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문화재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나요?
목조문화재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나요?
  • 김오윤 기자
  • 승인 2016.08.17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 목재 100문 100답 78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나무신문 |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실] 목조문화재를 자세히 살펴보면 목재에 벌레구멍은 많이 보이지만, 목재가 변색이 된 것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목재의 단청 때문이다. 단청은 각종 안료를 사용해 건물의 벽과 부재에 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단청은 미생물에 의한 피해 및 여러 열화현상을 막아 주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자연환경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를 이용해 주거공간을 만들고, 그 목재의 사용수명을 연장시키고, 더불어 아름다움까지 고려하는 지혜를 갖추었다. 

만약 목재의 표면에 아무런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목조건축물은 어떻게 되었을까? 오랜 세월이 경과하는 동안 목재는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를 맞는다. 이는 나름대로의 고전미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오랜 기간 환경변화에 놓이면서 곰팡이 등에 의한 피해에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목재에 변색이 일어나 현재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번 회에서는 목재의 변색을 야기하는 미생물에 대해 알아보고 그 발생환경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목조문화재에 사용된 단청 출처 : 위키피디아

목조 문화재에 발생하는 미생물은?
문화재의 손상에 주로 영향을 주는 미생물은 사상균(곰팡이)이다. 현재 알려진 사상균(약 4320속, 46300종)은 담자균류(약 550속, 15000종) 접합균류(약 245속, 1300종), 자낭균류(약 1700속, 15000종) 그리고 불완전균류(약 1825속, 15000종)로 분류되고 있다. 

목조문화재에 주로 피해를 준다고 알려진 곰팡이는 Serpula lacrymans, Cladosporium spp., Trichoderma spp., Penicillium spp., Aspergillus spp. 등이 있으며, 균류에 따라서는 목재에 심각한 열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목재 문화재의 미생물 피해를 방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생물에 의한 피해조사, 손상요인과 손상 메카니즘 연구, 그리고 가해 미생물 방제법의 개발연구가 행해져야 한다. 

▲ <목재를 가해하는 곰팡이> Serpula lacrymans. 출처 = 위키피디아
▲ <목재를 가해하는 곰팡이> Trichoderma spp. 출처 = 위키피디아

문화재의 미생물 발생조건은?
미생물은 일반적으로 영양원, 온도 그리고 습도가 적당하면 번식을 할 수 있다. 또한 온·습도는 문화재의 물리적 또는 화학적 변화 요인을 야기 할 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온·습도 조절은 미생물의 발생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온도
일반적으로 미생물은 광범위한 온도조건에서 생육 할 수 없으므로 미생물 생육의 적용범위에 따라서 보통 세 그룹으로 구분한다. 온도 40℃ 이상에서 잘 생육하는 고온성 미생물, 온도 20~40℃에서 잘 성장하는 중온성 미생물, 그리고 20℃이하에서 잘 생육하는 저온성 미생물로 구분된다.

→ 습도 
유기재질의 목재문화재는 대부분 일정한 함수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질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본래 함유하고 있던 수분이 증발하게 되면 다시 외부로부터 흡수하고, 반대로 과량이 존재하게 되면 발습해 외부의 습도와 평형에 도달하려는 성질이 있다. 이때 재질의 함수율은 미생물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적의 경우 보통 상대습도 65%이상 일 때 지질의 함수율이 10 %이상이 되므로 미생물이 발생하게 된다. 

목조 문화재의 미생물 피해
미생물은 양분, 온도 그리고 수분이 충족되면 발생하게 되나 이중 한 조건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미생물은 생육하지 못한다. 목조문화재는 자체가 이미 영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온도범위에 따라서 발생하는 균종이 다르게 나타난다. 습도의 경우도 국내기후는 미생물이 생육하기에 적당하므로 자연상태에 방치된 문화재는 필연적으로 미생물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또한 미생물들은 대개 산소가 없으면 생육하지 못하는 호기성 미생물로서 수중이나 지중 깊은 곳에서 목재가 부후되지 않고 출토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목재문화재의 대부분은 외부환경에 급격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온·습도 그리고 산소의 조절이외의 다른 예방방법이 필수적이다. 

미생물 피해의 방제법
우리나라의 6~8월은 매우 고온다습한 날씨로 미생물의 생육이 쉽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곰팡이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곰팡이의 포자는 직경이 아주 작은 구형으로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포자가 발아해 집단을 형성하면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이처럼 문화재의 미생물 피해를 방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 보존환경을 정비하여 미생물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나. 곰팡이가 증식 중인 문화재를 발견하면 그 곰팡이를 즉시 살균처리한다. 
다. 저독성이며 증산성 방미제를 이용하여 곰팡이의 침입증식을 방지한다. 
라. 곰팡이의 발생은 환경제어법을 이용하여 방지한다. 

국내의 대부분의 목재문화재는 목조건축물이다. 이러한 목조건축물의 경우, 온·습도의 조절이 쉽지 않다. 따라서 환경제어 이외의 방제방법이 필요하다. 방제방법 중 하나가 약제에 의한 방제다. 목조문화재에 피해를 주는 많은 미생물중 목재의 재질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들도 있지만 목재의 강도에 크게 영향을 주는 미생물도 존재한다. 재질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생물의 경우에도 목재가 피해를 받게되면 목재에 변색이 일어나 목재의 미적 아름다움이 감소되게 된다. 따라서 목조문화재에 정착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즉각 살균처리를 실시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 약제에 의한 미생물 방제법 
문화재의 생물열화 방제는 문화재의 재질에 변질, 변색, 손상을 주지 않고 목적을 이루는 것이 원칙이다. 그 때문에 먼저 약제가 목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토한 후 살균효과, 잔효성, 안정성 등을 검토해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목재를 이용해 사용환경에 이용해 왔으며, 목재의 사용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는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보존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참고문헌                        
1. 유기질 문화재의 생물피해 방제_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_이규식 
2. 문화재 보존과학의 원리_도이시겐조, 겐조도시고, 야마노 가쓰지, 아라이 히데오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