1/3~1/2의 규모이며, 일반적으로 살림집에서는 건물 전면부에 툇마루가 설치되지만 지역에 따라 후면부에 설치되는 경우도 있다.

쪽마루는 툇마루와 유사하나 툇기둥이 없이 칸에 덧붙이는 형식으로 보통 방과 방의 연결이나 마당 또는 기단에서 내부로 출입이 용이하게 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부섭마루라고도 부른다.

누마루는 보통 남성의 공간인 사랑채나 문방(文房) 옆에 붙는 마루로 방보다 1척정도 높게 설치되고, 벽이 없이 기둥과 문으로만 구성된다.** 누마루는 접객ㆍ연회, 행례가 빈번히 일어나던 사랑채의 성격상, 주인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는 전통 상류주택의 전용공간으로 이용되었다. 

▲ 계남고택 쪽마루.

* 댓돌은 집터를 돋우기 위해 쌓아올린 돌을 말하고, 디딤돌은 마당에서 마루나 방으로 올라가기 쉽도록 놓은 돌을 말한다.
** 안채에도 부엌이 별도로 설치될 경우 누마루를 두는 경우도 있다.
주.
9) 집으로 보는 우리 문화 이야기, 강영환, 웅진출판, 1992, pp.64-65

자료제공 = 국가한옥센터 auri
(이 기사의 저작권은 국가한옥센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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