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직면한 임업과 목재생산
한계에 직면한 임업과 목재생산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08.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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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 베트남의 놀라운 산림자원 활용 현장을 다녀와서 1/5 - 유성진 전문위원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 유성진 전문위원(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나무신문 | (사)한국목재재활용협회 유성진 전문위원] 10년 전 즈음 산림과학원에서 근무하시던 박사님께서 “선진국일수록 목재소비량이 늘어난다고”하시며, 절대로 목재산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며 선진국이 될 수록 목재 소비량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던 말씀이 요즈음 더욱 수긍이 간다. 목재를 활용해 짓는 주택과 건물이 늘어나고, 주거 공간은 내장 인테리어부터 가구소품까지  다양하게 목재 수요가 늘고 있다.

다양한 목재 수요에 비해, 목재를 공급하는 우리나라 임업과 목재산업은 생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1970년대에 대대적인 조림으로 울창한 산림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간 500만㎥의 원목생산량 중에 85%가 산업용재 규격이기에(굵기가 7㎝~15㎝ 소경재) 주사용 용도는 원목을 파쇄해 MDF(중밀도섬유판)와 펄프용(종이원료) 우드칩으로 사용하고, 15% 정도만 제재용 규격의 원목이 생산되기 때문에 원목 생산지와 가까운 지방의 소규모 제재소 위주로 사용되고 있다.

▲ 국유림 낙엽송조림지.

결국, 일정 면적의 산림에서 가격이 높은 제재용 원목 수량 생산량이 적어 원목 생산업체는 수익성이 낮은 상태에서, 산업용재마저 업체의 수요가 위축되어 벌채업이 활기를 잃어 가고 있다. 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좋거나, 수익성은 좋지 않더라도 연중 지속적으로 원목을 생산해 업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원목 벌채업은 6월부터 9월까지는 계절 휴업에 들어가야 하고, 일부 낙엽송 군락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리기다 소나무와 활엽수(참나무와 아카시아) 조림지로 수익성이 낮은 임상구조다.

우스갯소리인데, 수년전에 산림청 관계자가 “산업용재를 구입하는 업체에서 너무 헐값에 나무를 매입하기 때문에, 원목 생산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아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다. 너무나 실물경제를 모르는 소리이다. 1만㎞이상 떨어진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합판용 원목(말구 30㎝이상 ×길이 3.9m)과 100㎞ 정도 떨어진 산판에서 생산한 낙엽송(말구 15㎝×길이 3.6m)이 가격이 같다면, 낙엽송 원목을 활용하는 제재산업체는 경쟁력이 있을까? 더구나, 대량으로 지속적으로 원자재가 공급되어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원목은 가격 경쟁력도 없고, 계절에 관계없이 대량으로 지속적인 공급도 하지 못하기에 임업도 영세한 것이다. 

▲ 리기다 소나무 원목집재작업.

수 십년 동안 원목수입이 용이한 항구를 끼고 있는 인천·군산·부산·목포 등 도시는 제재 산업이 활성화 되었으나 최근에는 원목 원산지인 러시아· 칠레·캐나다·뉴질랜드· 독일·호주·미국·말레이시아·베트남 등에서 제재목으로 수입되는 물량이 해마다 증가해 1차 목재가공 산업인 제재업마저 생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반면, 목재류 수입량을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제재용 수입원목은 377만5천㎥, 수입제재목 215만5천㎥, 합판 제조용단판 30만7천㎥, 펄프용 목재칩 264만톤, OSB합판 13만2천㎥, 합판 138만4천㎥, 파티클보드 123만8천㎥, MDF 12만8천㎥ 등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목재 창호와 가구류 수입량도 아주 많다. 

산림에서 생산하는 목재를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바이오매스 에너지연료다.

70년대까지 나무를 땔감으로 밥을 짓거나 난방을 하던 것이 연탄, 등유(기름), 도시가스, 지역난방(열병합)으로 바뀌면서 우리 산림이 그나마 이렇게 울창하게 변모했는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가 심화되어 화석연료(석탄, 석유)를 대체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태양광·풍력·수력·지열·바이오에너지 보급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195개국이 2020년부터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합의했고, 우리나라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대비 37%를 감축 목표로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을 보면(2015년 기준) 석탄 38.7%, 원자력 31.2%, 가스 19.1%, 유류 6%, 기타(대체에너지, 수력) 5%로 구성되어 있는데, 최근 미세먼지 영향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석탄 화력은 장기적으로 크게 줄여야 한다.

▲ 벌도한 활엽수 원목.

하지만 원자력을 이용한 전기 생산을 더 높이는 것에 대한 환경적 부담이 크고, 신재생에너지 중에 태양광·풍력은 발전효율이 높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적용받는 500MW이상 대형 발전사들은(18개사) 나무를 연료로 하는 바이오매스발전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그 근거를 보면,  대량의 열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산업체와 RPS 의무를 이행하는 발전사에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REC)를 판매하는 바이오매스발전소를 가동하는 업체들의 바이오매스연료 수요가 연간 150만톤 수준으로 올라온 상태인데, 2016년 11월에 준공하는 전주페이퍼의 15MW급 바이오매스발전소는 연간 30만톤, 충남 당진 석문에너지(38MW급) 연간 30~40만톤, 충남 당진의 GS EPS 바이오매스발전소가(105MW급) 국내 BIO-SRF를 연간 10만톤, 그 외에도 10MW급 바이오매스 발전소들의 가동이 줄지어 대기 중이기에, 그 수요는 수년이내에 연간 250만톤을 상회할 전망으로 모조리 폐목재를 파쇄해 만든 우드칩(환경부의 폐목재고형연료 인증제품 BIO-SRF)을 연료로 한다.

▲ 벌도작업이 완료된 임지.

RPS의무자인 화력발전소들은 석탄에 목재펠릿을 2~3% 섞어서 연소하여 신재생에너지인증(REC)을 충당하고 있는데, 목재펠릿의 수입량이 2015년에도 140만톤을 넘어섰고, 수년이내에 250만톤에서 400만톤까지 예측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그 이유는, 2016년에 RPS의무율이 3.5%에서 2024년까지 10%로 크게 늘어나기 때문인데, 국내에서 생산한 펠릿은 전혀 발전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 고가(?)이기에 대부분 베트남과 타 국가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RPS의무자 중에 한국원자력수력과 중부발전 등 발전사가 수입 우드칩, PKS,목재펠릿을 전소하는 대형 바이오매스발전소(규모 100MW급) 건설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이 민간 산업체 바이오매스발전소나 화력발전소(혼소용 목재펠릿), 발전사의 대형 바이오매스발전소의 연료로 국내 산림에서 생산되는 산림자원의 활용은 전혀 없고, 값싸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폐목재(BIO-SRF)와 수입 목재펠릿, PKS(팜열매껍질)로만 몰려 있기에, 우리나라 산림은 울창하지만 재목은 없고, 소경목을 원자재로 활용하는 산업용재 수요도 한계에 직면했고, 당장 가격이 싸고 구하기 쉽다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바이오매스에 집중하면, 우리나라 산림을 임업 선진국가들 처럼 부가가치 높은 산림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산림은 나무를 심고 적당한 기간이 지나면, 벌채를 통해 원목을 생산하고 다시 변화한 풍토와 기후에 맞는 수종의 묘목을 심고 키워야 다음 세대에는 우량 경제림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14년 재생에너지제도를 RPS제도(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에서 FIT(고정가격매입제도)로 변경하고 20년 동안 태양광·풍력·조력·지열·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기를 고정가격으로 매입하게 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2~24%까지 증가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목질바이오매스 연료 사용량은 연간 330만톤으로 2015년에 산림에서 수거한 미이용목재 수요량은 연간 200만톤 수준까지 증가하고 있는데, 일본 최대의 목재산업체인 스미토모임업에서 추정하기에는 4년 이내에 150개의 바이오매스발전소가 가동하여 연간 15백만톤~25백만톤의 목질 바이오매스수요가 예상된다고 한다.

일본은 FIT제도를 기반으로 한 목재바이오매스 발전소 시설로 지역산촌마을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데, 쟁점은 안정적인 연료 구매방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수입하는 연료는 2015년에 목재펠릿이 232천톤, PKS 456천톤으로 우리나라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인 이유가, 석탄 화력에서 수입 바이오매스를 혼소하기 보다는 자국의 산림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서 2012년에 RPS제도를 시행하면서, 바이오매스를 폐기물로 분류한 폐목재와, 순수바이오매스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공급인증가중치(REC)를 부여해, 국내 바이오매스발전은 가격이 낮은 폐목재로 쏠렸다. 현재 공급인증가중치는 폐기물 0.5, 바이오매스 전소 1.5, 바이오매스 혼소1.0으로 되어 있는데, REC가 120원/1kwh로 감안할 때 BIO-SRF(폐목재 파쇄 우드칩을 활용하는 10MWh급 발전소 기준)구입시에 가중치에 따른 구입가격은 0.5가중치보다 1.0가중치가 ₩36000/톤의 혜택이 있고, 1.0가중치보다 1.5가중치도 ₩36000/톤의 혜택이 있으며, 0.5가중치보다 1.5가중치는 무려 ₩72000 /톤의 혜택을 받으니, 값싼 폐목재 연료로 몰리고 있는 것인데,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이제라도 바이오매스의 REC를 종류별로 차등해 우리나라 산림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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