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즐기는 여행 한 바퀴
마당에서 즐기는 여행 한 바퀴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7.05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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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빈리 바위집
▲ 집과 바위 너머로 북한강이 보이는 전경.

[나무신문] #바위집 #젊은 건축가 #경량목구조 #마당으로 떠나는_여행 #B.U.S_Architecture

429호부터 2번에 걸쳐  B.U.S Architecture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첫 번째 이야기.

 

▲ 바위와 주택을 바라본 뷰.

에디터‘s Pick!
편집자가 뽑은 오빈리 바위집의 리딩 포인트

√ 주택의 일부가 된 바위

√ 젊은 건축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설계

√ 이상과 현실의 조화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용    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557.00㎡(168.49평)
건축면적 : 104.81㎡(31.71평)
연 면 적 : 153.44㎡(46.42평)
건 폐 율 : 18.81%
용 적 률 : 27.54%
건축규모 : 2층
건축구조 : 경량목구조
최고높이 : 6.1M
주차대수 : 1대
시    공 : 하우스팩토리
프로젝트팀 : 박지현, 박혜미, 이병엽, 조성학(Jihyun Park, Hyemi Park, Byungyup Lee, Sunghak Cho) 02-575-6000 www.studio-bus.com

▲ <1층 평면도> 1 rock 2 atelier 3 hall floors 4 entrance 5 storage 6 bathroom 7 utilityroom 8 dressroom 9 mainroom 10 kitchen & dining 11 livingroom

자재정보                 
구조재 : 벽-외벽 2X6 목재스터드 / 거실캔틸레버 패러램 보강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목조전용단열재 R-19 Pink Fiberglas THK149
외벽재 : STO 외단열시스템
창호재 : 이건창호 72㎜ PVC 삼중유리

▲ 진입로에서 바라본 뷰.

‘규정되지 않은 스케일’의 설계를 지향하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리고 ‘세상은 넓고 건축가도 많다’. 전원주택 붐이 계속됨에 따라 단독주택 설계를 자처하는 건축사사무소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자의 노하우를 뽐내며 건축주를 유혹하는 건축가들은 여러 번의 미팅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맡는다. 건축가의 손길 끝에 완성된 주택은 각기 다른 자태를 뽐내며 해당 부지와 조화를 이루게 된다. 

▲ 방에서 밖을 바라본 뷰.

최근 여러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건축가 집단 중,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바로 ‘비유에스 아키텍처(B.U.S Architecture)’다. 2014년 개소한 이곳은 프로젝트 접근에 있어 특정한 프로세스나 개념, 가치 등에 한정하는 것을 지양하고 예상치 못한 출발점에서 결과물을 끌어내려는 강한 실험 의지를 가지고 있다. B.U.S는 ‘by undefined scale’의 약자로써, ‘규정되지 않은 스케일로부터’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들의 독창성은 홈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저희 홈페이지는 쇼핑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건축의 소비방식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녹아있죠. 대부분 사람은 건축을 건축가와 함께 시작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히려 시공사 혹은 부동산 사무소를 기반으로 집을 짓죠. 홈페이지 등을 통해 더 많은 이와 소통할 수 있는 건축 플랫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과정 사진

바위를 만나다 
다수의 주택 설계를 통해 여러 매스컴에 이름을 알린 바 있는 B.U.S는 무엇보다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다. 

“어떤 사람이건 그 사람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좋은 것이, 다른 이에게는 좋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통합한다거나 보편화시키기보다는 존중해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마주 보고 진행하는 미팅 외에도 다양한 매개체와 방식으로 여러 이야기를 듣고, 담아내려고 하죠. 특히 주변과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 아래 시작한 오빈리 바위집은 사촌 자매인 50대 초중반의 건축주 둘이서 기존에 하던 펜션 사업을 정리하고 거주 목적으로 의뢰한 프로젝트다. 운영하던 펜션을 통해 경량목구조의 이점을 잘 알고 있던 건축주는 이번 주택 역시 경량목구조를 선택했다고.

“목구조는 환기성이나 쾌적함이 우수합니다. 공사 기간이 짧아 비용 절감도 가능하죠. 더군다나 오빈리 바위집이 들어선 부지 특성상 콘크리트구조보다는 목구조가 시공 면에서 더 수월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어요. 경사가 급해 자동차로도 올라가기 힘든 땅이었기에 콘크리트 타설 및 차량 진입이 어려웠죠.”

▲ 과정 사진

바위집이라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부지 내에 있는 큰 바위의 쓰임새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B.U.S는 바위를 단순한 풍경의 대상이 아닌 직접 만지고, 기대고, 오를 수 있는 주택 일부가 되길 바랐고, 매개체로 사다리를 직접 제작했다. 실제로 바위를 올라가면 적당히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멀리 양평 시내까지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 겸 정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B.U.S는 바위와 주택의 관계를 통해 마당의 용도와 크기를 재설정했다. 거실, 식당, 공방과 현관을 통해 각자 다른 마당에 다다르면서 대지 전체를 배치와 용도에 따라 고르게 사용하도록 배려했다. 

▲ 마당에서 주택을 바라본 뷰.

고래집으로 떠나는 여행 
바위집은 고래를 닮은 내부 평면 모양 때문에 ‘고래집’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주택을 중심으로 ‘바위를 품은 마당’, ‘북한강을 품은 마당’, ‘숲을 품은 마당’ 총 3개의 각기 다른 성격의 장소를 계획했으며, 길고 다채로운 풍경들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건축주는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마음이 마치 여행을 떠날 때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두 자매에게 주택은 물리적인 피난처 이상의 놀이터이자 오래 꿈꿔온 여행지였던 것이죠.”

▲ 주방 앞 쪽으로는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평상이 놓였다.

여행과 목공을 취미로 하는 건축주의 요구 사항에 맞춰 목공이 가능한 작업실을 구성하고,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하고자 주방 앞쪽에 툇마루나 대청마루 역할을 할 수 있는 평상을 뒀다. 책을 읽거나 경치를 보며 차를 마시기에는 그만한 곳이 없다고.

어린 조카들이 자주 놀러 오기에 2층 방은 뻐꾸기 창을 닮은 입구를 통해 1층과 소통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 덕분에 아이들이 숨바꼭질할 수 있는 놀이터로 애용되고 있다. 

▲ 거실과 2층 방.

“처음 건축주를 만나고 주택을 계획하는 동안 가장 신나게 얘기했던 것은 이곳의 풍경 곳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에 대한 꿈과 기대였습니다. 공방 앞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목공 작업을 하거나 산자락을 보며 캔버스화를 그리는 등 새로운 주택을 어떻게 여행할지 무궁무진한 얘기들을 상상하며 나눴죠. 결과적으로 두 자매의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노경 작가, B.U.S Architecture

▲ 박혜미·조성학·이병엽·박지현 소장

건축가 소개 | B.U.S Architecture 박혜미·조성학·이병엽·박지현 소장
B.U.S Architecture는 박지현, 이병엽, 조성학 3명의 건축가가 매니페스토, 문발소, 케이웍스 등 국내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무소에서 실무를 쌓은 뒤 의기투합해 2014년에 개소했다. B.U.S는 ‘By Undefined Scale’의 약자로, 규정되지 않은 스케일로부터라는 의미를 가진다. 특정한 프로세스나, 개념, 가치 등에 건축 작업을 한정 짓지 않고 예상치 못한 출발점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끌어내려 한다. 건축이 구축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가구, 영상, 모바일, 라이프스타일 등 상상 가능한 모든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한다.

▲ 주방과 평상 너머 길.
▲ 거실 너머로 보이는 숲.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 2층 방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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