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동상이몽’저금통이다
도시는 ‘동상이몽’저금통이다
  • 홍예지 기자
  • 승인 2016.06.21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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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건축가 김동희의 구상과 비구상

[나무신문] 같은 공간에서 물리적 거리감을 줄이기보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꿈꾸며 아무 생각 없이 서로 무위도식(無爲徒食) 한다면 어떤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흥미롭게도 필연 속 이뤄지는 사랑하는 연인들의 만남은, 건축물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랑은 서로의 연속선을 그리는 작업이기에 서로를 연결하는 곳이 필요한 것이고 그 공간이 하물며 사이버공간일지라도 괜찮다.

마치 공간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기계장치와도 같고, 감정을 교배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넌센스머신(nonsense ma-chine)과 같은 무의미한 사건들이 더 많이 포진해 있다. 

서로 원하지 않았던 상이한 공간 속 선남선녀들은 자기 짝을 찾기도 하고, 사업가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을 기회를 얻거나, 예술가들은 그곳에서 영감을 찾기도 한다. 그림 속 선남선녀는 허망한 하늘을 보거나 애꿎은 용의 목을 비틀어 자신의 정당성을 표현한다. 그러다 한 공간 안에서 서로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발견할 때 둘만의 새로운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다.

도시는 동상이몽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저금통 같은 기능이 있는 듯하다. 언제든지 적절한 공간을 찾아 꺼내 쓰고 되돌려 놓으니 말이다.  

 

프로필 | 김동희 건축가 

김동희 건축가는 정림건축 소장을 지냈으며 2010년 독립해 건축사사무소 KDDH를 운영해오고 있다. 외국에 나간 건축주와 카톡으로 대화하며 지은 집 <이보재>로 세인들에게 알려졌고, 개인 블로그와 SNS를 적극 활용하며 건축주와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익산T하우스>, <완주행와재주택>, <바바렐라하우스> 등 목조주택 다수를 디자인했으며, <노일강 펜션>, <홍천다나 치과> 등의 다양한 작품이 있다. ‘부기우기 행성 탐험’, ‘붉은 미친’, ‘욕망채집장치’ 등의 드로잉 및 설치 작품 전시를 통해 창조적인 공간 창출을 또 다른 은유로 표현하기도 했다. 
2014 UIA 더반 세계건축대회 서울관 설계공모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됐으며, 건축주와 건축주의 접점을 찾기 위한 기획으로 집톡(건강한 집짓기 토크쇼)을 진행 중이다.
http://cafe.naver.com/kimddo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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