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과 통通하다
마당과 통通하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6.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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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동 주택
▲ 남측면.

[나무신문] #운서동 주택 #목구조_비용 절감 #김시원 소장 #마당 있는 집 #이견

에디터´s Pick!
편집자가 뽑은 운서동 주택의 리딩 포인트

√ 아내의 마음을 움직인 건축주의 뚝심

√ 주택보다 마당을 우선한 설계

√ 목구조로 비용 절감

426호부터 3번에 걸쳐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의 프로젝트가 소개됩니다. 그 두 번째 이야기.

▲ 동측면.

건축정보                       
대지위치: 인천시 중구 운서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용    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249.00㎡(75.32평)
건축면적: 78.82㎡(23.84평)
연 면 적: 136.17㎡(41.19평)
주차대수: 1대
층    수: 지상2층
구    조: 목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시    공: (주)브랜드 하우징
설    계: (주)종합건축사사무소시담 02-3775-0501 www.sidam.kr  

자재정보                   
외    벽: 스터코, 점토벽돌
지    붕: 리얼징크
창    호: PVC 창호
단 열 재: 그라스울
내부마감: 석고보드 2PY, 지정벽지, 강마루, 타일

▲ <1층 평면도 / 2층 평면도>

단독주택 이주, 남편과 아내 각자의 이유 있는 다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지라도 개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듯 주택 설계를 진행하는 건축가들 역시 단독주택 생활이 모든 사람에게 해답을 줄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생활의 편리함과 도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한 욕망이 더 강하고, 중요한 사람도 있어서다. 따라서 전원에서의 삶 혹은 단독주택의 생활은 생각보다 쉽사리 이뤄질 수 없다.

흔히 나이를 먹을수록 남성과 여성의 성격은 점차 반대가 된다고 말한다. 주로 남성들은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통해 겪은 염증을 외곽에 있는 전원주택에 거주하며 잊고자 하는 욕망이 큰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남편들과 달리 이제야 자식을 출가시키고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는 아내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도심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운서동 주택의 건축주는 보다 용감한(?) 선택을 했다. 오랜 시간 마음에 품어왔던 단독주택 생활을 이루기 위해 아내에게 비밀로 한 채 부지를 계약하고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의 김시원 소장에게 설계를 의뢰한 것. 그만큼 절실했고,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고.

“대형서점에서 근무하던 건축주는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컸습니다. 설계를 의뢰하는 와중에도 아내를 설득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일을 진행할 정도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재미있는 프로젝트였죠. 외벌이를 하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아파트를 매각하고 부지를 마련해 빠듯한 예산 안에서 차곡차곡 일을 이어갔습니다.”

▲ 남측 마당의 햇빛을 들인 내부.

공사비 절감이 가능한 목구조를 택하다 
한정된 예산 속에서 진행해야 했던 프로젝트였기에 여러 번의 수정이 이뤄졌다. 철근콘크리트구조로 설계했던 주택은 목구조로 변경됐으며, 중정으로 계획했던 마당은 일반적인 마당 형태로 자리 잡았다. 

“저에게 의뢰하는 사람 대다수가 아직은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확실한 것은 평수가 넓어질수록 철콘과 목구조의 금액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목구조는 철콘에 비해 모던한 디자인의 구현이 어려운 반면 공사 기간이 빠르고 내부 마감이 깔끔하다는 장점이 있죠. 어느 구조가 더 좋고, 무엇이 정답인지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결정을 하던 본인한테 잘 맞고 제대로 된 시공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죠.”

운서동 주택 역시 큰 욕심 없이 구조를 변경하고 알짜배기 요소만을 취한 덕분에 조경과 가구 등을 제외한 순수 시공 비용이 약 2억원으로 충당 가능한 실속 있는 장소로 탄생했다. 

마당에 주안점을 둔 설계
이곳이 눈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주택 대신 ‘마당’을 먼저 설계한 점이다. 마당은 건축주를 단독주택에 살고 싶게 만든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주로 설계 시 부지에 주택을 먼저 앉히고 나머지 부분에 마당을 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운서동 주택은 마당을 먼저 배치하고 주택을 나중에 꾸민 경우입니다. 그만큼 건축주에게 큰 역할을 차지했죠. 그래서 내부 요소들도 외부 공간과 연계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 다락에서 아래를 바라본 모습.

이렇게 꾸민 1층은 거실과 주방/식당에서 데크와 통할 수 있게 만들어 어린 자녀들이 노는 모습을 한눈에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부 공간을 내부까지 한껏 끌어들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내부 공간을 아래부터 다락이나 옥상이 있는 외부공간까지 쭉 이어지는 연결성을 갖게 하고, 거실과 주방/식당에는 단차를 둬 단조로움을 피하는 등 여러 면에서 다이나믹한 요소를 접목했다. 

“주로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은 사다리를 두거나 작게 설치하는 등으로 구성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방 사이즈를 줄이고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따로 제작해 공간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각각의 오브제들을 통해 공간의 흐름을 연결하는 것에 치중했죠. 이처럼 설계하는 집마다 특징을 불어넣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글 = 홍예지 기자 
사진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건축가 소개 |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시담 김시원 소장

1999년 새로운 천년이 오기 전 건축사 면허를 취득하고 2000년 건축사 업무를 시작한 이래 공공청사, 노인복지시설, 도서관, 교육연구시설, 주택, 공동주택 등 다양한 건축물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공공성과 지역성, 시간성을 갖는 것들’ 혹은 ‘일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친근한 건축’의 건축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한건축사협회 청년위원회 위원장으로 신진건축사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겸임교수로 2학년과 4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 서울특별시 공공건축가로 위촉됐으며, (사)서울건축포럼 이사로 있다. 판교주택, 문산주택, 광명주택, 곡반정동 근린생활시설,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신축설계 등을 완료 혹은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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