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산책로, 히트다 히트!
집 안의 산책로, 히트다 히트!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7.12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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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집
▲ 아이들이 거실에서 노는 모습.

[나무신문]

#오솔집 #단독주택_설계 #경량목구조 #이_주택_히트다_히트 #B.U.S_Architecture

429호부터 2번에 걸쳐 B.U.S Architecture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마지막 이야기.

 

▲ 오솔길에서 바라본 오솔집.

에디터 Pick           
편집자가 뽑은 오솔집의 리딩 포인트

대지를 관통하는 오솔길의 해결책 
‘길’이라는 독특한 명칭을 갖게 된 내부
√ 마을 주민들과의 화합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대지면적 : 377.00㎡(114.04평)
건축면적 : 82.25㎡(24.88평)    
연 면 적 : 132.44㎡(40.06평)
층별면적 : 1층-82.25㎡(24.88평) / 2층-50.19㎡(15.18평)
건축구조 : 경량목구조
용 적 률 : 35.13%
건 폐 율 : 21.81%
시    공 : 하우스팩토리
설    계 : B.U.S Architecture 02-575-6000 www.bus-architecture.com

 

 

▲ <1층 평면도> 1 osolgil(little path) 2 entrance 3 library path 4 bath room 5 family room 6 children’s room 7 dress room 8 dining room 9 kitchen 10 storage

자재정보                

▲ 오솔길에서 바라본 오솔집.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21 나등급(벽체),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30 나등급(지붕)
외벽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이건창호 72㎜ PVC 삼중창호
내벽재 : 던 에드워드 친환경 페인팅 
바닥재 : 이건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미래시스타일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INUS
계단재 : 애쉬오크
현관문 : 단열강화도어
방  문 : 자작합판
붙박이장 : 리빙아울렛제작
데크재 : 방부목
수납용 공간박스 : 카멜레온가구 삼나무 원목 공간박스
오솔집을 닮은 좌탁 : 디자인 B.U.S Architecture, 제작 b_structure

▲ 마당에서 바라본 오솔집.

개성 있는 건축가를 탐하다 
개성. 사전에서는 그것을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개성은 어느 업계에서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보이는 곳마다 가득 들어선 커피숍만 보더라도 ‘이 많은 곳이 장사가 될까’ 싶지만, 그곳만의 특징과 노하우 등으로 고객 몰이를 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스타일과 정서에 맞는 단골집을 찾기 마련인데, 건축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일반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외식업소와 달리 상호관계를 이루는 건축 설계는 해당 건축가만의 장점을 좋아하는 건축주의 선택 하에 일이 진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비유에스 아키텍처(B.U.S Architecture)’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형식의 설계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해당 주택만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동영상이나 아이템을 제작해 장소를 추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가치가 존재합니다. 건축주가 살아온 이야기를 설계에 녹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죠. 그리고 오래된 것을 배척하고 무작정 제외하는 것이 아닌, 그분들의 삶을 최대한 재해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 설계 콘셉트를 잡기 위해 떠올린 팩맨 게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설계에 반영하다 
B.U.S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투자를 해야 하지만, 완성된 후에는 두 배 이상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 2층 가족실. 추후에 벽을 막아 아이들 방으로 사용 가능하다.

“일반적인 계획 설계는 약 2개월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다른 소통 방식으로 인해 짧게는 1개월부터 길게는 1년이 소요되죠. 최근 저희를 찾아오는 분들의 경향을 살펴보면 30대에서 40대 초반의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요. 그 말인즉슨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다른 곳에서 많은 거절을 당하고 이곳을 방문하는 분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예산과 현실에 부합해 최선의 결과물을 내고자 하죠.”

8살 큰딸과 7살 둘째 아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막내 총 3명의 자녀를 둔 젊은 건축주 부부가 의뢰한 ‘오솔집’도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처음 주택을 짓겠다고 찾아왔을 당시 건축주 부부는 B.U.S에게 넉넉지 않은 예산 안에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주택을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 마당 및 아이들 방과 연결된 거실.

“양평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자란 건축주는 본인이 몸소 체험했던 요소들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습니다. 거센 물살의 계곡과 토끼 사냥을 했던 울창한 숲 속 등 그 모험적인 장소들은 어떻게 보면 위험하고 불편한 놀이터였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쉽사리 적응하고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여겼죠. 건축주 아버지께서 직접 지은 축사도 저희에게 많은 영감을 줬습니다. 폐축사에 남겨진 건축주 아버지의 삶과 정신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었어요.”

기존에는 축사에 쓰였던 구조재를 집의 노출 보로 재사용하려 했지만, 구조적 문제로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B.U.S는 고재를 사용해 테이블을 제작했다. 용도에 따라 분리가 가능한 좌식 테이블을 디자인하고, 안쪽의 작은 테이블 상판은 축사에서 나온 목구조재로 만들었다. 평상시에는 안쪽의 작은 테이블을 꺼내 아이들을 위한 가구로, 대가족이 식사할 때는 결합해 하나의 커다란 식탁으로 사용한다. 식탁 모양이 주택의 평면을 닮은 것도 테이블에 많은 의미를 담고자 한 의지의 결실이다.

▲ 멀리서 본 모습.

내·외부를 아우르는 오솔길
‘오솔집’이라고 명명 지은 것처럼 이곳 부지는 대지를 가로지르는 오솔길이 특징이다. 이 오솔길은 주민들이 평소 농사일을 하러 갈 때 이용하는 지름길이었다고. 

“주로 전원주택 생활은 본인 땅에 대한 경계가 강한 편입니다. 하지만 건축주 가족은 대지 안에 있던 텃밭과 오솔길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쓸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는 뜻밖의 요청을 했어요. 오솔길 자체가 생각보다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큰 결심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오솔길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일부를 수정하고, 오솔길로 인해 버려지는 대지는 주차공간으로 활용했죠.”

▲ 다락에서 바라본 다양한 모습.

B.U.S는 내부 역시 오솔길의 연장 선상으로 계획했다. 오솔길과 큰길, 마당과 집안까지 놀이터처럼 들락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길은 주택 전체를 한 바퀴 돌면서 ‘마당길’을 형성하는데, 밖에서 끝나지 않고 내부로 연장되는 성격을 갖게 했다. 하나로 길게 이어지는 동선이 곧 주거의 기능과 맞물려 ‘실’이 되는 독특한 구조다. 그렇게 탄생한 공간에는 ‘도서관길’, ‘화장실길’, ‘거실길’, ‘옷장길’, ‘식당길’ 등의 이름을 붙였다. 

▲ 세 아이가 책을 읽는 공간.

이 중 도서관길은 어린 자녀들의 최고의 놀이장소다. 많은 책을 수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도서관길은 한쪽으로는 대청마루의 역할을 해내는 좌탁을 설치하고,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시청각실로 활용하게 했다. 또한 거실길에는 아이들 방을 배치해 좁은 공간을 알차게 채웠다.

“3명의 자녀와 건축주 부부를 위해서는 방이 최소 4개가 필요했는데, 가지고 있는 예산으로는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잠만 잘 수 있는 알짜배기를 만들고 2층은 훗날 아이들의 방으로 만들 수 있도록 유동적인 장소로 꾸몄어요. 입주 첫날, 구석구석을 자유분방하게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건축주가 ‘주택 짓길 정말 잘했다’고 말하더군요. 뿌듯했죠.”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노경 작가 

▲ 아이들이 방 안에서 노는 모습.

B.U.S MOVIE : 이웃(@오솔집)               
언더무드 필름에서 총괄 프로듀싱한 B.U.S MOVIE PROJECT의 첫 번째 작품인 ‘이웃’이 오솔집에서 촬영됐다. 오솔집의 공간감과 B.U.S만의 감각이 돋보인다. 

 

건축가 소개 | B.U.S Architecture 박혜미·조성학·이병엽·박지현 소장

▲ 박혜미·조성학·이병엽·박지현 소장

B.U.S Architecture는 박지현, 이병엽, 조성학 3명의 건축가가 매니페스토, 문발소, 케이웍스 등 국내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은 뒤 의기투합해 2014년에 개소했다. B.U.S는 ‘By Undefined Scale’의 약자로, 규정되지 않은 스케일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진다. 특정한 프로세스나, 개념, 가치 등에 건축 작업을 한정 짓지 않고 예상치 못한 출발점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끌어내려 한다. 건축이 구축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가구, 영상, 모바일, 라이프스타일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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