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부족에 휘청거리는 목재산업계
원자재 부족에 휘청거리는 목재산업계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10.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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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 지난 9월29일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주최로 ‘국내 목질 원재료 공급확대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나무신문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최근 국산원목을 사용하는 목재산업계가 원자재 부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관계 업계들은 지난 9월29일 (사)한국합판보드협회 주최로 ‘국내 목질 원재료 공급확대를 위한 간담회’에서, 산림청의 국산원목 공급 수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10월6일 현재 상황을 보면, 국내 최대 규모의 MDF 생산업체는 9월말부터 10월 초까지 공장을 세웠고, 또다른 업체는 9월부터 두 개의 공장 중에, 1개 공장은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강원도와 충청도 일대의 낙엽송을 제재하는 업체들도 예년에 비해, 제재용 원목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연간 약 500만㎥의 국산원목 공급 수량 중에 80%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모두 모였는데 섬유판(MDF) 5개사, 파티클보드 2개사, 국내 유일의 펄프제조사, 국내 최대 규모의 제지업체와 (사)한국산림바이오에너지협회, (사)한국목재칲연합회, (사)한국원목생산업협회, 산림조합중앙회, 국립산림과학원, 임원진흥원까지 참석해 우리나라 목재산업의 현실과 문제점을 토론했다.

산림청이 해마다 발표하는 목재수급 자료를 보면, 2014년에 517만9천㎥를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491만4천㎥, 올해 계획목표는 500만㎥로 잡혀있는데, 이 중에서 사유림이 공급하는 물량은 448만9200㎥로 90%를 차지하고, 국내 산림면적 약 634만㏊의 32%인 국·공유림에서는 51만800㎥의 공급을 계획했다.

하지만 산림청은 16년 계획 대비해 10월5일 누계로 42%를 달성한 21만4807㎥를 공급해 정상적인 수량 대비해 약 17만㎥의 공급량을 감소시켜, 목재산업계에 심각한 원자재 부족 현상을 야기시켰다.

통상 산림청의 국유임산물 매각수량은 총 공급량 대비하여 10% 수준이지만, 사유림은 하절기에는 벌채허가가 중단되고, 공급량이 동절기 위주로 몰려있기에, 하절기에 산업체의 원자재 활용에 큰 역할(?)를 하고 있었는데, 2014년 이후 오히려 공급량이 감소하는 상황인 것이다.

산림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980년에 1㏊당 22㎥의 임목축적량에서 90년에 38㎥, 2000년에 63㎥, 2010년에 126㎥라고 해, 증가하는 임목축적량에 비례적으로 국산원목 공급 수량이 증가해야 하지만 오히려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은 아니겠지만, 산림청의 2016년 예산을 보면, <산림자원육성관리> 예산이 2015년에 5811억원에서 2016년에 5639억원으로 172억(-3%) 감소했고, 임도시설 예산도 1487억원에서 1419억원으로 감소하였고, <산림교육·휴양·치유> 예산은 2673억원에서 2728억원으로 +55억원(+2.1%) 증액된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의 미래는 산림자원의 육성과 활용에 달려 있다.

울창하지만 경제적 가치가 낮은 산림을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산업용재 활용과 바이오매스 연료 활용 극대화로, 50년 후에는 부가가치 높은 경제림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산림은 순환자원이다. 아무리 좋은 숲이라고 하더라도 방치하면 숲은 망가져간다. 

제주도 사례를 보면, 40년 이상 수령의 아름드리 좋은 경제목들이 단 한번도 벌채허가를 통한 수확을 해보지 못하고, 관광지라고 방치하다가 재선충이 창궐한 후, 지난 3년간 수천억원의 국민이 낸 세금으로 나무를 베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산림자원은 창조산업이다.

나무를 심고, 키우고 잘 자란 나무를 베어내고, 집재하고, 운송해 1차 가공산업과 2차 가공산업에서 좋은 제품으로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과정 속에서 엄청난 고용창출과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되고, 베어낸 산림에 다시 나무를 심어 지속적이고 순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좋은 국산경제목 공급이 부족해 1차 가공 산업인 제재업체들이 도태하고 있고, 합판제조업도 경쟁력을 잃었으며, 목조주택과 실내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다양한 목재 소재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 유성진 전문위원(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목재산업이 살아 남아야 임업도 지속적으로 나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산림청이 본업(?)에 충실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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