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만나는 전통조각
공원에서 만나는 전통조각
  • 김리영 기자
  • 승인 2016.10.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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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대교문화재단, 국내외 4개국 신예 작가 11점 작품 선봬
▲ 인간의 공허와 고립을 표현한 홍익대학교 박기평의 ‘빈방’

[나무신문] 서울시가 대교문화재단과 함께 10월1일부터 10일까지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평화의 공원 조각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2016 대교국제조각심포지엄에 참여한 국내외 4개국 신예 작가 11명의 작품을 야외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작품들은 8월 상명대학교 미래백년관에 전시된 후 9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포더블 아트페어에서 성황리에 전시됐다. 이번 10월에는 가을을 맞아 아름다운 공원의 풍경과 조각의 멋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서울정원박람회가 열리는 곳에 마련됐다. 

대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대교국제조각심포지엄은 조각 분야의 건강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력 있는 예비 작가를 발굴해내기 위해 개최된 행사로,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을 선발하며 신예 작가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목재, 석재, 철재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한 전통 조각이 주를 이뤘으며 독특하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전시된 11점 중 전창현, 리 시옹, 루디라 유다, 코넬리아 야스피레그, 김준수, 기쁨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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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NECTION 
김준수(국민대)

국민대학교 김준수 작가의 ‘CONNECTION’은 공학도 출신의 작가가 바라본 관계의 아름다움을 작품 속에 녹아냈다. 공학의 근본 가치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매개하는 데 있다고 본 작가의 생각을 반영해 사물과 사물을 잇는 선으로 관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웅장한 악기와도 같은 이 작품은 사람을 잇는 장치를 형상화했다.

Crazy Giraffe 
리 시옹 Li Siong (중국)

기린의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낸 리 시옹의 ‘Crazy Gi-raffe’는 가느다란 앞다리를 올리고 육중한 몸을 버티고 있다. 유려하고 해학적인 선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방식을 표현했다.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태도를 추구하는 작가의 인생관이 반영된 작품이다.

Trained Table 
전창현(홍익대)

호두나무를 깎아 만든 홍익대학교 전창현의 작품은 두 다리가 잘려버린 탁자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남은 다리에는 근육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함께하는 존재들은 함께한 시간과 공간의 양만큼 존재의 일부를 나눠가진다는 의미다. 근육이 생긴 것은 오랜 시간 함께한 인간의 단련이 옮아갔음을 보여준다.


코넬리아 야스피레그 
Kornelia Jaswilek(폴란드)

물방울의 파장과 같은 외형을 가진 홍익대학교 코넬리아 야스피레그의 목재 작품 ‘원’은 관계의 확장성을 나타내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작가는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의 인간관계를 작품에 담았다. 안쪽 원은 친밀한 가족의 관계이고 바깥쪽 원은 친하지 않지만 우호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잔혹함
기쁨 (충북대)

여성을 상징하는 패션인 하이힐을 기괴하게 풀어낸 충북대학교 기쁨의 ‘잔혹함’은 여성성의 일부로 여겨지며 강요되는 것들에 대한 잔인함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신체를 왜곡해 얻은 아름다움은 한 욕망의 결과일 뿐 진정한 아름다움은 아니라는 것. 작가는 거칠고 무거우며 날카로은 소재를 통해 하이힐의 잔혹함을 전한다.

I Want an Apple #2
루디라 유다 Ludira Yudha(인도네시아)

염소가 사과 위에 거꾸로 묶여 매달려있는 기이하고 독특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사과는 물질, 또는 물질을 향한 인간의 욕심을 상징하고 염소는 우둔한 인간을 표현했다. 사물이 가지는 본래의 가치를 경시하는 소비지상주의를 비판한 작품이다. 목재 등 다양한 소재의 활용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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