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을 펼치다
병풍을 펼치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9.28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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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루 ㅡ자집
▲ 주변 자연을 가득 담은 열린 거실.

[나무신문] #홍만식 소장 #정원이 있는_집 #누마루 #한옥 #도심 근교형_단독주택

438호부터 3번에 걸쳐 리슈건축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두 번째 이야기.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누마루 ㅡ자집의 리딩 포인트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주택
 사랑채 역할을 톡톡히 하는 누마루 
 모던과 예스러움이 공존하는 내·외부

▲ <1층 평면도> 1 진입마당 2 사랑마당 3 안마당 4 부엌마당 5 데크 6 누마루 7 거실 8 주방 9 자녀방 10 손님방 11 주차장

건축정보                            
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
용   도 : 단독주택
구   조 :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 877.00㎡(265.29평) 
건축면적 : 132.07㎡(39.95평)
건 폐 율 : 15.06% 
용 적 률 : 19.75%  
연 면 적 : 167.75㎡(50.74평)
규    모 : 지상 2층 
주차대수 : 2대 
시    공 : 바른건축 이우건설
설    계 : (주)리슈건축사사무소 02-790-6404 blog.naver.com/richuehong2

▲ <2층 평면도> 1 안방 2 옷방 3 전실 4 자녀방 5 복도 6 테라스

자재정보                   
지 붕 재 : 컬러강판
단 열 재 : 글라스울 단열재 ‘가’등급, 압출법보온판 ‘가’등급
외 벽 재 : 황토벽돌, 스터코, 멀바우
창 호 재 : 알루미륨 시스템창호, PVC 시스템창호
내 벽 재 : 수성페인트, 실크벽지
바 닥 재 : 강마루  
수전등욕실기기 : 계림바스
주방가구 : 주문제작
방문 및 문틀 : 현장 제작

▲ 야경.

건축가의 노하우를 담은 맞춤형 주택 
우리는 늘 한쪽으로 치우친 ‘편견’과 ‘선입견’에 시달리며 비슷한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사회는 진취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을 요구하지만, 동일한 학습만을 반복했던 사람들에게는 절대 만만치 않은 일이다. 

▲ 거실 앞 테라스.

주택을 짓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건축가가 지은 멋스러운’ 공간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디자인과 실용성을 고루 갖춘 결과물들의 탄생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뭇 사람이 점차 건축가의 설계를 눈여겨보는 까닭이다.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누마루 ㅡ자집은 리슈건축 홍만식 소장의 다른 프로젝트를 본 후, 마음을 빼앗긴 50대 부부의 의뢰로 완성했다. 경량 목구조로 계획한 이 주택은 모던하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반영해 한때 많은 이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눈길을 끌었다. 

▲ 손님방에서 바라본 거실과 풍경.

주택이 들어선 부지는 북사면의 경사진 전원주택 조성지의 한 필지로써, 경관이 우수한 도심 근교형 단독주택지다. 북사면으로 인해 남쪽의 인접 필지가 높고 마을 진입의 경우 북쪽에서 접근하는 형태였다고. 

“기존에 들어선 주택들은 풍경이 있는 북쪽을 후면으로, 채광을 위주로 한 남쪽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높은 앞쪽 필지에 건물이 들어설 경우 시야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죠. 이에 건물의 정면을 어디로 정하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펼쳐진 북쪽 풍경과 남쪽 채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북쪽 정면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 진입하면서 바라본 누마루 전경.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다 
북쪽 정면에서 보이는 단순하면서도 수평적인 ㅡ자 형태는 자연스럽게 산의 선형과 상호 작용하는 건축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여기서 자연과 건축은 서로의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상호 작용하는 긍정적인 어울림의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남쪽 후면에서는 경사진 지붕이 주변 산세의 선형에 순응해 일체감이 느껴진다. 남쪽에서 보는 경사진 지붕은 원경의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지붕의 윤곽이 거실과 2층 안방, 자녀 방, 복도에서 다양한 공간 볼륨을 만들도록 돕는 역할을 해낸다. 

경사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누마루 부분은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을 맞이하는 매개체임과 동시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다. 

▲ 누마루 거실 전경.

“진입하면서 가장 처음으로 마주하는 누마루는 사랑채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맞이하는 이와 손님과의 관계를 구분 짓게 돕습니다. 그리고 단독주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수납 문제도 해결되는데, 비어 있는 하부는 외부에서 주로 사용하는 잡동사니 등을 보관할 수 있어 유용하죠.”

흙으로 쌓은 둔덕 담장을 통해 프라이빗한 마당도 즐길 수 있다. 기초와 누마루 하부를 만들면서 생긴 흙을 이용해 형성한 경계 담장과 길 쪽 경계에 쌓은 둔덕으로 인해 누마루 거실 하부가 아늑한 마당이 된 것. 또 북쪽 인접 경계에 쌓은 둔덕은 안마당을 자연스러운 위요의 공간으로 자리하게 한다. 

▲ 식당에서 바라본 식당마당 전경.

내부로 끌어들인 원경 
전체적인 실(室)은 ㅡ자형 배치에 따라 구획했다. 매스의 남쪽 가운데를 비운 후 길 쪽은 남자 영역이 되는 거실과 손님방을, 대지 안쪽은 아내 영역이 되는 주방/식당과 안방, 자녀 방으로 구성했다. 이 중 핵심은 거실이다. 운학산이 바라보이는 거실은 큰 사이즈의 통유리들이 눈길을 끄는데, 자재 면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한 부분이다. 

“창호만큼 심혈을 기울인 것이 스크린입니다. 손으로 조절할 수 없는 높이까지 창이 나 있어 전동 롤 스크린으로 선택했는데, 햇빛의 가림막 역할과 단열 등에 도움이 되죠.”

▲ 2층 자녀 방의 창문 풍경.

이곳에선 병풍처럼 펼쳐진 운학산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ㅡ자형 수평 매스에 계획된 여러 테라스를 통해 원경의 북쪽 풍경도 각 실에서 조망할 수 있다.

건축주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주방/식당이다. 주방/식당과 이어진 마당은 작은 중정으로, 주방/식당에 자연 채광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야외식당으로의 활용도 가능한 작은 쉼터다. 특히 마당의 바닥은 벽체 벽돌과 같은 재료를 택해 건물과 일체화된 공간감을 부여한다. 

▲ 안방에서 바라본 전실과 테라스 전경.

아울러 강아지를 좋아하고 활달한 둘째 아들의 방은 테라스와 이어지는 1층에, 조용한 성격의 첫째 아들의 방은 휴식과 사색을 함께 누릴 수 있는 2층에 위치한다. 거실, 손님방 등 공동 영역이 자리한 1층과는 달리 2층은 안방, 옷방, 전실 등 가족만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는 사적인 장소로 꾸몄다. 

2층에서 가장 활용도 있는 곳은 안방과 이어진 전실이다. 큰 창으로 보이는 테라스 전경뿐 아니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파노라마창이 내부 분위기를 환하게 만든다. 책 한 권과 함께 우드슬랩으로 만든 좌탁에 앉아 있으면, 무릉도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글 = 홍예지 기자 hong@imwood.co.kr
사진 = 김재윤·왕규태 작가

▲ 마당 전경과 계단.
▲ 계단실 전경.

건축가 소개 | 홍만식 소장 리슈건축

홍만식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후, 원도시건축과 구간건축, 에이텍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2006년 디자인과 디벨럽(Design&Develop)이 합쳐진 리슈건축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자본주의 소비사회에서 ‘소비가치로써의 공동소(共同所) 찾기’에 질문을 던지며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2013년에는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2014년에는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주택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청라커낼큐브(근린생활시설), 순천제일대학교 학생생활관, 동교동 UFO(상가주택), 상도동 반달집(상가주택), 가평아침고요마을(전원주택단지), 전주 누마루ㄱ자집, 완주 누마루 -자집, 김포 하니카운티 등이 있다.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겸임교수로도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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